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찬 교수팀, 지질체 결합으로 체내 반감기 향상

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치료제 주사. 이 때 주입된 치료제는 몸 속에서 빠르게 분해된다. 병이 완치될 때까지 주기적으로 주사를 반복해야 한다. 환자 몸 속에서 오래 지속되는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주사를 계속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국내 연구진이 치료제 약효 지속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GIST(광주과학기술원·총장 김기선)는 권인찬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분자의 크기가 작은 치료제에만 적용 가능했던 지질체를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해 크기가 큰 치료제도 약효가 오래 지속되는 방법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기술은 기존 대비 최대 약 8배 오래 지속됐다. 치료 기간, 비용, 환자 고통을 감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치료용 단백질의 반감기가 짧은 이유는 신장에서의 여과, 세포 내 흡수, 생체 내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한 분해 등이 원인이다. 치료용 단백질 반감기를 늘리기 위해 지질체 결합을 해야하지만 치료용 펩타이드나 작은 단백질에 국한돼 적용돼왔다.

이에 연구진은 크기가 큰 치료용 단백질이 지질체 결합에 의해 반감기 증대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알부민에 붙은 지질체가 결합된 크기가 큰 단백질을 구조적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세포막에 있는 특수한 수용체(FcRn)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충돌 해소를 위해 다양한 길이의 링커를 크기가 큰 치료용 단백질과 지질체 사이에 도입함으로써 체내 반감기의 변화와 지질체가 결합된 치료용 단백질, 알부민, FcRn과의 복합체 형성 정도를 측정했다. 실험에는 통풍치료에 사용되는 요산분해효소를 사용했다. 

그 결과 링커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지질체 결합된 요산분해효소, 알부민, FcRn의 복합체 형성 정도가 증가하였으며, 반감기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권인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질체를 이용한 반감기 증대기술의 효과가 치료용 단백질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요산분해효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치료용 단백질에 지질체를 결합해 체내 반감기를 증대시키려고 할 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약물전달분야 학술지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즈'에 지난달 30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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