科技, 미래전 양상 바꾼다···육군 '첨단과학기술군'으로 재도약
히말라야프로젝트·아미타이거 4.0 등 '똘똘한 지상군' 만든다

전쟁은 과학기술과 함께 변화했다. 창과 칼에서, 화약과 총, 그리고 항공기를 거쳐 정밀유도병기까지. <사진=이미지투데이>
전쟁은 과학기술과 함께 변화했다. 창과 칼에서, 화약과 총, 그리고 항공기를 거쳐 정밀유도병기까지. <사진=이미지투데이>
누구나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미래에 전쟁이 난다면 어떤 식으로 무기전쟁이 치러질까.

과학기술은 전쟁의 양상을 변화시켜왔다. 창과 칼, 활을 들고 싸우던 시대에서 화약과 총으로 변화했고, 전차와 항공기를 거쳐 현재 정밀유도병기(PGM) 시대에 와있다. PGM은 전파, 음파, 광파 등을 이용한 장치로 표적을 명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무기를 말한다.

다시 한번 PGM은 전쟁의 양상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145곳을 타격하기 위해 2년의 세월을 소모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1시간에 1500곳을 표적 처리할 수 있다. PGM 시대로 접어들면 실시간 핵심표적도 충분히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무차별 공격으로 적장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PGM 뿐만이 아니다. 다가올 미래 전쟁 무기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점검해 봤다. 
 
◆ 생체모방 로봇, 얼마나 와있나
 
# 테러 사건을 주도한 무장단체. 이 단체들을 공격하기 위해 미군이 작전을 시작했다. 작전 신호가 떨어지자 움직인 것은 사람이 아닌 벌레다. 이 벌레는 생체를 모방해 만들어진 로봇들이다. 벌레처럼 생긴 로봇들을 의심하는 테러조직원은 없다. 로봇은 사무실에 침입해 촬영하고 도청하며 정보를 빼낸다.
 

2016년 국내 개봉한 영국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의 한 장면이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적군의 정보를 캐냈던 첩자 역할을 로봇이 대신하는 모습이다. 생체모방로봇의 진화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 전면에 나서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생체모방로봇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사에 소개된 중국 비둘기 드론.<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사에 소개된 중국 비둘기 드론.<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은 지난해 비둘기를 닮은 드론을 개발, 중국 정부 기관 30곳에서 이미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서북공업대학에서 개발한 이 드론은 고해상도 카메라, GPS 안테나, 비행 조절 시스템, 위성과 연결되는 데이터 송수신 장치 등이 장착돼 있다. 현재 약 30분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새 드론이 날개를 고정한 채 날았다면 비둘기 드론은 마치 새처럼 양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난다. 비둘기 동작을 약 90% 모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언론은 비둘기 드론과 새가 함께 나는 등 새로 착각할 정도로 정교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독일의 훼스토가 개발한 곤충 모사 로봇들.<영상=훼스토 유튜브>
 

독일의 자동화 전문 기업 훼스토는 박쥐, 거미, 나비 등 다양한 곤충을 모사한 로봇을 개발 중이다. 그중 2015년 개발된 나비 모방 공중로봇은 실내 GPS 기술을 이용해 자율비행이 가능하며, 지능형 네트워크시스템을 통해 로봇 나비가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했다. 15분의 충전으로 3~4분의 비행이 가능하다.

동사(同社)에서 2013년 개발한 잠자리 모방 공중로봇은 전방, 후방, 측면으로 자유자재 비행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조종할 수 있다. 2018년 박쥐 형상을 모방해 날개를 접고 펴는 것이 가능한 비행체를 개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조원 한국항공대학교 교수가 새의 날갯짓을 모사한 공중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상승 강하 선회 비행이 가능하다. 박훈철 건국대 교수는 크기 3.5cm 무게 6.2g의 딱정벌레의 날갯짓을 모사한 공중로봇을 개발했다.

 AIRO사의 물고기 로봇.<사진= AIRO 홈페이지>
AIRO사의 물고기 로봇.<사진= AIRO 홈페이지>
 
물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수중 생체모방 로봇은 붕어와 같은 형태의 로봇에서 가오리, 해파리, 펭귄 등 다양한 모습을 진화하고 있다. 수중환경에서 통신, 자기 위치 파악, 환경 인식 등이 필요해 난제가 많아 육, 공 생체모방 로봇에 비해 발전이 더딘 편이다.
 
수중 로봇에는 세계 최초로 지능형 수중 로봇을 상용화한 AIRO사의 물고기 로봇이 있다. 5시간 충전해 10시간 운영할 수 있으며 최대 60cm/s로 속도를 낼 수 있다.
 
생체모방 무기는 기동하기 어려운 특수환경에서도 움직일 수 있으며 시각적, 청각적으로 적에게 탐지 가능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모든 것을 초소형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 한계다. 현재의 생체모방 로봇이 단순 구동은 가능하지만, 시스템적 기능을 탑재해 특수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것도 이런 한계점이 있기 때문이다.
 
