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장비 부족 국가들, 수젠텍에 다급한 SOS

[코로나와 싸우는 벤처⑨]수젠텍, 혈액 한방울로 10분 신속진단
"초기 경증·무증상 특징···증상 나타나 검사할 때 되면 항체 형성"
공장 증설, 생산직 100명 추가···인력 절반 R&D 투입, 기술 축적
충북 오송읍에 위치한 수젠텍.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자체개발한 신속진단키트 개발에 여념이 없었다. 키트 생산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충북 오송읍에 위치한 수젠텍.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자체개발한 신속진단키트 개발에 여념이 없었다. 키트 생산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 26일 충북 오송읍에 위치한 수젠텍. 신속진단키트를 생산하는 공장 인근은 배달 트럭만 오갈 뿐 적막했다. 외부와 달리 내부에 들어서자, 흰 가운을 입은 직원 30여 명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에 한창이었다. 한쪽에선 모니터에서 나오는 출력값을 확인하고, 다른 쪽에선 생산 키트를 포장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피 한방울로 코로나19를 10분 만에 진단하는 키트 길이는 손가락 검지만한 7cm에 불과했다.

손미진 대표는 "최근 이탈리아 스페인 등 환자가 급증하는 6개 국가에서 다급한 콜이 왔고, 요구하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는 중"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여러 국가들로부터 우선 공급 요청이 쇄도해 현재는 20개국에 수출이 확정돼 5월까지 모든 계약이 끝난 상황"이라고 했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코로나19 특성 상 무증상 감염자, 경증 환자가 많기 때문에 항체 진단이 유효성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코로나19 특성 상 무증상 감염자, 경증 환자가 많기 때문에 항체 진단이 유효성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수젠텍 신속진단키트를 활용하면 손끝혈이나 전혈의 '혈장분리' 과정이 필요 없다. 피 한방울만 키트에 떨어뜨리면 10분 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달리 유전자증폭(PCR) 장비나 시설이 없거나 전문 임상병리사가 없는 국가에선, 혈액으로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수젠텍 진단키트가 하루라도 다급한 상황이다.

수젠텍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는 IgG 항체와 IgM 항체를 동시에 진단하는 키트다. 몸속에 바이러스가 침투할 경우 이에 맞서는 면역글로블린(Ig·Immunoglobulin)이 형성된다. 면역글로블린은 항체 작용을 하는 단백질을 말하는데, 코로나19가 몸속에 들어올 경우 이에 맞서는 IgG·IgM 항체가 생긴다. 

손 대표는 코로나19의 특성을 분석할 결과 항체 진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코로나19는 사스(SARS), 메르스(MERS)와 같은 RNA 바이러스지만, 이전의 감염병과는 달리 경증환자와 무증상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도 81%가 경증, 14%가 중증, 5%가 위중 상태를 보였다. 

손 대표는 "코로나19 질환은 특이하게 콧물과 객담이 많이 없고, 경미한 증상과 무증상 감염자가 다수"라며 "이미 감염된 상황으로 지내다가 증상이 발현될 즈음에 병원에 오면 이미 항체가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평균적으로 IgM 항체는 3~5일, IgG 항체는 10~14일 사이에 형성된다. 무증상 감염자를 초기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수요가 존재하는 것이다. 

◆"PCR 가장 탁월한 기술, 항체 진단은 신속 가능···상호 보완"

손 대표는 "PCR은 현존하는 가장 탁월한 기술"이라면서도 "PCR을 하기 위해선 환자의 상·하기도를 긁어야 하고, 유전자 추출·증폭 과정을 거쳐야 검사가 끝난다. PCR 자체만으로는 99%의 정확도를 보이겠지만, 각각의 단계에선 손실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러스 초기에는 상·하기도를 통해 객담 추출이 가능하지만, 말기에는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내려가는 만큼 검체 추출이 쉽지 않다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질환 자체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항체 검사도 PCR에 보완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에서 항체 신속진단키트는 진단 가장 앞단과 가장 뒷단에서 활용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관리센터(CDC)도 최근 PCR 검사뿐만 아니라 항체 진단에 대한 필요성을 권고한 바 있다. 수젠텍은 최근 확진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유효성을 검증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수젠텍의 신속진단키트에 대한 수출 허가를 냈고, 이를 기반으로 수젠텍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요청을 신청했다.

수젠텍의 신속진단키트는 현재 국내에서 활용하는 PCR 기법과 비교해도 정확도가 94.4%라는 결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치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100명과 음성 판정을 받은 15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결과다. 검사 결과 100명의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 91명이 양성, 9명이 음성으로 민감도 91%를, 150명의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 가운데 145명이 음성, 5명이 양성 결과가 나와 특이도는 96.67%를 기록했다.

◆공장 증설, 생산직 100명 추가···인력 절반 R&D로 기술 축적

손미진 대표는 "최근 이탈리아 스페인 등 환자가 급증하는 6개 국가에서 다급한 콜이 왔고, 요구하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는 중"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여러 국가들로부터 우선 공급 요청이 쇄도해 현재는 20개국에 수출이 확정돼 5월까지 모든 계약이 끝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인한 기자>손미진 대표는 "최근 이탈리아 스페인 등 환자가 급증하는 6개 국가에서 다급한 콜이 왔고, 요구하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는 중"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여러 국가들로부터 우선 공급 요청이 쇄도해 현재는 20개국에 수출이 확정돼 5월까지 모든 계약이 끝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수젠텍은 현재 전 세계 20개국에서 300만개 이상의 주문이 확정됐다. 일반적으로 진단키트는 장기간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공급하지만,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해 급한 국가에 우선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수젠텍은 1차 생산분 5만 키트를 이탈리아, 스페인,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라질에 공급했다. 

최근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는 단기 생산직 100명도 현장에 추가 투입했다. 또 주문량 폭증으로 내부 생산설비 라인도 증설할 예정이다. 추후 생산 증가에 맞춰 추가 증설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신속 대응 가능 배경으로는 수젠텍의 연구개발(R&D) 인력이 큰 몫을 했다. 전체 인력 중 절반이 R&D에 투입돼 진단키트 기술을 축적했다. 특히 국내·외에서 결핵 등 관련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왔다. 이처럼 평시에 시스템과 플랫폼을 구축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전시 상황에서 맹활약 중이다. 코로나19 특성을 분석하고, 그간 구축한 플랫폼에 코로나19로 테마만 바꿔 신속 대응을 했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 그 기회 속에서 실력을 입증한 것이다.

최근 수젠텍은 주문량 폭증으로 내부 생산설비 라인도 증설했다.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는 단기 생산지 100명도 현장에 투입했다. <사진=김인한 기자>최근 수젠텍은 주문량 폭증으로 내부 생산설비 라인도 증설했다.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는 단기 생산지 100명도 현장에 투입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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