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금속 불순물, '질소 도입한 탄소 촉매' 효율 높여"

국내 연구진이 물속에 들어 있는 금속 불순물을 이용해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화학산업 원료인 일산화탄소를 생산하는 인공광합성 촉매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민병권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장과 황윤정·김찬연 박사 연구팀이 그동안 인공광합성 촉매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여겨지던 물속 금속 불순물을 거꾸로 촉매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지구 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를 전기 화학적 방법으로 일산화탄소 같은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시키는 연구는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유용한 자원을 생산할 수 있어 인공광합성 구현의 핵심 기술이다. 

지금까지 이산화탄소의 일산화탄소 전환은 금이나 은 같은 고가 소재 촉매들이 사용됐다. 하지만 이러한 귀금속 촉매들은 전해질로 사용되는 물속에 존재하는 아주 적은 양의 금속 불순물이 흡착되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물속에 약 0.05ppm(백만분의 일) 수준의 극미량의 철 이온 불순물만 있어도 귀금속 촉매 성능은 1시간 이내에 80% 이상 감소한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자 질소가 도입된 탄소 소재를 촉매 전극으로 사용했다. 이 촉매는 탄소에 결합한 질소 원자 사이에 금속 불순물인 철 이온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극에서는 반응 도중 물속에 존재하는 금속 불순물 이온들이 질소가 첨가된 탄소 소재와 결합하게 되고, 이는 일산화탄소 생성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탄소 소재 기반 촉매를 이용해 수돗물에 함유된 철 이온 농도인 0.05ppm보다 50배 진한 농도의 물에서 실험한 결과 기존 촉매 대비 최대 80% 이상 향상된 성능을 12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일산화탄소를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민병권 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촉매 안정성에 가장 큰 폐해라 할 수 있는 수용액 내 금속 불순물을 역으로 이용해 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면서 "연구를 통해 개발된 저렴하고 안정적인 탄소 소재 촉매는 향후 인공광합성 및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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