군 관련 R&D 전문가는 "시스템적 기능을 위해 구동 메커니즘 연구뿐 아니라 센서와 통신, 배터리 등 요소기술도 함께 개발돼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미래 전투복 아이언맨 슈트처럼 될 수 있나

우리나라 육군의 복장.<사진=대한민국 육군 홈페이지>
우리나라 육군의 복장.<사진=대한민국 육군 홈페이지>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친구 제임스 로디는 미군 장교로 나온다. 그는 업무를 수행할 때 로봇스튜를 입고 하늘을 날며 적군과 싸운다. 그의 슈트는 적군의 강한 펀치와 불 물 공격 등을 막아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투원의 생존 가능성과 연관이 있는 차세대 전투복 개발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에서 발표한 차세대 전투복은 마치 아이언맨, 혹은 로보캅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하늘을 날거나 AI가 전투 조언을 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운동성 증강소자와 냉온 자동제어 복합섬유, 초경량 충격 흡수 복합소재 등으로 이뤄져 전투병이 좀 더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투복에 다양한 기능성을 갖게 해주는 중요한 재료 중 하나인 '신소재' 개발이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고강도화, 경량화, 다기능화, 복합화, 정말화, 지능화, 무인화 등 요구에 대응하는 다양한 첨단국방소재는 국방력 증강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량·충격 흡수가 용이한 방탄재료는 장갑에 사용할 수 있고, 탐지확률을 감소시켜주는 스텔스재료를 전투복에 접목하면 생존성을 높일 수 있다. 군화나 전투복에 에너지하베스팅 기술을 접목하면 무거운 배터리 없이 전자기기 활용도 가능하다.

국방소재는 첨단무기 체계에도 활용 가능하다. 미국은 나노소재와 메타소재 등을 미래 유망발전 분야로 추진하면서 맞춤형 구조 소재를 통해 무기체계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고 있다. 캐나다는 반응성 구조재를 적용한 포탄을 개발해 원하는 지역만 정확히 타격하는 신소재를 개발 중이다. 영국은 장갑차용 티타늄 형상기억합금을 개발해 국방소재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투원 생존성을 위한 방호 증강소재와 초경량 신소재 등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전투복의 경우 우수한 디자인에 반해 재질이나 기능성이 떨어진다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950억원을 투입해 2014년 보급한 사계절 전투복의 경우 습기를 쉽게 먹고 뻣뻣해 땀복이라는 비아냥도 심심찮게 들린다. 

신소재 R&D 관계자는 "미국 국방에서 신소재는 무기체계 성능과 전투원의 안전, 전투력 증강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투원 생존 증강과 핵심소재 수입대체 및 국산화를 위해 신소재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우리 육군의 변화···차세대 전쟁 게임체인저 선언

사람이 주 전투원이었던 육군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육군은 작년 말 '첨단과학기술군'과 관련된 구상을 전격 발표한 바 있다. 과학기술과 협력, 4차산업혁명을 접목해 유무인체를 조작 보조하는 첨단과학기술군이 되겠다는 것이다. 작전을 위해 사람이 침투해 직접 뛰고 걸으며 전투력을 소진했던 과거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육군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강화된 지상군을 만들기 위해 '아미타이거 4.0'구현을 실시하고 있다.<사진=대한민국 육군>
육군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강화된 지상군을 만들기 위해 '아미타이거 4.0'구현을 실시하고 있다.<사진=대한민국 육군>
'첨단과학기술군'을 위해 육군은 고도의 정확성과 신속성이 요구되는 미래 전장 환경에서 선견(先見)·선결(先決)·선타(先打)·방호(防護) 능력을 키우는 것을 핵심과제로 내세웠다.

드론봇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인공지능화시켜 똘똘한 지상군을 만드는 '아미타이거 4.0' 구현도 포함돼있다. 아미타이거는 군대(Army)의 아미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강화된 지상군의 혁신적 변화(Transformative Innovation of Ground forces Enhanced by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technology), 4차 산업혁명에서 딴 4.0의 합성어다.

차세대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분야는 ▲레이저 ▲초장사정 ▲유무인 복합기술 ▲스텔스화 ▲고기동화 ▲양자기술 ▲생체모방기술 ▲사이버·전자전 ▲인공지능 ▲차세대 워리어플랫폼 등 10개다.

육군은 기존의 '걷는 보병'에서 벗어나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접목한 첨단과학기술이 되기 위해 히말라야프로젝트를 통해 인재육성을 진행 중이다.<사진=대한민국 육군>
육군은 기존의 '걷는 보병'에서 벗어나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접목한 첨단과학기술이 되기 위해 히말라야프로젝트를 통해 인재육성을 진행 중이다.<사진=대한민국 육군>
이와 함께 히말라야프로젝트를 통해 드론봇, 사이버, 에너지, 첨단센서, 신소재 스텔스 등 14개 분야 인재육성을 진행 중이다. 과학기술위원회 중심으로 과학기술을 군사적으로 적용하려는 방안도 마련했다.

여기에 더해 테스트베드로서의 군 역할도 확대할 방침이다. 주 대상은 '드론'과 전투용배낭 등 '우수상용품' 등이다.

먼저 국내 드론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투실험용 드론봇을 약 68억원 규모로 구매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각 지역 보병대대에 부대에 지급해 민수용 드론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실험한다. 

우수상용품 시험적용과 확대보급을 위해 조준경 등 전투장비 9개 품목을 내년 초까지 특전사 1개 대대, 보병 2개 대대에 보급한다. 2023년까지 4만4천명 대상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주파수나 보안 등에 있어서의 규제가 완화돼야 국방 연구개발이 활성화가 될 수 있다"며 "규제가 해결돼야 과학기술 발전 추세에 맞춰 군도 첨단과학군 전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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