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연구원, 신경세포 퇴행 막는 새로운 분자기전 규명
치매 환자 비정상 단백질 제거 치료법 응용 가능

세포 내 제거할 단백질을 제거하는 시스템이 고장 나면, 또 다른 시스템이 가동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뇌연구원(원장 서판길)은 김형준·이신려 박사가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새로운 분자기전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치매와 루게릭병 환자의 신경세포에는 TDP-43 단백질을 포함하는 비정상적인 응집물이 자주 발견된다. 이 응집물이 축적되면 세포 내 단백질 품질조절시스템(UPS·Ubiquitin proteasome system)이 손상되어 신경 퇴행이 일어난다.

UPS는 세포 내에서 비정상 단백질과 필요 없는 단백질을 제거하는 시스템이다. 손상된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도 이 과정으로 분해되어 세포 사멸이 억제된다.

연구팀은 TDP-43에 의한 신경세포 퇴행을 억제하는 세 가지 단백질(PTK2, TBK1, SQSTM1)의 새로운 역할을 발견했다. UPS가 손상됐을 때 이들의 상호작용은 또 다른 단백질 품질조절시스템인 '자가포식 리소좀 경로(ALP)'를 강화해 신경세포의 퇴행을 막는다는 것이다. ALP는 세포 내 불필요한 소기관을 분해해 재활용하는 청소 시스템이다.

김형준 책임연구원은 "치매 환자의 신경세포에 축적된 비정상 단백질을 제거하는 치료 전략과 기초연구 수준에서의 기전을 제시했다"며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는 임상 수준에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국내외 뇌은행, 병원과 협력해 환자 조직에서 검증하는 등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에는 순천향대 김기영 교수팀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오토파지(Autophagy)' 11월호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한국뇌연구원 김형준 책임연구원, 이신려 연구원, 순천향대학교 김기영 교수. 연구팀이 치매모델 초파리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뇌연구원 제공>
(왼쪽부터) 한국뇌연구원 김형준 책임연구원, 이신려 연구원, 순천향대학교 김기영 교수. 연구팀이 치매모델 초파리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뇌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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