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취임 기자간담회 열고 기관 운영 방향 밝혀
"IBS, 성장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 채워나갈 것"
김진수 단장 검찰 기소 두고 신중론···"안타까워"

노도영 IBS 원장은 지난해 11월 오세정 초대 원장(11.11~14.02), 김두철 2대 원장(14.09~19.09)에 이어 3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8년 간 기관이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김인한 기자>
노도영 IBS 원장은 지난해 11월 오세정 초대 원장(11.11~14.02), 김두철 2대 원장(14.09~19.09)에 이어 3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8년 간 기관이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김인한 기자>
노도영 IBS(기초과학연구원) 원장은 16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기관 운영 방향에 대해 대형·장기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꾸준한 지원과 연구 자율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최근 기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지적에 대해선 성장 과정에서 벌어진 부족함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노 원장은 "축구로 말하면 IBS에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들이 많다"며 "이들이 자율적이고 장기적으로 연구를 해 국가 전체에 기여할 수 있도록 부족했던 행정 절차와 제도들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최근 검찰에 기소된 김진수 유전체교정연구단장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노 원장은 "규정상 기소가 되면 직위를 해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소 내용에서 어떤 내용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구체적인 결과가 달라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규정이나 법률을 위반한 건 연구자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몫"이라며 "기소 내용을 공식적으로 전달 받으면, 이후 위원회를 거쳐 결정돼야 할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진수 단장은 이달 초 검찰에 기소됐다. 김 단장은 지난 2010~2014년 한국연구재단에서 연구비 29억3600만원을 받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해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툴젠에 헐값으로 넘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유전자 가위는 DNA에서 원하는 유전자만 잘라내거나 바꿀 수 있어 현재 난치성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분야다.

이날 간담회에선 지난해 국회로부터 지적된 기관 방만 운영에 대한 자구책도 내놨다. 노 원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대학과는 차별화된 대형·장기 집단 연구를 새롭게 수행하는 체계로 운영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연구자 개인의 문제도 있지만, 급격하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제도나 행정의 미비도 있었던 만큼 관련 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노 원장 "연구원 고용은 기존처럼 연구비 사업 통해 결정"

IBS는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를 본뜬 기초과학의 상징이다. 2012년 9개 연구단으로 출범해 현재 연구단은 30개까지 늘어났다. 연구인력은 1799명이다. 올해 예산만 2249억원,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에 3019억으로 총 5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다. 

출연연, 대학과는 차별화된 연구 수행을 목적으로 한다. 기초과학은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연구 시작 5년 뒤에는 점검, 8년 차에는 평가가 이뤄진다. 여기서 연구 지속 여부를 판단한다. 독일 막스플랑크는 연구원 고용이 유연해, 뛰어난 연구성과를 낸 연구자들이 다양한 분야로 이동한다. 하지만 최근 IBS 신진 연구자들이 고용 안정을 주장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이에 대해 노 원장은 "안정이라는 건 IBS 철학에 맞지 않고, 정부에서도 원치 않는다"며 "기존처럼 연구비 사업을 통해 연구단을 지속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처럼 고용이 유연한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5년 뒤, 8년 뒤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며 "8년 차 평가를 통해 연구 내용을 바꾼다든지 연구단장이나 연구원을 조정한다든지 고용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중이온가속기, 세계적 시설로 만들도록 노력"

내년 말 완공을 앞둔 중이온가속기 구축 과정에 대한 설명도 나왔다. 그는 "중이온가속기는 목표한 성능 수준대로 완공될 예정이지만, 구축 이후 1~2년 내 실험을 거쳐 점차 입자와 유동(flux)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이온가속기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 전문가들과 계속 점검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가속기 부품 수급이 지연된 문제도 있었지만, 해결돼 제작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 원장의 전문 분야인 방사광가속기에 대해선 "1970년대식 자동차와 2020년대식 자동차를 비교했을 때 방사광가속기는 2020년대식 자동차"라며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기술이 가능한 만큼 정책적으로 잘 선정돼야 할 문제"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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