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원장 박원석)은 중성자과학연구부 조상진 박사팀이 편극중성자 초거울을 국내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중성자는 회전 방향에 따라 업스핀과 다운스핀으로 나누어지며 자기장 하에서 각각 50% 확률로 존재한다. 편극중성자 초거울이 설치된 중성자유도관을 따라 중성자가 이동하면 업스핀과 다운스핀이 분리되면서 편극중성자가 된다.

편극중성자는 차세대 영구자석의 구조 분석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영구자석은 자성을 쉽게 띄는 연자성체와 그렇지 않은 경자성체가 번갈아 쌓인 박막 형태다. 영구자석이 영구적인 자성을 갖기 위해서는 연자성체가 특정 스핀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 이때 편극중성자를 이용해 스핀 방향이 일정한지 확인할 수 있다.

중성자유도관 내부에 설치되는 거울에는 주로 중성자를 반사시키는 니켈(Ni)이 쓰였다. 최근에는 타이타늄(Ti) 등을 추가해 중성자 전달 효율을 높인 '초거울'이 사용된다. 니켈을 코팅한 중성자거울보다 전반사각(임계각)을 2배 늘린 특수 거울을 'M2', 3배 늘린 거울을 'M3'라고 한다.

연구팀은 니켈과 타이타늄 대신 철(Fe)과 실리콘(Si)으로 중성자초거울을 만들었다. 두 물질을 5~10㎚(나노미터) 두께로 번갈아 1200층을 코팅했다. 이 편극중성자 초거울은 기존 초거울보다 발전한 'M3.5' 수준이다. 니켈 코팅 거울보다 중성자 전달률이 4배 이상 높다. 따라서 중성자를 얻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편극중성자 초거울은 1억 원이 넘는 고가 연구 장비다. 공급사가 스위스의 스위스뉴트로닉스(SwissNeutronics) 하나이기 때문에 기기 수급이 용이하지 않다. 원자력연에 따르면 기기를 자체 제작할 경우 수억 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연구팀은 해외 원자력부품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박원석 원장은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편극중성자 초거울의 국산화 성공으로 영구자석, 태양전지, 자기센서 등 다양한 국내 연구 분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