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본부장, 감염병 예방 의학 전문가···질본 근무만 22년
"코로나19 발병 이후로 질본 내부에서도 신임 두터워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침착한 대응에 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침착한 대응에 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얘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세로 국민 시선은 연일 질본으로 향한다. 지난달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정 본부장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브리핑에 나서고 있다. 24시간 가동되는 긴급상황센터에서 대응책 마련을 위해 구성원들과 총력을 쏟고, 브리핑에 나서지만 그의 대응은 침착하다. 국민 다수가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질본의 이성적인 대응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지난 24일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묻는 본지 질문에 정 본부장은 "업무의 부담이 크지만 잘 견디고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내용이 기사와 포털로 전해지면서 국민들의 격려의 메시지도 쏟아졌다. 다수 국민이 "온 국민이 질본과 본부장을 지지한다"와 같은 응원의 목소리를 내면서 그 어느때보다 정 본부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감염병 예방 분야 전문가다. 질본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했다. 정 본부장은 학창 시절을 광주 전남여고에서 보내고, 1989년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 학사를 취득했다. 의사 생활을 하면서 보장된 길을 걸을 수 있었지만, 공중 보건과 예방 의학에 관심을 두며 진로를 급선회했다. 이후 서울대 보건학 석사와 예방의학 박사를 받으면서 공중 보건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1998년 5월 보건복지부 국립보건원 보건연구관으로 질본에 첫발을 디뎠다. 첫 보직은 2002년 국립보건원 전염병정보관리과장이다. 이후 약 5년 동안은 정책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주로 국가 질병 정책 마련에 기여했다. 2015년 메르스(MERS) 유행 당시에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으로 업무했지만, 대응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당시 현장 관계자들은 정 본부장이 예방과 대응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사태 이후 책임질 인물로 지목됐다고 입을 모았다. 정 본부장은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7년 7월 질본을 진두지휘할 본부장으로 발탁됐다.  

코로나19 확진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듣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 <사진=김인한 기자>
코로나19 확진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듣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 <사진=김인한 기자>
20년 넘게 질본에서 근무하면서 내부 신망도 두텁다. 질본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발병 이후로 내부에서 본부장에 대한 신임이 두터워졌다"면서 "질본에서만 20년 넘게 있었기 때문에 기관의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정 본부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기회의와 영상회의를 진행한다. 질본 관계자는 "본부장께서 관련 회의와 후속 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해선 24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긴급상황센터에서 확진자 현황 파악과 지자체, 유관기관과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수면시간은 새벽 2시 이후부터 오전 6시 사이로 알려졌다. 식사는 배달된 도시락이다.

올해 기준으로 질본 인력은 866명이다. 현재 방역 컨트롤타워인 질본은 24시간 비상 체제로 운영되면서 현황 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질본은 도심과는 외진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해 대부분의 직원과 연구진이 본부 내부나 인근 숙소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대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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