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이건웅·정희진 박사팀, 대성금속에 기술이전
은 대체하며 가격경쟁력 확보, 액상합성법으로 대량 생산 가능

액상합성법으로 제조된 구리-그래핀 복합소재의 모식도 및 전자현미경 사진.<사진= 한국전기연구원>
액상합성법으로 제조된 구리-그래핀 복합소재의 모식도 및 전자현미경 사진.<사진= 한국전기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전자파 차폐 필름, 태양전지, RFID 안테나, 웨어러블 신축전극 등 소재·부품 산업의 필수 소재인 전도성 금속잉크 대체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에 이전하며 상용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최규하)은 나노융합연구센터의 이건웅, 정희진 박사팀이 개발한 '금속 그래핀 입자 및 복합잉크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금속소재와 잉크제조 전문기업 대성금속(대표 노윤구)에 이전했다고 3일 밝혔다. 착수기술료 5억5000만원, 경상기술료 1.5% 조건이다.

현재 시판되는 전도성 금속잉크의 주요 소재는 귀금속 계열의 은(Ag, Siver)이다. 은은 전기 전도도가 높고 산화가 잘 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매우 높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고품질의 잉크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돼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은을 대체하는 소재로는 전도도는 유사하면서 가격이 10배 정도 낮은 구리(Cu, Copper)를 들 수 있다. 그러나 구리는 은보다 녹는점이 높고 공기 중에 노출되면 표면에 산화막이 쉽게 형성돼 전기가 흐르지 않는 약점이 있다.

연구팀은 그래핀에 주목했다. 그래핀은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고 전기와 열 전도성이 우수해 금속 소재의 산화 방지막으로 활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그래핀과 구리 입자의 단순한 혼합방식이 아닌, 구리 입자 표면에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고결정성의 그래핀을 용액상에서 직접 합성할 수 있는 '액상합성법'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그 결과 구리-그래핀 복합 입자를 대량으로 연속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또 잉크와 전극 제조시 발생할 수 있는 그래핀 탈착 현상을 방지,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구리의 산화를 막을 수 있었다. 그래핀을 구리에 합성, 가격은 낮추면서 우수한 전기 전도성을 갖는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마이크론 크기의 값싼 상용 구리 입자를 추가 전처리 없이 사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구리 입자의 크기와 형태(구형, 플레이크형, 덴드라이트형) 조절을 통해 다양한 전기 전도도를 갖는 패턴 전극을 확보, 폭넓은 응용 분야로 적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분산성이 우수한 고점도 잉크를 제조하고 스크린 인쇄를 통해 해상도가 높은 패턴 막을 형성했다. 광열소성(대기 중에 1000초분의 1의 짧은 시간에 높은 에너지를 갖는 빛을 쏘여주면 이를 흡수해 열에너지로 전환되며 분말 입자들이 하나의 덩어리로 되는 현상)을 통해 은과 유사한 수준의 전기 전도도를 구현, 상용화 가능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건웅 박사는 "이번 성과는 구리 잉크의 산화에 의한 전기적 불안정성을 그래핀의 복합화를 통해 획기적으로 해결한 기술이다"면서 "전도성 잉크 소재 분야의 대일 수입 의존성을 탈피하고 기술 자립화를 실현해 주는 대형 성과"라고 소개했다.

기술을 이전받은 대성금속은 파일럿 규모에 해당하는 월1t의 구리-그래핀 복합 입자 대량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내년 1분기에는 월 10t규모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노윤구 대표는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기기의 배선전극에 해당 기술을 우선 적용해 조기 상용화를 달성하고 추후 자동차 전장 부품, 배터리 분야로 확장해 관련 기술 분야를 선도하겠다"면서 "은을 대체한 구리-그래핀 복합 소재를 사용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테스트할 수 있어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전기연은 기술 이전 후 대성금속이 제품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구리-그래핀 복합소재 기반의 고점도 잉크와 이를 이용해 인쇄된 패턴사진. 소성 후 고온고습 환경에서의 전기적 특성 변화실험 결과(오른쪽 사진).<사진= 한국전기연구원>
구리-그래핀 복합소재 기반의 고점도 잉크와 이를 이용해 인쇄된 패턴사진. 소성 후 고온고습 환경에서의 전기적 특성 변화실험 결과(오른쪽 사진).<사진= 한국전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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