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전컨벤션센터서 세계혁신포럼·대전하이테크페어·세계과학문화포럼 열려
지역 기업 제품 전시, 강연 등 다채로운 행사 마련

"대전이 혁신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 혁신을 이뤄내고, 글로벌 포지셔닝 전략을 고민해 봐야 합니다. 협력적 생태계 구축에도 관심을 갖고, 커뮤니티에 혁신 문화와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 합니다."(빌 레이처트 가라지 테크놀러지 벤처스 매니징 디렉터)

"대전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특화된 정체성을 갖길 희망합니다. 자율주행 등 신기술의 요람으로서 명실상부한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 포지셔닝하고, 기업이 필요한 인력, 판로 개척 등을 적시에 도와주셨으면 합니다."(김진현 새온 대표)

국내외 기업, 투자 전문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전이 지속가능하고, 혁신 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해 이같은 부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기업가들은 대전시가 혁신도시로서 기업 친화적 환경을 갖춰나가길 희망했다. 강다혜 더삼 대표는 "제품인 홍삼정이 한국의 고유한 제품이면서 과학기술과 연계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글로벌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대전시의 창업 저변이 보다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1일 DCC(대전컨벤션센터)에서 '2019 세계혁신포럼', '제16회 WTA 대전하이테크페어', '세계 과학문화포럼' 행사의 막이 올랐다. 행사 주제는 각각 '지속가능한 스마트 시티를 향해', '4차산업혁명과 도시의 미래', '스마트시티 관점에서 과학기술단지 발전', '과학으로 여는 미래사회'다.

이날 행사 전시홀에는 대전지역 기업인 삼진정밀, 아보네, 더삼, 스톨츠 부스 등이 마련돼 산학연관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9 세계혁신포럼' 개회식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2019 세계혁신포럼' 개회식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제16회 WTA 대전하이테크페어' 기념 커팅식.<사진=강민구 기자>
'제16회 WTA 대전하이테크페어' 기념 커팅식.<사진=강민구 기자>

정태희 삼진정밀 대표가 하폐수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정태희 삼진정밀 대표가 하폐수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실리콘밸리 30년 전문가 "민간 중심 혁신 필요···협력에 관심 가져야"

빌 레이처트(Bill Reichert) 가라지 테크놀러지 벤처스 매니징 디렉터는 스탠포드대 석사를 시작으로 창업, 투자 관련 활동을 지속해 왔다. 그는 행사 특별강연에서 무엇보다 가치 창출, 협력적 생태계 구축, 커뮤니티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레이처트 디렉터는 "30여 년간 실리콘밸리에 있으면서 경쟁이 심하지만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전체 산업계가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커뮤니티에서 혁신가나 기업가들을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고, 기업가를 선망하게 해야 한다"면서 "실패는 좋지 않은 것으로 배우는데 실패를 받아들이고 재기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의 필요성과 민간 중심의 혁신 생태계 구축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그는 "연구실에서만의 연구가 상용화되는 시기는 지났고, 보호된 내부 혁신이 아닌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면서 "실리콘밸리 성공은 정부가 많이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이처럼 산업·민간이 주체로 혁신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 레이처트(Bill Reichert) 가라지 테크놀러지 벤처스 매니징 디렉터가 실리콘밸리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빌 레이처트(Bill Reichert) 가라지 테크놀러지 벤처스 매니징 디렉터가 실리콘밸리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 "인공지능, 100세 시대의 페니실린"

스펜서 쇼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부소장. <사진=한효정 기자>
스펜서 쇼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부소장. <사진=한효정 기자>

세계과학문화포럼에서는 'AI와 100세 시대'를 주제로 글로벌 강연이 펼쳐졌다. 스펜서 쇼트(Spencer Shorte)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부소장은 의료분야에 활용되는 AI에 관해 발표했다. 

쇼트 부소장은 "페니실린 등 항생제가 세계를 변화시켰는데 인공지능의 영향력도 이와 비슷하다"며 "AI와 머신러닝은 질병 진단, 맞춤형 치료, 신약개발, 임상시험, 전염병 예측 등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쇼트 부소장에 따르면 AI는 선진국 국민에게 발생하는 암과 심혈관 질환 등 비전염병성 질병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그가 소개한 대표적인 의학용 AI 알고리즘은 딥 게스탈트(Deep Gestalt)다. 최근 개발된 이 알고리즘은 얼굴 사진 데이터를 분석해 유전 질병을 예측한다. 특히 영유아의 사진으로 유전자 변이를 알아낸다. 쇼트 부소장은 "사진으로는 유전적 특징을 구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는데 AI는 의사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해냈다"며 "그 외에도 AI는 많은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것은 굉장한 혁신이고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스퇴르연구소에서도 뎅기열, 비형간염, 바이러스, 에볼라, 기생충 등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만드는 데 AI를 사용한다. 쇼트 부사장은 "AI가 약 개발과 질병 검사 과정, 비용 등을 낮출 수 있다"며 "일하는 방식도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과학문화포럼 강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 <사진=한효정 기자>
세계과학문화포럼 강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 <사진=한효정 기자>
◆ "스마트도시는 기술보다 사람이 중요"

필립 베인 미국 스마트도시위원회 이사. <사진=한효정 기자>
필립 베인 미국 스마트도시위원회 이사. <사진=한효정 기자>

세계혁신포럼의 기조강연은 필립 베인(Philip Bane) 미국 스마트도시위원회 이사가 맡았다. 베인 이사는 "스마트도시 만들기에는 기술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며 "혁신의 성공은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과 AI 등 신기술이 오지만 사람들은 변화에 저항성을 갖는다. 이러한 태도를 바꿔야 스마트도시라는 긴 경주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는 게 베인 이사의 생각이다. 연계도 중요한 요소다. 현재 도시의 여러 구역은 각자 맡은 범위 내에서 스마트도시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베인 이사는 "관할 구역에 한정되는 사고에 머물지 않고 주변 도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서로 알아야 한다"며 "협력은 내외부에서 모두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베인 이사가 스마트도시를 위해 건넨 조언 중 첫 번째는 목표를 생각하는 것이다. 살기 좋고, 일하기 좋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변화시키려 한다면 기술보다는 목적을 머릿속에 분명히 그려야 한다. 환경을 기다리지 않고 시작하는 것도 필요하다. 베인 이사는 "스마트도시를 만들 자본과 기술을 기다리기만 하지 말고 준비가 되기 전에 돌입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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