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기준으로 질본 중앙 역학조사관은 76명에 불과하다. 이중 전문임기제 인력은 26명뿐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12일 기준으로 질본 중앙 역학조사관은 76명에 불과하다. 이중 전문임기제 인력은 26명뿐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역학조사관이 조사 중입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TV·신문 등의 매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때로는 우리동네 감염 전파를 걱정하며 역학조사의 결과를 종종 기다리기도 합니다.

화산이 폭발하면 지질학자가 분화구로 뛰어 들어가듯, 불이 나면 소방관이 불구덩이로 뛰어 들어가듯, 사건사고가 터지면 경찰관이 범죄현장으로 뛰어 들어가듯 전염병이 발생하면 바이러스 오염지대로 뛰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역학조사관'입니다. 

남들이 기피하는 바이러스 공포의 현장을 발벗고 나서는 역학조사관들은 과연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일까요? 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고충은 무엇일까요?

역학조사관은 역학조사를 통해 방역 대책을 세우며 전염병 확산을 막는 전문가입니다. 질병 원인을 수사하듯 찾아야 하므로 일각에서는 '질병수사관'이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전염병 전쟁터에 있는 역학조사관의 하루는 정신없이 지나간다고 합니다. 먼저 환자를 인터뷰하고 동선을 확인합니다. 환자의 개인 진술을 포함해 휴대전화 GPS를 추적하고 카드결제 등의 금융 정보를 활용해 꼼꼼하게 조사합니다.

동선이 확인되면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인근 CCTV를 살피면서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자를 분류합니다. 격리가 필요한 접촉자를 분류하고 보건소로 명단을 넘깁니다. 이후에는 현장의 상황 정리뿐만 아니라 나름의 방역 대책을 세워 질본으로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이처럼 이들은 1분 1초의 시간도 허투루 낭비하지 않으며 전염병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들의 가장 커다란 고충은 '인력부족'입니다.

질본 담당자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중앙 역학조사관은 76명에 불과합니다.(중앙 역학조사관이 아닌 각 시도 소속 역학조사관은 따로 있습니다. 지자체에는 담당 역학조사관 두 명 이상씩 둬야 한다고 법으로 되어 있습니다.)

중앙 역학조사관 76명 가운데 역학 업무 전문성이 있는 전문임기제 인력은 26명뿐입니다. 나머지 50명은 일반직입니다. 이들은 지역별 즉각대응팀으로 분배돼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의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메르스 등의 대규모 감염병이 발생하면 역학조사관 충원 문제가 반복되지만 매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의사 등의 전문인력을 외부에서 영입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영입이 돼도 계약직으로 활동해야 합니다. 단기간에 대체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역학조사관은 2년 동안 전문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질본에 따르면 이달에 90명의 역학조사관을 신규로 채용한다고 합니다. 목숨 걸고 최전선에서 바이러스 전쟁을 치르는 이들의 처우가 개선되고 환경이 재정비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래 표는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입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3월 12일 0시 현재, 총 누적 확진자수는 7869명이며 이 중 333명이 격리해제 되었다고 밝혔다.<사진=질본 제공>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3월 12일 0시 현재, 총 누적 확진자수는 7869명이며 이 중 333명이 격리해제 되었다고 밝혔다.<사진=질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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