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대상 과학 호기심 해결 과학커뮤니케이터 '코코보라'
"아이들이 성인돼서도 과학 즐길 수 있길"

과학 한우물, 연기 한우물을 파던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든 '코코보라'. 두 사람의 무대는 온오프라인 가리지않는다. 영상을 통해 과학궁금증을 알려주고, 오프라인 무대에서 관객과 과학으로 소통한다.<사진=코코보라 유튜브>
과학 한우물, 연기 한우물을 파던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든 '코코보라'. 두 사람의 무대는 온오프라인 가리지않는다. 영상을 통해 과학궁금증을 알려주고, 오프라인 무대에서 관객과 과학으로 소통한다.<사진=코코보라 유튜브>
#짜장면 국물이 침이라고?
#우주에서 방귀를 뀐다면?
#비둘기 새끼가 참새?
#싹난 감자, 먹으면 사망?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왜?" 라는 궁금증을 만드는 많은 질문. 평소에 궁금했지만 누구에게 물어보기 모호했던 질문들. 이 질문에 재밌게 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학자 이보람 대표와 연극배우 안하빈 대표다.
 
과학자와 연극배우가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코코보라'라는 이름으로 과학대중화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석사과정 이보람 대표가 과학적인 부분을 검증하면, 탭댄스, 연극 등 재능으로 무장한 안하빈 대표가 연기로 과학을 전달한다.
 
그들의 활동무대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유튜브 '코코보라' 채널은 어른들 위주로 형성된 과학채널에서 키즈부문 독보적 존재감을 보이며 인기 채널로 떠오르는 중이다. 글로벌 숏 비디오 플랫폼 '틱톡'에서 과학 부문 팔로워 1위를 차지했다.
 
대중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과학축제, 대한민국 수소엑스포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관객과 호흡하는 과학퍼포먼스 공연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창원에서 코코보라 이름을 건 '코코보라와 함께하는 창작과학 쇼' 무대를 50분 동안 꽉 채워 성황리에 마쳤다.
 

코코보라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관객과 호흡하는 다양한 과학공연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창원에서 코코보라 이름을 건 창작과학 쇼 무대를 성황리에 마쳤다.<사진=코코보라>
코코보라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관객과 호흡하는 다양한 과학공연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창원에서 코코보라 이름을 건 창작과학 쇼 무대를 성황리에 마쳤다.<사진=코코보라>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지 이제 1년. 기획부터 편집까지 모두 코코보라 몫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게 두 사람이다. 안하빈 대표는 "과학이 어렵지 않고 취미로 즐길 수 있는 장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과학, 연기 한 우물 파다가 왜? "서로 가진 장점에 눈떴죠"
 
"코코보라 뜻이요? 부르기 쉬워서 붙여봤죠."(웃음)
 
짧은 시간에 작사·작곡한 노래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경우가 많다고 했던가. 코코보라라는 이름도 문뜩 떠오른 이름을 가져다 쓴 것이다. 본명인 '하빈보람'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쉽게 불리는 이름이 좋을 것 같아 코코보라라 붙였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이뤄졌다. 2015년 '페임랩 코리아'에 참가한 이보람 대표는 대학 연구실에서 연구한 주제를 가지고 페임랩에 도전했다.

"코코보라 뜻을 많이 물어보시는데 부르기 쉬운 이름을 찾아 만들었죠. 조금씩 많은 분이 알아봐 주셔서 감사해요. 과학크리에이터가 괜찮은 직업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하빈 대표 <사진=김지영 기자>
"코코보라 뜻을 많이 물어보시는데 부르기 쉬운 이름을 찾아 만들었죠. 조금씩 많은 분이 알아봐 주셔서 감사해요. 과학크리에이터가 괜찮은 직업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하빈 대표 <사진=김지영 기자>
페임랩은 과학소통 경연대회로 3분의 제한시간 동안 본인의 연구나 알려진 과학이론을 창의적이고 쉽게 설명하는 대회다. 연구자 외길만 생각했던 이보람 대표는 대중들과 과학으로 소통하는 일에 큰 기쁨을 느꼈다.
 
