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A to z 오픈 채팅방, 참가자들 '사랑방'

800여명 넘게 참여하며 정보 및 지식 공유 '후끈'
손재권 더밀크 대표 개설···CES 이후도 활동 계획
많은 화제를 낳은 CES 2020. 그 화제를 더욱 풍부하고, 활기차게 만든 모임이 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CES에 관심이 있다는 동기 하나로 모인 사람들이다. 오프라인도 아니고 온라인에서다.
 
바로 'CES 2020'이란 이름의 오픈 채팅방이다. 주소는https://open.kakao.com/o/gtkR4rQb
 
카톡방이 만들어진 계기는 흩어져 있는 정보의 공유. 경제지 출신으로 실리콘밸리 특파원 경력이 있는 더 밀크의 손재권 대표는 정보가 많이 있지만 취합되지 않는게 안타까웠다. 이미 CES에 자주 온 사람들도 있고, 이들이 가진 정보가 공유되면 처음 온 사람들이나 다른 분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던 끝에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방이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방을 개설했다.
 
거기에 본인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초청해 방을 활성화시켰다. Jayden 이름의 운영진, 정원모, 정민구, 주영섭 교수 등등이 주요 멤버들이다.
 
채팅방 초기의 모습. 서로 인사 나누며 CES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오픈채팅방>채팅방 초기의 모습. 서로 인사 나누며 CES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오픈채팅방>

손 대표 본인은 몇 년 전부터 CES를 계속 취재해 왔다. 그 가치를 알고 있었고, 이것이 더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참여 기업이나 사람은 물론 나라에도 도움 되지 않을까 생각한 것. 그 자신은 실리콘 밸리의 가능성과 한국과의 연계가 갖고 올 효과에 대해 평소에도 많은 고민을 해왔다. 그러다가 작년에 아예 새로운 출발을 했다. 다니던 언론사를 그만두고 실리콘밸리로 이주해 회사를 설립했다.
 
정보 공유 채널로 오픈 카톡방을 선택한 이유는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 CES 2020 카톡방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참가자가 늘었다. 초기 몇십 명 수준에서 이틀 만에 300여 명이 됐고, 7일 CES가 개막하면서는 급속도로 늘어나 800 명이 넘기도 했다. 이후 전시회가 끝나며 사람 수가 좀 줄다가, 이후로도 계속 들어오며 현재는 700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애초 오픈 카톡방은 CES 기간 중에만 가동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많은 정보가 오가고 사랑방 역할을 하며 참가자들이 CES 이후에도 유지하자는 의견을 내면서 현재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카톡방 초기에는 이번 CES의 특징과 출품 기업들 가운데 눈여겨볼 만한 곳 등 정보 공유가 많았다. 전시장이 워낙 넓다 보니 장소에 대한 문의도 많았다. 그때마다 전문가들이 바로바로 답신을 해주며 내비게이터 역할도 톡톡히 했다.
 
카톡방 중기. 미디어 데이와 전시가 시작되며 활발한 현장 공유와 정보 공유가 되고 있다.<사진=오픈채팅방>카톡방 중기. 미디어 데이와 전시가 시작되며 활발한 현장 공유와 정보 공유가 되고 있다.<사진=오픈채팅방>

후반기에는 CES 2020 정리와 후기, 보고서 등의 내용이 많이 올라왔다. 여기에 올려진 자료만 해도 대표적인 것만 해도 10여 종류를 훌쩍 넘는다. 그동안 소수 그룹에만 공유되던 정보가 더 많이 퍼지게 된 것.
 
이 카톡방이 이렇게 활성화된데는 전문가들의 역할이 컸다. 손재권 대표를 비롯해 정원모 수석연구원, 차두원 박사, 고경곤 대표, 임정욱 대표, 주영섭 교수, 정구민 교수 등등 대표적 논객들이 지속적으로 통찰력 있는 분석을 곁들인 자료들을 올렸다.
 
주요 언론사의 기자들도 카톡방을 취재원으로 혹은, 본인들의 지식 공유의 장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김영민, 조선일보 유현정, 뉴스1 이수호, 일간 투데이 이욱신, 블로터 김인경 등등의 언론인들이 눈에 띄었다. 두산과 삼성 SDS, 스타트업 등 다양한 전시회 참가자들은 홍보의 장으로 삼기도 했다.
 
