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숨가쁜 현장, 경북대병원 '음압병실' 체험기

글: 김영화 평화뉴스 기자 르포
'코로나19 격리이송팀' 동행 취재
'생사 현장' 온 지원자들···"음압카트·인력 절실"
대덕넷은 한국지역인터넷신문협의회(지인협) 회원사인 대구 '평화뉴스' 동의를 받아 현장 르포 기사를 지면에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기사는 대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환자를 격리이송하는 현장에 자원해서 일 하는 분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생사를 가르는 최전선 의료현장 모습을 독자 분들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편집자 편지>

"네~박oo 오투(O2.산소) 10분 뒤. 준비해서 갈게요"
"환자 콜. 곧 올라온대요. 빨리 빨리 준비해서 갑시다"

6일 오후 1시 55분 대구시 중구 삼덕동 경북대학교병원 606병동.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이송팀 숙소에 콜이 울렸다. 5799번 감염관리실 전화다. 중증환자를 음압병실까지 옮기라는 신호다. 이송팀 전용 휴대폰 콜에 데이팀(낮근무) 27년차 우성환 임상병리사, 3년차 김민정 수술실 간호사, 30년차 이모 간호조무사, 3년차 도모 간호조무사 등 의료진 4명은 분주해졌다. 동행한 나도 덩달아 바빠졌다.

경북대병원 코로나19 확진자 이송팀이 중증환자 콜을 받았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경북대병원 코로나19 확진자 이송팀이 중증환자 콜을 받았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모두 15명 각각 4~5명씩 3교대로 돌아가는 이송팀 낮 근무조는 이날 아침 7시부터 중증환자들을 음압병실로 옮겼다. 상급종합병원인 경북대병원은 다른 국립대병원들과 마찬가지로 중증환자 전담치료시설로 지정됐다. 전체 30개 중증병상 중 이날까지 29곳이 찼다. 숫자는 오락가락하지만 대체로 빈 틈이 없다. 경증시설에 비해 덜 분주하지만 생사를 가르는 최전선 의료현장 분위기는 시시각각 바뀐다. 대기할 때 밝은 분위기는 콜이 울림과 동시에 무거워졌다. 숨가쁜 현장으로 무섭게 몰입했다.

먼저 환복을 해야한다. 침 방울로 감염되는 코로나19 특성상 의료진은 환자를 맞기 전 빈틈 없이 준비해야 한다. 전신을 감싸는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고글을 쓰고 N95 마스크를 끼고 라텍스 장갑 두겹을 착용하고 이중 덧신으로 신발을 감싼다. 함께 이동해야 하기에 탈의실에서 레벨D로 환복했다.

레벨D 방호복으로 환복하는 김민정 간호사가 N95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레벨D 방호복으로 환복하는 김민정 간호사가 N95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도모 조무사가 소독제로 폰을 닦으며 우성환 병리사와 이야기 중이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도모 조무사가 소독제로 폰을 닦으며 우성환 병리사와 이야기 중이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머리카락 한 올이 흘러나오자 주변에서 실핀과 고무줄로 묶어 모자 안으로 넣었다. 환복하기 전 손소독제로 꼼꼼히 닦고 마스크 아래 방호복 지퍼에 테이프로 봉했다. 이제 공기에 노출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이렇게 입고 벗는데만 30분. 금방 숨이 찼다. 조금 움직이고 말했더니 금새 고글에 습기가 꼈다.

마스크의 강한 압박에 움직임도 쉽지 않다. 한 몸처럼 이송팀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모두 환복할 때까지 기다렸다. 곧 5층 계단으로 내려가 무선기로 비상안전팀에 연락해 통제를 요청했다. 엘리베이터와 이동경로 모두 통제했다. 이송팀 담당자가 전용 열쇠로 엘리베이터를 제어했다.

