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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스템, 지역감염 해결사 자청...'40분' 간편 장비 개발

[코로나와 싸우는 벤처 ⑤] 17년간 진단 장비 연구 외길
항체진단 장점 더한 분자진단 장비로 유럽인증 진행
서유진 대표 "지역확산 우려돼 긴급사용승인 요청"
유럽 출장을 마치고 공항에 도착한 두 남자. 공항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에서 여름옷이 담긴 가방으로 바꿔들더니 다시 공항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후덥지근한 날씨의 동남아 지역이다. 시차 극복은 어떻게? '피식' 웃더니 유유이 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선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일정이다. 진단장비기업 진시스템의 서유진 대표와 김태형 부장의 이야기다. 지금은 모든 해외 출장이 중단됐다. 대신 온라인 활동이 활발해졌다.

코로나바이러스-19(코로나10) 발생이후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진시스템(대표 서유진)'. 장소 구애 없이 신속진단이 가능한 분자진단 플랫폼 개발 전문기업이다. 현장에서 20~40분내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 유럽 인증(CE)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중국은 협력 기업을 통해 진시스템 장비가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역확산이 우려되면서 진시스템은 국내도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진시스템이 분자진단장비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게 된데는 17여년간 축적된 기술역량이 한몫을 했다. 또 소명의식을 가지고 꾸준히 해온 리더의 기업철학이 바탕이 됐다. 진시스템의 진단장비는 분자진단의 정확성에 항체진단의 신속, 간편성을 더했다. 세상에 없는 기술인 셈이다. 진시스템이 분자진단장비로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감염여부는 분자진단과 항체진단으로 알 수 있다. 두 진단법은 서로 장단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진단법은 분자진단법. 검체 확보부터 바이러스 추출, 유전자 증폭, 검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특정센터에서만 가능해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정확도가 높아 초기진단에 사용된다. 항체진단은 감염을 항체 형성 여부로 10분정도 내에 간단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초기에는 항체가 형성되지 않을 수 있어 민감도가 떨어진다. 감염여부가 제대로 확인 안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유진 대표는 "진단장비 기술이 분자진단도 항체진단처럼 빠르고 쉽게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2003년부터 IT와 BT를 접목한 진단 관련 요소기술들이 쌓이면서 우리만의 제품이 가능해졌다"면서 "최종목표는 혈당검사하듯이 핸드폰 사이즈의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다. 기술 구현은 가능한데 아직 제도적인 문제들이 있다"며 현재 흐름을 진단했다.

분자진단장비 분야에 17년간 집중하며 한길을 걸어온 진시스템. 서유진 대표가 진시스템에서 개발한 분자진단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 사진을 보면 볼펜 크기와 비교한 진단장비 모습을 알 수 있다.<사진= 길애경 기자> 분자진단장비 분야에 17년간 집중하며 한길을 걸어온 진시스템. 서유진 대표가 진시스템에서 개발한 분자진단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 사진을 보면 볼펜 크기와 비교한 진단장비 모습을 알 수 있다.<사진= 길애경 기자>

◆ 10년간 급여 못줬던 어려움 극복하며 기술력 쌓아

"대우통신에서 근무하다 2000년에 창업에 나섰다. 2003년부터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기업이 같이하는 바이오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바이오에 관심을 갖게됐다. 바이오 접목 기술도 바이오 분야만큼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웃음)

서유진 대표의 이야기는 담담했다. 그러나 표정은 복잡했다. 진단장비 분야 개발을 시작한 이후 10여년간 자신은 물론 같이 연구하는 2~3명의 구성원에게도 급여를 주지못하는 달이 더 많았을 정도로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길고 긴 터널을 건널 수 있었던 비결로 신앙과 소명의식을 들었다. 당장 목표를 정하기보다 '행복한 과정'에 충실했다.

