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국기계연구원 과학꿈나무 기계제작대회' 19일 열려
초등부·중등부 각 10개팀 참가···'화재 대응' 기계기술 선보여
"손으로 생각 구현···이론보다 어렵지만 배움 훨씬 크고 와닿아"

'2019 한국기계연구원(KIMM) 과학꿈나무 기계제작대회'가 지난 19일 기계연 본원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는 전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초등부·중등부 각 10팀만 참가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2019 한국기계연구원(KIMM) 과학꿈나무 기계제작대회'가 지난 19일 기계연 본원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는 전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초등부·중등부 각 10팀만 참가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여름부터 기계제작대회 연습을 시작했어요. 준비 과정이 힘들었지만, 오늘 기계를 완성할 수 있어 뿌듯해요. 교과서 내용을 공부하는 것보다 기계를 직접 제작하는게 더 어렵지만, 기계를 손으로 만들기 위해선 스스로 생각해서 방법을 찾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배움이 훨씬 크고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윤태영 대전 어은초등학교 5학년, 딸기아이스크림팀)

"팀원들과 함께 노력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직접 손으로 만들면서 의견을 교환했던 과정이 기억에 남아요.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과 어떻게 의견을 나누고 타협하는지 알게 됐어요. 과학, 기계에 대한 원리는 물론 인간관계를 알게 됐어요."(홍승표 구미 선주중학교 2학년, 미래를 보는 눈팀)

지난 19일 대전 유성구 소재 한국기계연구원 본원. 초등학교·중학교 학생 60명의 손은 쉴 틈이 없었다. 화재 대응 기계를 제작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기계 제작을 위해 제공된 부품·재료를 조립하고, 노트북에 코딩 작업을 했다. 한쪽에선 작품 설명을 위해 글을 쓰고 있는 학생도 있었다. 6시간의 대장정을 통해 완성된 작품 20점. 작은 기계들이었지만, 화재 진압 아이디어만큼은 결코 작지 않았다.

미래 기계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의 특별한 경연이 펼쳐졌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 19일 '2019 한국기계연구원(KIMM) 과학꿈나무 기계제작대회'를 개최했다. 학생들에게 기계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켜, 궁극적으로 미래 기계 산업을 책임질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전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초등부·중등부 각 10팀만 참가했다. 팀은 3명으로 구성됐다.

◆올해 11회 기계제작대회, 새로운 10년 맞이 다양한 구성 

기계제작대회는 지난해 10회를 맞은 이후, 올해 11회를 맞았다. 새로운 10년을 맞이하기 위해 대회 구성도 변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사전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해를 거듭하며 학생들의 수준이 올라가고, 그에 따른 대회 난이도가 높아지면서다. 과학 상자(기계제작 부품·재료 상자), 코딩, 오토마타, 영상 제작 등을 교육하기 위해 기계연은 지난 7월 23일부터 8월 9일까지 광주·전라, 대전·충남, 서울·경기, 부산·경남, 대구·경북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사전 교육을 했다.

또 올해부턴 현장에서 대회 주제를 제시했다. 이번 주제는 고층에 고립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기계기술이었다. 학생들은 6시간에 걸쳐 기계 제작 부품·재료를 활용해 기계를 만들고, 코딩 작업을 통해 기계를 구동시켰다. 이후 심사위원 앞에서 작품을 시연하고 설명했다. 발표 시간은 팀당 3분이 주어졌고, 심사 기준은 ▲기계의 이해(50) ▲창의성(30) ▲미션 달성(10) ▲스토리텔링(10)이었다.  

대회 결과를 떠나 학생들은 과학과 기계의 원리에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황우진 광주 문성중학교 1학년 학생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기계는 정해진 대로 배워야 하지만, 여기선 기계를 생각대로 만들 수 있다"면서 "기계가 조금 더 와 닿고, 생각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윤지후 대전 성모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상상하는 대로 기계를 만들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등부 대상(위)을 수상한 Robot Assembly팀과 최우수상(아래)을 수상한 미래를 보는 눈 팀의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중등부 대상(위)을 수상한 Robot Assembly팀과 최우수상(아래)을 수상한 미래를 보는 눈 팀의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팀 플레이하며 인간관계 배우고, 남 하는 모습 보고 배우기도"

방화소년단 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참가를 위해 부산에서 대전까지 달려왔다. 참가팀 20팀 중 유일하게 유니폼을 갖춰 입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방화소년단 팀은 취미로 시작해 2년 넘게 기계 제작과 코딩 연습을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팀으로서 호흡하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강민재 부산 명진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연습을 하다 보면 팀원들끼리 다투기도 하는데, 다들 티격태격하면 진도를 나갈 수 없다는 걸 안다"면서 "진행을 해야 하니깐 알아서 잘 풀고, 자연스럽게 논다. 그러다 보면 사이가 더 좋아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건홍 광주 문성중학교 1학년 학생은 "기계제작대회를 참가하면서 잘하는 친구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다른 사람이 만들 걸 보면서 '아 저렇게도 만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회 전에는 우리가 열심히 한 것 같았는데, 막상 대회에 와보니 더 열심히 한 친구들이 있구나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황정원 대전 글꽃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기계를 만들면서 모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의견 충돌도 있었다"면서 "의견을 모아보는 경험을 했고, 학교와는 다르게 몸으로 해보니깐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날 심사를 맡은 위원들.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심사를 맡은 위원들.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 19일 열린 '2019 한국기계연구원(KIMM) 과학꿈나무 기계제작대회'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는 박천홍 기계연 원장.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 19일 열린 '2019 한국기계연구원(KIMM) 과학꿈나무 기계제작대회'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는 박천홍 기계연 원장. <사진=김인한 기자>
박천홍 기계연 원장은 이날 "결과도 중요하지만, 본인들이 만든 기계를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설명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고 좋았다. 대회 수준이 올라가면서 내년도 올해처럼 현장에서 미션을 제공하고, 수행하는 형식으로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회 결과, 초등부·중등부에서 각각 ▲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최우수상(대전광역시 교육감상) ▲우수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특허청장상·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상)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을 시상했다. 이날 사회는 김준태 씨가 맡아 학생들과 학부모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래는 대회 결과.

◆초등부
▲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 야채참치
▲최우수상(대전광역시교육감상) - 딸기아이스크림
▲우수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SAFE 113
▲우수상(특허청장상) - 방화소년단
▲우수상(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상) - 17학년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내일은과상왕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가온누리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부벤져스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국과수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만점짜리

◆중등부
▲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 Robot Assembly
▲최우수상(대전광역시교육감상) - 미래를 보는 눈
▲우수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과로사
▲우수상(특허청장상) - M.P
▲우수상(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상) - S.O.L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조립하GO 코딩하GO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불끈녀석들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최강메카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카이스트
▲과학꿈나무상(한국기계연구원장상) - 세얼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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