김석동 前 금융위원회 위원장 19일 한국무역협회 포럼서 강연
북방 기마민족 역사 소개하며 "북방민족의 뿌리는 고조선"으로 전해

"과거 세계를 호령했던 북방 유목민족은 짧게는 700년 길게는 1400년간 경쟁력을 갖고 세계적인 국가를 건설했습니다. 바로 그 북방민족의 원류에 해당하는 DNA를 가진 사람들이 한민족입니다. 우리 안에 끈질긴 생존 본능, 승부사 기질, 개척자 근성이 있는 이유입니다."

김석동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前 금융위원회 위원장)는 19일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 CEO 글로벌 포럼을 찾아 지난 2500여년 동안 세계사를 호령했던 북방 기마민족의 광활한 역사를 설명하며 '북방민족의 뿌리는 고조선'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인의 원류(源流)를 되짚어보며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前재정경제부 차관을 거쳐 2011년부터 2년간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석동 전 위원장은 대표적인 현장 경제 전문가다. 금융실명제, 카드대란, 외환위기 등 한국 경제의 굵직한 사건때마다 일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경제 전문가인 그가 포럼을 찾아 '미래를 개척하는 한민족 경제 DNA'라는 세계사 강연을 펼친 것도 역사를 통해 미래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다 근본적으로 제시하기 위해서다.

김석동 前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9일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 CEO 글로벌 포럼을 찾아 지난 2500여년 동안 세계사를 호령했던 북방 기마민족의 광활한 역사를 설명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김석동 前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9일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 CEO 글로벌 포럼을 찾아 지난 2500여년 동안 세계사를 호령했던 북방 기마민족의 광활한 역사를 설명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먼저 김 전 위원장은 "1960~2017년 세계 GDP는 약 7.5배 증가했고, 한국 경제 실질 GDP는 41.1배 증가했다"며 "세계 10위권대의 선진 경제국가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인력·기술·자본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해외에서 승부하는 전략, 한국인의 DNA가 이러한 기적의 최종 열쇠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를 호령했던 흉노·선비·돌궐·몽골·여진 등 북방민족 DNA 원류는 한민족"이라며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활약하던 기마민족·초원제국 전사들의 DNA를 공유받아 끈질긴 생존본능, 승부사 기질, 강한 집단의지, 개척자 근성을 가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 침체된 세계 경제···국제 협력 통해 '생산혁명·물류혁명' 이끌어야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찾아왔을 때 전 세계에서 유동성 자금을 퍼부었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부채가 많아 생긴 문제를 부채로 해결하다보니 전 세계가 빚더미를 떠안게 된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세계 패권을 잡기 위한 미·중 무역전쟁, 중국·유럽·신흥국 리스크가 합쳐져 세계경제의 불안정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GDP 대비 총부채는 세계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지난 2008년 신흥국의 GDP 대비 총부채는 121%였지만, 2018년 198%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145%에서 261%로 증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세계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국내 경제도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1km 달리기 시합을 100m 달리기 하듯 뛰어 왔기 때문에 과도한 가계부채, 산업경쟁력 약화, 청년실업, 고용절벽, 경제 양극화 등 다양한 암초를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철도, 시베리아 철도, 만주횡단 철도 등을 연결해 새로운 물류혁명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의 기술과 탁월한 DNA를 통해 생산혁명, 물류혁명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 협력을 통해 경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견해다. 한반도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국의 이해가 겹치는 유일한 지역이므로 물류 핵심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에 생산혁명을 이끌 수 있는 기업이 많다는 것도 그 근거로 제시했다. 

◆ "승부처는 내부 아닌 외부···국가는 기업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도와야"

김 전 위원장은 고려 역사를 사례를 들며 승부처를 세계 무대로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려는 500년 내내 북방 정책을 추진한 반면 조선은 나라의 문을 닫았다"며 "역사적으로 흥했던 곳은 나가서 승부를 걸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훌륭한 DNA를 가졌다고 해도 이를 묶고, 가두면 망국의 길을 다시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의 역사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국가는 기업 등 경제 주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줘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승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 CEO 글로벌포럼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 <사진=김인한 기자>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 CEO 글로벌포럼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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