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열린포럼 4일 'CES 2020' 특집 개최
"CES 기술 보고 미래 연구 전략 창출"
대덕 스타트업은 CES서 미팅만 270번

대덕열린포럼이 지난 4일 'CES 2020' 특집으로 열린 가운데 윤좌문 쉘파스페이스 대표(좌)와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우)이 CES 방문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대덕열린포럼이 지난 4일 'CES 2020' 특집으로 열린 가운데 윤좌문 쉘파스페이스 대표(좌)와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우)이 CES 방문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올해 CES를 보고 급해졌다. 각 요소 기술이 개발된 건 알았지만, 이젠 각 기술이 결합돼 상품으로 나오고 있다. 소비자를 위해서라면 영역이 파괴되는 시대다. 한의학도 현재 전자기기 발전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헬스케어 분야에서 전략을 짤 수 있다. 그래서 급해졌다."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은 4일 CES 2020 특집으로 진행된 대덕열린포럼에서 위기의식을 이같이 표출했다. 

김 원장은 "한의학이 현대 과학·공학과 결합이 잘 안 되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한의학은 맥박·피부 상태 등 물리적인 요소로 진단하는데 문제는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라면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인공지능(AI) 한의사 연구 과제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을 보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의학연에선 딥러닝을 활용해 외형으로 구별이 어려운 한약재를 감별하고, 진단 데이터를 축적하는 연구를 일부 시행하고 있다. 

이날 열린포럼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윤좌문 쉘파스페이스 대표는 CES를 '오미자'로 비유했다. 셀파스페이스는 식물의 종과 생장 단계에 맞춰 빛 조절을 하는 광원 솔루션을 개발해 올해 CES에서 혁신상을 받은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다. 

윤 대표는 "CES에서 관계자들과 270회 미팅했고, 후속 미팅도 40회 정도 이어졌다"면서 "대전에서 세계로 나가도 통한다는 사실을 검증했고, 회사 영업활동과 홍보 측면에서 엄청난 단맛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표는 "미국 진출을 위해 간을 본다고 하지 않나"라면서 "미국 고객에게 우리 회사가 아직 간이 안 됐는데 한번 맛을 봐달라고 하면서 피드백을 얻는 기회였다"고 돌아봤다. 또 그는 "기업 간 협업이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아이디어에 대한 기회도 많다"면서 "여러 가능성을 맛본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전문가,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 많지 않다" 

정원모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은 "CES 현장처럼 세계 각 분야 전문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흔치 않다"고 언급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정원모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은 "CES 현장처럼 세계 각 분야 전문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흔치 않다"고 언급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CES는 전미 소비자 가전협회라는 이름으로 1967년 뉴욕에서 시작됐다. 이후 1998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1월에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로 발돋움했다. 올해 CES에는 전 세계 4500여 개 기업과 18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참가했다. 한국은 미국(1933개)과 중국(1368개)에 이어 390개 기업이 참여했다. 스타트업 전시관에도 1200개 기업 중 200개가 한국 기업이었다. 

정원모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은 "CES 현장처럼 세계 각 분야 전문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직접 미팅하러 돌아다닌다고 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 수석연구원은 "현장에서 많은 사람과 네트워킹을 하면 가만히 있어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면서 "대덕에 있는 분들도 연구하다가 벽에 부딪쳤을 때나 다른 인사이트가 필요할 때 참가해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관 차원에서만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아니라 연구단지 차원에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있다"라며 "각 연구소가 현장을 둘러보고 부분을 정리하고, 그게 어떤 의미였는지 공유한다면 그것 자체로도 인사이트가 커지고 비전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지금부터 같이 준비해 시너지 창출" 

문재균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학부장이 이날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문재균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학부장이 이날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문재균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학부장은 올해 CES를 학생들과 함께 다녀왔다. 문 교수는 "CES는 워낙 방대해서 가다 보면 정신이 없다"면서 "스토리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뭐가 잘 나오질 않기 때문에 미리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교수는 "대덕단지에서 관심 있는 분들이 같이 팀을 만들어서 논의한다면 융합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각 기관이 사전에 집중적으로 논의한다면 현장에서 더 깊은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포럼에는 초등학교 학생들부터 은퇴 과학자까지 참가자 90여 명이 찾았다. 열린포럼에 참석한 권일봉 딥센트 대표는 "앞으로는 각 기술보다도 있는 기술을 어떻게 묶을지를 고민하는 게 관건"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술 관점이 아닌 수요자 관점에서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시국에도 대덕열린포럼에는 90여 명이 넘게 참가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시국에도 대덕열린포럼에는 90여 명이 넘게 참가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포럼에는 초등학교 학생들도 참가해 과학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포럼에는 초등학교 학생들도 참가해 과학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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