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영 플렉스블소자연구실 박사 서울대와 협업
기존보다 민감도 20배 향상···"디지털 헬스 응용 전망"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얇고 투명한 초감도 압력센서시트. <사진=ETRI 제공>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얇고 투명한 초감도 압력센서시트. <사진=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극미세 압력 변화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압력 강도와 위치뿐만 아니라 압력을 가한 물체의 3차원 표면 정보도 알 수 있어 생체인증, 웨어러블 기기, 의료용 보조기기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명준)는 오지영 플렉시블소자연구실 박사와 홍용택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나노 복합소재를 이용해 기존 대비 민감도가 최대 20배 높은 투명 압력 센서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존 압력 센서는 전극으로 날실과 씨실을 엮든 십(十)자 패턴을 만들고 맞닿는 부분의 압력에 따라 전도도가 달라지는 물질을 넣어 센서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감도가 떨어져 미세한 압력 변화를 감지하기 힘들고, 압력 신호 데이터를 추가 처리해야만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ETRI는 새로운 센서 물질로 나노 소재를 이용하고 이를 양자점 발광 소자의 적측 구조에 응용했다. 그 결과 감도를 높이면서도 압력 분포를 바로 볼 수 있게 됐다. 압력에 의해 접촉된 부분만 발광하는 형태다.

연구진은 전도성 고분자 나노 와이어와 나노 셀룰로스를 섞은 복합 소재를 센서 물질로 썼다. 나노 와이어끼리 접촉이 많아지면 전도도가 높아진다는 특성을 이용했다. 접촉량을 늘릴 수 있도록 머리카락 두께의 1/100 굵기인 1㎛ 두께의 초박형 투명 고감도 센서로 복합 소재로 만들었다. 1㎛ 센서 층에는 약 100개 층을 쌓을 수 있다. 

또 센서 물질을 적용한 양자점 소자도 만들었다. 전기를 가하면 발광하는 퀀텀닷 구성층 맨 위에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 물질을 올려 압력이 가해질 때만 전류가 흘러 빛을 내게 만든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투명하고 두께는 2㎛이다. 100mm x 100mm 크기로 압력이 가해지면 압력분포가 실시간으로 빨갛게 표시된다. 빛의 3원색인 빨·녹·파(RGB) 표현도 모두 가능하다. 센서의 민감도는 사람 맥박 표시가 가능할 정도로 뛰어나고, 압력의 범위도 손바닥 전체를 누르면 표시할 정도로 넓다. 바늘 침의 압력도 감지 가능한 수준으로 정교하다.

연구진은 습기 등 생활 오염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장기간 사용해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결과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의 초고감도 성능을 활용하면 물체의 하중과 표면이 어떤 모습인지도 구별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진은 나뭇잎의 잎맥 형상, 손가락의 지문 모양, 지문의 깊이 등 아주 작고 세밀한 패턴이 있는 물체의 표면을 실시간으로 표시하고 데이터 처리를 통해 깊이감 있는 3D로 표시해냈다.

이정익 ETRI 실감소자원천연구본부장은 "초박형 압력 센서는 초고감도 특성을 지닌다"며 "생체인증, 웨어러블 기기, 로봇 팔, 터치형 디스플레이, 의족·의수, 전자제품 등 압력 센서가 활용되는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센서 및 특성 안정성을 추가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보안·전자·의료 등 압력 센서 개발 업체와 관련 산업 분야에 기술을 이전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 연구진은 센서를 얇은 박막으로 만들어 피부에 직접 붙이게 되면 맥박이 뛰는 대로 빛이 발생해 신체정보 데이터를 병원 내 전송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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