CES 기간중 카톡방 운영진과 더 밀크사에서는 유튜브 생방송을 하기도 했다. (https://youtu.be/30xiu06ip40) 때로는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하루하루를 정리하며 중요 아이템을 알리기도 했다.
 
카톡방 후기. 전시회가 마무리되며 소감과 보고서 등이 실리며 앞으로의 방향 등이 논의되는 모습.<사진=오픈채팅방>카톡방 후기. 전시회가 마무리되며 소감과 보고서 등이 실리며 앞으로의 방향 등이 논의되는 모습.<사진=오픈채팅방>

더밀크는 이번 CES 2020을 계기로 뉴스레터 등을 발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신청은 아래 주소로 하면 된다.https://forms.gle/ExCuoyhAXXN3dJ3u6
 
카톡방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전시회가 되기 위한 제언도 있었다. 아래는 그중 하나로 액트너랩 조인제 대표의 한국관 운영에 대한 의견.
 
"CES 2020 관련, 한 가지 해외 전시회나 학회를 그 누구보다 많이 다닌 개인적인 경험상, 대한민국의 세금으로 지원받아 단체로 나오는 스타트업들의 경우에는 데리고 나오는 기관 간의 조정을 통해, 1개로 통일되게 하고 모아놓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번처럼 많은 스타트업들이 나오는 경우에는 2~4개 정도로 군집으로 모아놓되, 전시 부스도 돈을 조금 더 들여서 진행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매번 한다.
 
가장 모범적인 나라가 독일, 스위스, 프랑스, 이스라엘, 네덜란드 같은 나라들이다. (이번에 독일은 국가관이 없었던 것으로 알지만, 독일과 스위스는 어떤 종류의 전시회이든 가장 멋있게 국가관을 꾸민다)
 
대한민국은 중앙기관과 산하기관들도 서로 협업이 안 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더 심하다.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대해 고경곤 대표는 아래와 같은 의견을 덧붙였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전시회에서 국가관은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이나 수출초보기업은 국가관을 통해 전시회에 참가하는게 맞지만 중소,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정부 지원 없이 기업브랜드로 매년 고정된 위치에서 전시회에 참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정부 지원을 받는 만큼 전시 참가 확정이 늦어져 사전마케팅 기간이 짧아지고 불확실성이 커집니다."
 
카톡방 사람들은 이후 지역별 모임도 추진하고 있다. 대전 세종권 사람들이 모이자는 이야기를 꺼냈고, 서울 사람들도 회동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에서 이뤄진 온라인에서의 인연이 한국에서 오프라인 만남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ES 2020 카톡방에는 여러 내용이 실렸지만 이번에 우리나라가 전시회를 주도한 것에 대한 공감의 글들이 많이 실리기도 했다. 그중 두 개와 손재권 대표의 일문일답을 본다.
 
끝으로 CES 2020 정리한 보고서로 공유된 것 2편의 주소는 아래와 같다.
* CES 2020 Review 자세히 보기
* CES2020 비전과 기술의 간극 메우기 과정 자세히 보기
 
조인제 대표의 글

"CES 2020과 관련하여,
전체적인 총평을 개인적인 주관적인 감정 대폭 실어서 밝히자면, CES 2020은 <KOREA 2020> 이었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요 기업들, 특히 삼성과 LG를 비롯한 대기업들 몇 개가 전체 CES를 주도했고, 잘 안 드러났지만 대한민국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제대로 실력 발휘해서, 전시회 전체적인 수준을 올려놓았다고 봅니다.
 
