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빈 KAIST 교수·박문집 박사후연구원, 이론 규명
그래핀 이중으로 겹쳐 두고 각도 바꾸면 전기 안 통해
접히는 디스플레이, 초고속 반도체 분야서 응용 가능

KAIST는 이성빈 물리학과 교수와 박문집 박사후연구원이 그래핀을 두 겹으로 겹쳐 두고 각도만 바꿔주면 그래핀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론적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박문집 박사후연구원, 이성빈 교수. <사진=KAIST 제공>
KAIST는 이성빈 물리학과 교수와 박문집 박사후연구원이 그래핀을 두 겹으로 겹쳐 두고 각도만 바꿔주면 그래핀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론적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박문집 박사후연구원, 이성빈 교수. <사진=KAIST 제공>
그래핀을 이중으로 겹쳐 놓고 각도 변화를 주면 그래핀에 전기가 안 통하는 이론적 사실이 규명됐다. 

그래핀은 '꿈의 물질'로 불린다.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는 이유는 전기와 관련 있다.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로 주로 쓰이는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성이 빠르다. 높은 전기적 특성을 활용해 초고속 반도체, 투명 전극을 활용한 접히는 디스플레이 등에 들어가는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았다. 

반도체는 필요에 따라 도체(전기·열을 잘 전달하는 물체)와 부(不)도체(전기·열을 잘 전달하지 못하는 물체) 성질을 오간다. 그래핀이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하는 물질로 쓰이려면 카멜레온처럼 전기가 잘 통하는 특성뿐만 아니라 낮은 전기적 특성도 지녀야 한다. 그동안 그래핀을 부도체로 만들기 위해선 다른 물질을 첨가해야만 했다. 이런 이유로 이론 물리학계에선 그래핀의 전자 구조 이론을 규명하기 위한 레이스가 펼쳐졌다.

KAIST는 이성빈 물리학과 교수와 박문집 박사후연구원이 그래핀을 두 겹으로 겹쳐 두고 각도만 바꿔주면 그래핀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론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학계에선 이러한 사실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하며 비슷한 논문이 나왔지만, 이론적으로 정확히 증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해당 성과를 '뒤틀린 이중 층 그래핀의 나노 물결무늬에서 새로운 고차-위상학적 양자 상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그래핀을 사진과 같이 두 겹으로 두고 각도만 바꿔주면 그래핀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론적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사진=KAIST 제공>
연구팀은 그래핀을 사진과 같이 두 겹으로 두고 각도만 바꿔주면 그래핀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론적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사진=KAIST 제공>
연구팀이 언급한 '고차-위상학적 양자 상태'는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위상학적 부도체 중 하나다. 쉽게 말해, 물질 내부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데, 물질 외부는 전기가 흐르는 상태다. 이런 성질을 활용해 연구팀은 그래핀을 이중으로 겹쳐 놓고, 각도만 조절하면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 성질을 이론적으로 규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향후 그래핀이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미래 신소재로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슈퍼컴퓨터 등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물질은 전기가 잘 통하기도 해야 하지만, 잘 안 통하도록 제어할 수도 있어야 한다. 연구팀은 그래핀을 다른 물질 첨가 없이, 구조 변화만으로 전기적 성질을 컨트롤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박문집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그래핀을 이중으로 두고 각도만 바꾸면 위상 절연체가 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규명한 것"이라며 "모바일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을 제어할 수 있는 것으로 관련 분야에 응용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리학 분야 난제를 풀고 싶은 욕망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번 연구를 기점으로 물리학 분야에서 그래핀 말고도 다른 2차원 물질, 소자 발견을 위한 연구에 정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론 물리학 분야에서의 난제는 '고차-위상학적 양자 상태'. 그림처럼 내부는 전기가 통하지 않지만, 외부에선 전기가 통하는 성질을 지닌다. <사진=미국물리학회(APS·American Physical Society)>
이론 물리학 분야에서의 난제는 '고차-위상학적 양자 상태'. 그림처럼 내부는 전기가 통하지 않지만, 외부에선 전기가 통하는 성질을 지닌다. <사진=미국물리학회(APS·American Physical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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