그의 우직한 기업 철학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2013년 혁신적인 실시간 유전자 증폭(PCR) 기술을 개발하고 같은해 '대한민국 발명특허 대전'에서 대통령 상을 받았다. 2014년 ETRI 기술을 이전 받으며 연구소기업에도 선정됐다. 2015년 대전테크노파크(대전TP) 바이오센터에 입주했다. 경기도에서 시작해 천안, 대전에 안착했다.

진시스템 진단장비의 핵심은 초고속 유전자 증폭기술이다. Rapi:chipTM PCR 칩은 기존과 다른 평면적 구조의 챔버에 반응 시료를 얇고 넓게 채울 수 있다. 또 ETRI에서 이전받은 기술인 박막 필름 소재로 칩의 하부를 제작, 열전달 효율을 높였다. 마이크로플루이딕 기술 기반의 정밀 유로 설계로 교차 오염도 차단했다. 진시스템의 진단장비가 분자진단임에도 40분내에 가능한 이유다.

최근 진시스템이 선보인 진단장비는 업그레이드된 일체형으로 크기도 한손으로 가볍게 들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또 어디서나 결과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서 대표는 "인력선발 등 약간의 난관이 있지만 연구소기업에 선정되고 바이오집적지 대전TP 바이오센터에 입주하면서 기술 개발도 탄력이 붙었다"면서 "인원도 3명에서 지금은 36명으로 늘었고 매출도 두배씩 늘고 있다. 올해는 50억원정도 예상된다. 내년 코스닥 진입을 위한 준비도 어느정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과정들이 목표로 이뤄지기보다는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본다. 같이 했던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었다. 회사와 개인이 같이 행복하자는 차원"이라면서 "이번 중국 우한의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시기 장비 기부도 일부했다. 우리가 가진 기술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나 국내 지역에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 다만 국내 지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이후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 지역확산 우려돼 긴급사용승인 요청,  체내·체외 진단 절차 달리 적용 필요

진시스템은 다른 기업보다 늦게 질병관리본부에 진단장비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했다. 코로나19의 지역확산과 장기전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수도권 종합병원 의사 한분이 우리에게 장비 보급을 요청해 왔다. 당시 식약처 허가가 안났다는 이야기만 할 수 있었다(국내는 식약처 허가가 없으면 진단장비 보급이 안된다)"면서 "결국 그 병원에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집단 발생했다. 막을 수 있는 일을 막지 못한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체외진단, 체내진단 기기 모두 같은 허가 기준을 적용한다. 3급으로 가장 높은 기준이다. CE는 세분화 돼 있어서 국내 기업들이 국내보다 유럽인증을 먼저 획득할 수 있다"면서 "이번 코로나19 대응으로 해외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신속한 긴급사용승인으로 한국의 바이오 이미지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시스템은 식품과 동물 진단장비 플랫폼 기술을 먼저 구축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진단장비는 인허가 문제가 복잡하기도 했지만 구제역, 조류독감에 살처분되는 동물들을 보며 안타까움도 컸기 때문이다.

식품분야 진단장비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식품 속 병원균 검사도 유전자 증폭에서 분석까지 30분내에 가능하다. 높은 민감도로 해외 시장에 납품한다. 서 대표는 매년 찾아오는 동물 감염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우리는 동물 감염병이 돌면 모두 살처분하는 방식이다. 무수한 동물들이 살처분되는 문제도 큰데 그냥 일괄 매몰하면서 환경문제도 커지고 있다"면서 "동물 감염병도 거점을 두고 상시 모니터링 해야 유입경로, 환경적 요인을 분석할 수 있다. 정부에 건의도 여러번 했는데 기업인의 목소리라서 그런지 반영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문가 분야에서 제대로 만들고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병은 누군가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팩트로 이야기 해야 한다. 안그러면 매년 우왕좌왕이 반복된다"고 조언했다.

서유진 대표가 계획하는 궁극의 진단장비 크기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크기 정도다. 일상에서 필요시마다 혈압체크하듯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사진= 길애경 기자>서유진 대표가 계획하는 궁극의 진단장비 크기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크기 정도다. 일상에서 필요시마다 혈압체크하듯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사진= 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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