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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출연연, 기업이 상생하는 길 '연결과 협력'

[기고] 주현규 UST 대외협력처장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이하 UST)와의 인연은 1년 전, 2018년 11월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UST에 관해 아는 것이라고는 학부가 없고, 32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 중 일부가 교수이며, 학생이 그 연구기관 등에서 학업과 연구를 병행하는 국내 유일의 이공계 국가연구소대학원이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짧은 기간에 할 수 있는 일은 직원들과 선순환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또 공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작은 '문제 정의'였고요.

모순과 착오에서 새로운 발견이 싹튼다는 것, 질문이 대답보다 훨씬 우월한 철학적 개념을 갖고 있다는 가르침은 진부하기까지 합니다만, 질문을 궁금증과 호기심의 작동이고 '우리'로부터 이탈한 독립적 주체인 '나'가 할 수 있는 일이고, 과거에 갇히게 하는 대답과 달리 미래로 열리게 하며, 인격이라고 까지 설명한 어느 책 내용에서 큰 느낌과 동력을 얻어 진행해 나갔습니다. (최진석 <탁월한 사유의 시선>)
 
어느 조직이나 숫자로 표현된, 의미가 협소한 목표지표들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숫자가 목표인 협의의 지표'를 예로 든 이유는, 높은 사유의 시선으로 문제를 잘 정의하고, 해결을 위한 목표지표들이 잘 설정돼야 업무들이 오와 열을 갖춰 정렬되게 되고,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며 효율을 극대화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조직문화가 잉태되고 성장, 발전하는 과정이 된다는 믿음이 선순환의 시작점이기도 하였습니다. '선진화'를 추구하는 시대에 MOU 체결, 기술 이전 및 사업화 건수에 매달려 시간과 노력을 쓰는 구태에서 벗어나, 실질적 협력과 상생의 결과를 위한 내용을 추구하는 것이 일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UST는 연구기관이 아니라 교육기관입니다. 자체적으로 기술을 보유해 기술 이전이나 상용화를 할 수 있는 정출연이나 기업이 아니지요. 그럴 수 있는 현장 중심의 R&D 인력을 교육해 배출하는 기관입니다. 바넘효과(Barnum effect)에 빠질 수 없는 너무나도 독특한 대학원대학교입니다.
 
출연연 연구원이기도 한 교수와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해 연구를 수행하고 학업도 병행하는 학생들을 잘 선발해야 합니다. 현재 외국인 재학생 비율도 30% 정도로 타 대학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이웃 대학교와의 협정과 온라인 강의 개설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춰야 합니다.
 
졸업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에 잘 적응하고 리더로 잘 성장해 가는지 모니터링하는 것도 선순환을 위한 피드백을 위하여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현장중심의 R&D 인력 배출을 위한 교육기관의 역할인 것이지요.
 
여러 역할 중에 UST의 기업과 출연연과의 협력에 'ICORE'라 불리는 계약학과 학생선발이 있습니다. 기업에 재직 중인 직원의 재교육형과 졸업 후 취업을 위한 채용조건형이 있습니다만, UST는 채용조건형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재교육형은 여타 대학교와는 달리 전일제가 원칙이기에 이 점을 모르는 기업에서는 학생을 보내는 데 주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채용조건형은 '히든 챔피언' 같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데, 젊은이들의 기업 선호도 추세와 인재를 요구하는 기업의 눈높이가 엇갈려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모순' 상황은 링크유(Link U) 사업을 낳게 하였습니다.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이 해외진출 중이거나 모색 중인 한국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UST 입장에서는 국제협력이기도 합니다. UST, 참여 기업, 정출연, 그리고 외국인 재학생이 포함된 프로그램이지요.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내국인 재학생까지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과 함께 야심차게 착수한 사업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UST와 출연연 그리고 관련 기업이 한마음으로 우수 인재를 선발하고 양성하고 함께 활용하자는 뜻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의 연결 고리를 찾아가면 결국 '사람' 아니겠습니까. 주체도 객체도 모두 사람입니다. 누구도 모르고 있지 않은 '사람'의 중요함을 다시 떠올리며 선발-교육-활용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으면 합니다. 그러면 다른 '숫자 지표'들은 자연스럽게 오와 열이 정리되어 퇴출되거나 새롭게 출현하는 등 발맞춰 나가리라 여겨집니다.
 
모순을 직시하고,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찾는 변증법적 대화를 하며 묵묵히 길을 걷는 구성원들과 잠시나마 함께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목표를 향해 위치추적을 하며 중간중간 지인들에게 사진을 전송하고 엽서를 보내듯, UST의 브랜드가치 제고 여정을 학생은 물론 교수나 기업 등 구성주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고객'에 까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나 홍보대사, 동문회 등을 통하여 알리고 피드백을 얻는 것 또한 선순환의 한 축이었음을 밝혀 둡니다.
 
홍보가 목적이 되는 것에는 그 전부터 비판적 의견 제시를 멈춘 적이 없으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사구시(實事求是)하고 평가를 고객에게 맡기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을 직원들과 공유해 왔습니다. 배와 물은 정치의 정의에 등장하지만, 거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신뢰를 잃은 사람과 행위는 물에 흔들려 침몰당하는 배와 같으니, 신뢰를 얻고 유지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써의 홍보를 지향해야 한다는데 공감한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마태 효과(Matthew effect)'라고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경제 분야에서는 '빈익빈 부익부'라고 알려져 있고, 과학 분야에서는 '스티글러의 명명법칙(Stigler's law of eponymy)'이라고 알려진 것과 유사한 사회학적 현상을 일컫는다고 합니다. 선순환 시스템의 구축에 빗대어 생각해 봤던 현상인데요. 또 다른 하나는 '리액턴스' 현상입니다.

'reaction+resistance'에서 온 합성어('반응 저항' 결국 '반항'이라는 뜻의 단어)로 대변되는 사회 현상인데,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잭 W. 브렘(Jack W. Brehm)이 창시한 어느 사회나 관계에서도 발생할 수 '요구와 제재와 금지는 필연적으로 내부 저항을 부른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발성의 중요성을 부각하려 인용한 것인데, 흔히들 말하는 '넛지(nudge)'도 선택권을 준 상태에서 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 보면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Nobody is too busy. It's a matter of priorities.'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선순위를 둔다는 것은 모든 일의 순서를 정한다는 의미도 되지만, 불필요한 일을 리스트에서 제거한다는 의미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늘 입에 '바쁘다'를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정신 차리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또한 어느 책 제목대로 불행을 피하는 최소한의 기술이 아닐는지요.
 
위에 열거한 핵심적 가치들을 염두에 두고 UST와 출연연 그리고 관련 기업이 상생을 위해 근간부터 자발적으로 선순환 구축을 고민하고 협력한다면 원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신하면서 있던 자리로 돌아가려 합니다.
 
◆기고자 주현규 UST 대외협력처장은?

주현규 UST 대외협력처장.<사진=대덕넷 DB>주현규 UST 대외협력처장.<사진=대덕넷 DB>
1997년 4월에 '학위 후 첫 직장'으로 입사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2018년 10월까지 21년 반을 변함없이 다니고 있을 때였고, 다른 연구원들처럼 연구와 학연생 지도, 그리고 기술 이전 등을 수행했고, 후반부는 국제협력을 시작으로 홍보 정책 분야 보직을 병행했던 평범한(?) 시절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우연한 기회로 '국가연구소 기반의 현장 중심 인력 양성'이라는 목표를 갖는 UST에 '산학연의 상호 이해와 협력 그리고 국제협력 기반 구축'을 목적으로 평범하지 않은(?) 파견을 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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