통제구역 앞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를 기다리는 이송팀.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통제구역 앞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를 기다리는 이송팀.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고글 안에 습기가 차 시야가 잘 보이지 않는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고글 안에 습기가 차 시야가 잘 보이지 않는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방호복 매무새를 만지며 공기를 막는 이송팀 의료진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방호복 매무새를 만지며 공기를 막는 이송팀 의료진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통제구역 앞에서 환자가 오길 기다렸다. '달리는 음압병실' 음압카트에 60대 남성 중증환자가 실려 도착했다. 이송팀은 환자를 받았다. 산소호흡기통이 달린 투명 플라스틱 관에 환자는 눈을 감고 누웠다. "환자분 들리세요? 병실로 옮길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의식이 있는지 환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4명이 달라붙어 음압카트를 엘리베이터로 밀어넣었다.

집중치료실 통제구역을 향해 카트를 내달렸다. 음압병실에 도착해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자 문이 열렸고 유리창문 너머로 음압병상과 의료진이 보였다. 레벨D로 환복 후 산소통을 찬 간호사들이 이중 문을 열고 나왔다. 이송이 끝났다. 병상 4곳 중 2곳이 찼다. 병균이 병실 밖으로 못나가게 설계된 음압 특성상 굵은 관이 병상마다 붙었다. 이제부터 환자의 시간이다. 이송팀 일은 끝났다. 대기실로 돌아가야 한다.

중증 확진환자가 도착하자 이송을 준비하는 의료진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중증 확진환자가 도착하자 이송을 준비하는 의료진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음압카트안 환자를 엘리베이터로 옮겨 음압병실까지 왔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음압카트안 환자를 엘리베이터로 옮겨 음압병실까지 왔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 전에 이송팀의 마지막 일이 남았다. 환자를 옮긴 뒤 방호복을 잘 벗어 올바르게 폐기하는 것이다. 장비를 하나씩 벗을 때마다 손세정제로 소독하고 겉면이 안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각자 폐기통이 주어지고 장비를 꼼꼼히 싸서 버려야 한다. 베테랑들은 빠르게 환복했지만 나는 하나씩 벗을 때마다 지적을 받았다.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야 하기에 수칙을 철저히 따라야 하는 탓이다. 그렇게 마지막 장비까지 벗으니 머리도 얼굴도 엉망이었다. 이마와 턱엔 선명한 마스크 자국이 남았다. 마스크 자국이 24시간 있다는 의료진들 말이 이해됐다.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혔고 몸은 녹초가 됐다.

이날 만난 이송팀 4명은 모두 다른 부서에 있다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지원해서 왔다. 3교대 중 낮근무와 밤근무가 겹치면 집에도 못가고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며 음압병실까지 환자를 옮기고 있다.  우성환 임상병리사는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지원했다가 나중에 들켜 걱정을 샀지만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는 아들 문자에 힘을 냈다. 초반에는 우왕좌왕했지만 사전 예행연습을 수 차례 거쳐 일주일 지난 현재는 체계가 잡혔다. 끊임 없는 중증환자에도 침착하게 현장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간호사들과 이송팀이 함께 음압병실에 환자를 옮기고 있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간호사들과 이송팀이 함께 음압병실에 환자를 옮기고 있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음압병실 앞에서 방호복 장비를 하나씩 벗어 폐기하고 있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음압병실 앞에서 방호복 장비를 하나씩 벗어 폐기하고 있다.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민정 간호사는 "사태 초반 '왜 너네 병원만 가면 안좋은 소식이 들리냐'는 다른 병원 간호사 친구들 말에 상처받았다"며 "그런데 김밥 포장지에 '당신이 영웅입니다'라는 시민의 한줄 응원에 힘이 났다"고 말했다. 도모 간호조무사는 "누군가는 해야하고 가만있을 수 없으니 지원했다"면서 "짐이 안되면 다행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모 간호조무사도 "모른척 할 수도 없고 이럴 때일수록 가야하는 것 아닌가 해서 왔다"고 말했다. 모두 덤덤하게 사선을 지키고 있었다.

그렇다고 현장 어려움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송팀은 "음압카트와 인력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특히 최근 도착한 음압카트가 이송 엘리베이터 규격보다 사이즈가 커 사용도 못하고 돌려보냈다. 때문에 "중증환자가 빨리 완치해서 퇴원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음압병실 바로 앞에서 방호복을 탈의해야 하는 상황도 고쳐져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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