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수 연세대 교수팀 흑린에서 유사스핀 정렬 발견
유사스핀 반도체, 기존 반도체보다 더 적은 전력 소모

한국연구재단은 김근수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흑린에서 '유사스핀 반도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한국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은 김근수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흑린에서 '유사스핀 반도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한국연구재단>
빛을 내는 신비한 물질로 처음 발견된 원자번호 15번 인(P·Phosphorus). 인 원자로 만들어진 검은빛의 신소재 흑린에서 새로운 종류의 반도체가 발견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근수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흑린에서 '유사스핀 반도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사스핀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보다 더 적은 전력 소모로 더 우수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흑린은 원자번호 15번 인(P) 원자가 주름진 벌집 모양으로 배열된 물질이다. 성냥으로 쓰이는 적린(red phosphorus), 폭약에 사용하는 백린(white phosphorus)과 달리 매우 안정한 물질이다. 

이전까지 반도체 기술에선 외부 전기 신호로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저장했다. 이번에 연구진이 발표한 흑린의 독특한 성질인 유사스핀을 활용할 경우 외부 전기신호로 유사스핀의 방향을 제어해 더욱 효율적인 정보처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유사스핀은 두 개의 부분 격자를 갖는 물질에만 나타나는 전자의 새로운 성질이다. 전자의 스핀과 유사한 성질을 갖기 때문에 유사스핀이라 부른다.

물질의 구성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배열된 경우 전자의 유사스핀이란 새로운 성질이 나타나는 것은 알려져 있었으나 이 유사스핀이 정렬돼 제어할 수 있는 물질은 존재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물질의 벌집 구조에 특정 방향으로 주름이 생길 경우 유사스핀이 그 방향으로 정렬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름진 벌집 구조를 갖는 흑린에서 유사스핀의 방향을 측정한 결과 95% 이상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물질 속 전자의 유사스핀 방향을 측정할 수 있는 실험 기법을 고안, 사용했다.

특히 이 같은 정렬 현상은 고온까지 안정적이고, 흑린의 두께와 무관하게 나타나기에 더욱 활용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근수 교수는 "유사스핀 반도체는 자성 반도체의 유사스핀 버전"이라며 "자성반도체의 발견이 스핀트로닉스 분야를 개척한 사례에 비춰 볼 때 유사스핀 반도체의 발견은 '유사스핀트로닉스'라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의 신생 분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연구진은 유사스핀 반도체를 이용해 거대자기저항효과 발견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지(Nature Materials)에 2월 4일 게재됐다.

김근수 교수 연구팀(사진)이 흑린에서 '유사스핀 반도체'를 발견했다. <사진=한국연구재단>
김근수 교수 연구팀(사진)이 흑린에서 '유사스핀 반도체'를 발견했다. <사진=한국연구재단>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