숫자로는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이었지만, 질로 보면 대한민국이 압도적인 1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뽕이냐고요? 예! 맞습니다. 제가 좀 국뽕입니다!!) 독일과 일본의 자동차와 가전회사들이 조금 눈에 띄었을 뿐이고, 중국은 드론 회사들과 일부 AI 스타트업이 눈에 좀 띄는 정도였습니다. 대한민국 기업들이 전체 전시회를 주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그래도 가전회사들의 출범작의 혁신성이나 미래 비전 제시가 중요한데, 삼성과 LG 말고, 전 세계에서 그 어떤 회사가 근접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교 불가였고 압도적이었다고 봅니다. (가을에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인 IFA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이는 자동차로 그 범위를 확장시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자동차와 가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무한경쟁하고 자동차가 집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는데, LG가 그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여 주어서 반가웠습니다. (전기차를 세상에서 가장 잘 만들 수 있을 삼성과 LG가 소니에게 가전회사가 만드는 본격적인 전기차 이니시에티브를 뺏긴 것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어차피 이제 소니는 전기차를 포함한 HW 부문에서 삼성과 LG에게 경쟁이 안 될 것으로 봅니다. 어쨌든 앞으로 10년 후쯤, 세계 10대 전기차 회사에 현대차는 당연하고, 삼성과 LG가 끼어서 세계 시장을 주도할 거로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현대차와 삼성, LG가 협력하고 경쟁하는 시대가 되겠지요. ㅎ)
 
현대차그룹과 두산, SK 등도 대한민국 대기업은 이 정도는 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1위 로봇 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아직 CES에 안 나오는 것이 많이 아쉬운데, 1~2년 내로 나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로봇 산업은 아직은 산업용 로봇이 절대적인 점유율을 보이는데, 자동차 조립이나 포크레인 등에서 압도적으로 1위인 현대중공업이 의료용 로봇이나 신체 보조용 로봇 분야에서, 아산병원과 R&D를 상당히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아쉬웠던 빅데이터, AI도 이번의 데이터 3법 통과를 기점으로 빨리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겠지요. 그래야 HW가 더더욱 빛이 나겠지요. SW, AI가 빠진 HW는 멍텅구리인 시대가 되었고, 앞으로도 가속화될 터이니 ...
 
결론적으로, CES 2020은 KOREA 2020이었고, 앞으로도 각 기업이 더 분발하여, 오래오래 주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대한민국 만세!!
 
모든 분들이 무사히 돌아가십시오^^"
 
주영섭 전 중기청장
 
"CES의 2일간의 미디어데이, 4일간의 일반 전시회에 숨 가쁜 일정을 마치고 라스베이거스를 떠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CES 2020에서의 우리 대한민국 기업들의 활약에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셨으리라 믿습니다.

동시에 많은 보이지 않는 약점과 개선사항이 노출되어 가일층 디지털 혁신과 세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절대로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경쟁국들을 얕보거나 우리를 과신하여 범 무서운줄 모르는 하룻강아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우리 기업의 혁신을 위한 민관 합동의 공감대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해가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저도 산학연관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빕니다."
 
손재권 대표 일문일답
 
Q.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들게 된 계기는

A.CES는 축구장 40개를 합친 크기의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전시입니다. 저는 매년 CES에 왔는데 한국에서 출장 온 분들이 가장 기초적인 정보(교통, 음식, 날씨 등)가 부족해서 효율적 관람을 못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시장에서도 길을 잃거나 어디서 무엇을 봐야 할지 모르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즉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고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톡방’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게 됐습니다.
 
Q.CES는 몇 년 보셨어요?

A.저는 올해로 CES 9년째 현장 취재입니다. 내년이면 벌써 10년째네요.
CES는 예전에는 IT 전문가들이나 가전, 모바일 담당자들만 참가하는 이벤트였는데 지금은 항공, 푸드, 중장비, 미디어 등 전산업을 아우르고 있는 데크 융합 전시회가 됐습니다. 산업 변화를 눈으로 목격할 수 있는데다 지적 욕구를 충족할 수도 있어서 그야말로 에듀테인먼트 쇼가 되는 것 같습니다.
 
Q.단톡방 운영 계획

A.단톡방은 원래 한시적으로 운영할 생각이었는데 많은 정보가 오가는 만큼 앞으로도 CES 정보 외에도 지식 정보를 유통하는 채널로 운영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픈챗방 특성상 원하면 들어오고 필요 없으면 언제든지 나가도 됩니다. 정치 등의 민감한 이슈와 과도하지 않은 수준이라면 채팅방 참가자 본인이 하는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채널로도 활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Q.더밀크 계획

A.더밀크는 지난 11월 미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미디어 스타트업입니다. 미국 현지에서 혁신 정보를 제공하고 미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전문가들을 ‘콘텐츠’로 잇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유튜브 채널(youtube.com/themiilk)로 시작 연내 유무료 지식 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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