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열린포럼 22일 개최···출연연 AI 기술 연계 모색
"공유·개방으로 AI 발전 만드는 캐글(Kaggle) 주목해야"
AI 발전, 공기관보다 민간서 빨라···"출연연 벽 허물어야"

대덕열린포럼이 22일 대덕테크비즈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포럼 시작 전 참석자들이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대덕열린포럼이 22일 대덕테크비즈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포럼 시작 전 참석자들이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대덕이 인공지능(AI) 중심지가 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22일 대덕테크비즈센터(TBC)에서 '대덕특구 AI 연구 현황과 연계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대덕열린포럼이 개최됐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별로 진행하는 AI 연구를 종합해 폭발적 시너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다.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 포럼 시작 전 참여자 간 네트워킹 시간도 마련됐다.  

이날 유용균 한국원자력연구원 지능형 컴퓨팅 테스크포스팀 팀장은 AI의 파괴적 발전은 공유와 협력을 통해 만들어졌다며 캐글(Kaggle) 사례를 들었다. 캐글은 2010년 설립돼 전 세계 데이터 과학자들이 자신이 만든 코드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캐글에 과제가 제시되면 데이터 과학자들이 솔루션을 개발하고 경쟁한다. 솔루션은 모두에게 공개되고, 모델을 개발한 사람에겐 보상이 주어진다. 공유와 개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다. 

◆"공유·개방으로 AI 발전 만드는 캐글(Kaggle) 주목해야"

유 박사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캐글이라는 플랫폼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AI와 관련해 문제를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푸는 사람의 솔루션이 모두에게 공개된다. 이렇다 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많은 걸 공유하고 개방하면서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연은 AI를 활용해 하나로(다목적 연구용 원자로) 운전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또 AI를 활용해 기계 내부 결함을 감지하고, 방사성 폐기물을 분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기관에서도 최근 AI 전문가 5명을 추가 채용해 원자력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AI를 찾아갈 예정이다. 

유 박사는 "AI 분야는 논문을 아카이브(데이터 보관소)에 바로 올린다"면서 "소스 코드도 모두 오픈하고, 심지어 코드를 올리지 않으면 누군가 코드를 구현한다. 논문처럼 옛 지식을 습득하는 게 아니라 며칠 전 지식을 곧바로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발전, 공기관보다 민간서 속도 빨라···"출연연 벽 허물어야"

AI 분야에선 전 세계적으로 공유·개방·협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출연연 연구 현실은 정반대라는 의견도 나왔다. 유 박사는 "출연연에서 하는 AI 연구와 기술은 비슷비슷한데 서로 교류를 하지 않는다. 연구 과제 수주 때문에 아이디어를 뺏기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교류가 단절됐다. 현재 AI 분야에서 '누가 더 잘하느냐 못 하느냐'는 도토리 키재기다. 힘을 합쳐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언급했다.

김재수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과학기술데이터본부장도 "2011년부터 2018년까지의 연구 데이터 분석 결과, AI 기술은 공공기관보다 산업체에 더 빠르게 스며들었다"면서 "이런 흐름에 발맞춰 데이터 오픈 절차를 간소화하고자 한다. AI 연구에 속도를 내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도 협력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KISTI는 AI의 원천인 연구데이터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데이터의 체계적인 공유·관리·검색·분석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제공 중이다. 이를 위해 국내 학술 논문 1억 6000만 건을 기계학습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을 착수했다. 

22일 대덕테크비즈센터(TBC)에서 '대덕특구 AI 연구 현황과 연계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대덕열린포럼이 개최됐다.
22일 대덕테크비즈센터(TBC)에서 '대덕특구 AI 연구 현황과 연계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대덕열린포럼이 개최됐다.
◆"데이터 쌓기보다 정제된 데이터 필요"

이날 포럼에는 민현석 토모큐브 AI 팀장도 참가했다. 토모큐브는 세포를 3D 영상으로 보여주는 현미경을 개발해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분야에 AI도 적용해 관찰 대상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물체를 구분하고, 추적하고 있다.  

민 팀장은 "데이터가 많다는 것과 좋은 데이터가 많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라며 "무조건 데이터를 쌓기보다 있는 데이터를 좋은 데이터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미국에서 AI 기업 '수아랩'을 인수했는데, 기술력, 인력, 데이터 중 무엇을 봤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수천 억원에 팔린 이유는 좋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서다. 정부에서 무조건 데이터만 강조하는데 정제된 데이터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유용균 박사는 "AI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벽을 허물고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정부에서 특정 기관이 AI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보다는 누구나 AI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 결국 캐글 같은 플랫폼을 구축해 연구소-기업-시민 누구나 모여서 AI 연구를 하고 기술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날 이윤근 ETRI AI 연구소장과 백서인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는 각각 'AI 연구소 주요 연구현황'과 '중국의 과학기술혁신과 AI 굴기'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대덕열린포럼은 대덕특구의 경쟁력과 강한 융합을 통한 혁신으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지식교류회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최하며 대덕넷이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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