그즈음 안하빈 대표는 2018년도 재단이 주최한 과학퍼포머 오디션을 통해 처음으로 과학을 제대로 마주했다. 오디션 합격 후 과학연극에서 주인공(물리학자)을 맡았는데 어려운 이론을 관객에게 잘 설명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때 알게 된 사람이 이보람 대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없다고 느꼈을 때 이보람 대표를 만나 여러 설명을 들었어요. 많은 도움이 됐죠."(안하빈 대표)
 
과학 이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이를 연극으로 순화해 관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함께한 두 사람은 서로 가진 장점에 눈을 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코코보라다.
 
하지만 처음부터 합이 잘 맞았던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대중들의 눈높이를 잘 몰랐고, 연기 한 우물을 판 안하빈 대표도 단편·독립영화를 촬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영상을 제작했지만 오히려 품을 너무 많이 들여 독이 됐다.
 
하지만 1년 동안 큰 트러블은 없었다는 두 사람. 이보람 대표는 "서로 분야가 달랐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적인 시선으로 평가할 수 있어 시너지가 생긴 것 같다"면서 "과학을 대중에게 잘 전달하기 위한 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호기심 자극, 그리고 해결사 꿈꾼다
 
"우리가 활동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은 응원해주는 많은 어린이 친구들입니다. 모든 댓글에 코멘트를 달 순 없지만,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싶어요." 이보람 대표.<사진=김지영 기자>
"우리가 활동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은 응원해주는 많은 어린이 친구들입니다. 모든 댓글에 코멘트를 달 순 없지만,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싶어요." 이보람 대표.<사진=김지영 기자>
"조금씩 많은 분이 알아봐 주셔서 감사해요. 과학크리에이터가 괜찮은 직업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안하빈 대표)
 
"크리에이터라는 시장에 뛰어들었고 초기다 보니 사업화 모델은 없지만, 우리가 그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이보람 대표)
 
코코보라도 처음엔 주목을 받지 못하는 시기가 있었다. 아주 어린 유아를 상대로 단순한 실험 등 영상을 제작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그러다 '비둘기 새끼가 참새?'라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댓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영상이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구나"를 깨달은 두 사람은 채널 성격을 완전히 바꿨다.
 
영상 구상은 구독자들의 댓글을 통해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작업실은 일산에 있다. 가끔 놀이터에 나가 실험콘텐츠를 찍을 때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달걀 위를 설 수 있을까?' 콘텐츠의 경우 즉석에서 아이들의 협조로 함께 실험도 진행했다.
 
"달걀 위를 걷는 영상을 촬영하는데 아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같이 촬영했어요. 아이들도 실험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습니다"(이보람 대표)
 
코코보라로 활동한 지 1년. 사실 반응이 크게 없으면 1년만 해보고 본업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단기적 목표를 이룬 만큼 좀 더 이 일에 깊게 빠져보기로 했다.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가능성을 엿본 만큼 과학교육과 콘텐츠 확산 등 과학커뮤니케이터로 입지를 다지는데 힘쓸 계획이다.
 
이보람 대표는 "재밌게 과학을 전달하는 카테고리를 늘리고 더 나아가서 우리 콘텐츠를 만화나 책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댓글과 오프라인 청중과의 소통을 통해 힘을 얻는다"는 두 사람을 올해도 다양한 과학대중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안하빈 대표는 "외국의 성인들이 과학을 좋아하고 즐기는 것은 어릴 때부터 과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과학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흥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보람 대표도 "왜라는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또 과학크리에이터가 과학시장에서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우리가 과학대중화를 하는 원동력은 우리를 응원해주는 많은 어린이 친구들이다. 모든 댓글에 코멘트를 달 순 없지만, 댓글을 보며 정말 큰 힘을 얻는다"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친구들 댓글이 너무 고맙고 귀엽다며 인터뷰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던 두 사람. 영상과 공연을 좋아해주는 분들께 전하고싶은 마음을 담은 손가락 하트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친구들 댓글이 너무 고맙고 귀엽다며 인터뷰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던 두 사람. 영상과 공연을 좋아해주는 분들께 전하고싶은 마음을 담은 손가락 하트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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