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이상목)은 정용철 마이크로나노공정그룹 박사 연구팀이 플렉시블 하드코팅 신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복합구조 형태의 커버윈도우를 제조하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스마트폰 등 각종 IT기기의 디스플레이 겉면에는 대부분 유리 소재로 만든 '커버윈도우'가 부착돼 있다. 커버윈도우는 외부 충격이나 오염, 지문 등으로부터 디스플레이 기판을 보호해주는 핵심부품으로 디스플레이 제작공정에 부착된다. 특히 터치 기능이 많이 쓰이는 IT 기기의 경우 스크래치에 강하면서도 표면이 매끄러운 강화유리가 주로 활용돼 왔다.

폴더블폰은 기존 유리 소재 대신 유연성이 뛰어나 접고 펼칠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인 '투명폴리이미드(CPI)'를 적용한다. CPI로 만든 커버윈도우는 빛 투과율이 높고 깨지지 않으며 수십만 번을 접어도 견딜 수 있을만큼 내구성이 강하다. 그러나 유리 소재보다 스크래치에 취약하고 접거나 펼칠 때 이음새 역할을 하는 힌지(Hinge) 부분에서 주름 등 변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단점으로 IT업계에서는 접을 수 있는 초박막 강화유리인 UTG(Ultra Thin Glass)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유리 두께를 얇게 만드는 기술이 부족하고 수율도 낮아 양산에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다.

연구팀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5년부터 연구를 시작, 유리 수준의 경도와 플라스틱 수준의 유연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플렉시블 하드코팅 신소재를 개발했다.

개발된 신소재는 성형 가공이 자유로운 유리 소재의 일종으로 세라믹에 가까운 실리케이트(SiO₂)와 실리콘 오일(SiO) 간 중간 수준의 물성을 지니도록 인위적으로 형성시킨 나노구조체다. 규소(Si)와 산소(O)간 연결 구조와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세라믹, 고무, 오일 등 단단한 것부터 부드러운 것까지 원하는 물성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경도와 유연성처럼 서로 상층되는 물성도 하나의 시트 위에 구현 가능, 폴더블폰의 양쪽 평면부는 단단하지만 힌지 부위는 유연하게 만든 복합구조 형태의 커버윈도우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커버윈도우의 경도는 강화유리에 가까운 9H 수준으로 높아 자동차 열쇠로 강하게 여러번 긁어도 스크래치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곡률반경 IR 범위까지 휘어도 깨지지 않아 CPI 소재에 상응하는 유연성을 지녔고 20만회 가량의 반복 사용에도 내구성이 유지된다. 특히 폴더블 방식 중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과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모두 적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자체 제작한 슬롯코터 장비를 활용해 커버윈도우 연속 제작에도 성공, 롤투롤 공정 기반의 양산 가능성도 검증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8월 국내 특허 출원 6건과 등록 3건을 완료한데 이어 9월에는 미국 특허를 출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패널 및 소재·장비 업체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공동 투자해 발족한 'KDRC(KOREA Display Research Consortium)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추진됐다. 결과는 1월 미국의 출판산 '존 와일리 앤 선즈'가 발행하는 재료분야 SCI 학술지  'Journal of Applied Polymer Science'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용철 박사는 "플렉시블 신소재는 폴더블폰 외에도 이차전지 분리막, 광학모듈 코팅, 자동차 곡면 폼 성형, 건축·가구 분야 등 활용범위가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커버윈도우 제조기술의 경우 완성도가 높아 조기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