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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코로나 잡는다"···신약개발 서포터즈

[코로나와 싸우는 과학자⑬] 전상미 기초지원연 박사팀
"후보 물질이 바이러스 단백질에 미치는 영향 수십만장 촬영"
"연구성과는 혼자가 아닌 협력으로 만드는 결과"
전상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바이러스 단백질을 이미지화하고 3차원 구조로 만들며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을 지원한다. 전상미 박사가 초저온 전자현미경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길애경 기자>전상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바이러스 단백질을 이미지화하고 3차원 구조로 만들며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을 지원한다. 전상미 박사가 초저온 전자현미경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길애경 기자>

"단백질 등 분자의 구조를 연구하는데 보이지 않는 구조를 이미지로 입체화 하고 있습니다. 장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치고 국내 연구소의 자리를 찾을 때 장비 인프라 수준을 가장 먼저 봤고, 그래서 기초과학지원연구원으로 오게 됐어요."

이미지로 연구결과를 말하는 전상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그는 구조분석학 연구자다. 미국에서 박사와 박사후 과정에서 눈으로 보이지 않는 생명 현상을 시각화하는 연구장비와 익숙해졌다. 특히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 EM) 장비의 매력에 빠졌다. 그가 연구자로서 평생 연구하고 싶은 직장의 최우선 조건에 '장비'를 놓았던 이유다.

전 박사는 한국화학연구원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에 합류했다. 지난 10월까지 화학연에서 근무하다가 최근 장비를 새로 구축하면서 기초지원연으로 복귀했다. 개발된 진단기술, 치료제와 백신 후보 물질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어떻게 막는지 초저온 전자현미경 장비를 이용해 이미지화 하는 연구를 맡고 있다.

Cryo-EM은 단백질 등 생체물질을 초저온(-196 ℃)으로 급속히 얼려 물질 본연의 상태를 유지하며 입체 구조를 분석한다. 시료 전처리 과정이 없고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물질을 볼 수 있어 연구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기초지원연은 생물안전등급 3(BL3) 실험실이 없어 불활성화 된 시료를 활용한다.

전 박사는 "초저온 전자현미경은 소량의 샘플로 막단백질과 거대 단백질 복합체의 고해상도 입체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2017년 Cryo-EM 분야가 노벨 화학상을 받을만큼 생명 현상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신약 후보물질의 50~60%는 막단백질을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Cryo-EM은 암, 바이러스 등 질병을 막는 진단기술, 치료제, 백신 연구개발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 급속 냉동 시료 이미지 찍어 입체화, 경험치가 실력

사진속 금색 물체가 그리드. 이 위에 시료를 올려 급속 냉동해 Cryo EM 장비로 촬영한다. 하루에 500~600장을 찍고 하나의 시료를 찍는데 3일이 걸린다. 기초지원연 장비에는 그리드 12개가 들어간다.<사진= 길애경 기자>사진속 금색 물체가 그리드. 이 위에 시료를 올려 급속 냉동해 Cryo EM 장비로 촬영한다. 하루에 500~600장을 찍고 하나의 시료를 찍는데 3일이 걸린다. 기초지원연 장비에는 그리드 12개가 들어간다.<사진= 길애경 기자>

바이러스 단백질의 이미지화를 위해 가장 우선하는 것은 단백질 시료 상태다. 순도 높은 단백질이 요구된다. 이어 액체질소로 그리드 위 단백질 시료를 급속 냉동하고 준비된 Cryo-EM 장비에 넣어 촬영한다. 기초지원연 장비에는 12개 그리드까지 넣어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장비가 하루에 찍는 사진의 양은 500~600장. 하나의 시료를 촬영하는데 3일정도 걸린다. 시료당 적게는 1500~1800장의 이미지를 찍는 셈이다.

전 박사는 "급속 냉동된 시료를 다양한 방향으로 또는 같은 방향을 반복해 찍어 3차원 이미지를 만들게 되는데 얼음두께, 시료 양 등 촬영전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장비도 사람 같아서 연구자의 관심과 애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장비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매 연구마다 애정을 쏟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3mm의 그리드에 10나노크기의 시료를 올리고 급속 냉동해 촬영하는 것으로 쉽지 않다. 녹지 않게 하는 등 기술적인 문제는 경험과 학습을 통해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밤에 세팅해 놓고 아침부터 촬영에 들어가기도 한다"고 과정을 소개했다.

사진 촬영이 완료되면 2차원 이미지 데이터를 이용해 3차원 모델링을 하게된다. 2주에서 한달 정도 걸린다. 그러면 단백질 3차원 구조가 완성된다. 이를 바탕으로 진단키트, 항체 개발이 가능하다. 백신,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전 박사는 "현재 1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단백질을 대상으로 실험을 돌리고 있다"면서 "3차원 모델링이 만들어지면 어떤 항체가 효과가 있는지 구조 분석에 속도를 낼 수 있고 진단키트,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CEVI 융합연구단에서 후보 물질이 오면 바로 촬영에 들어갈수 있도록  샘플 단백질의 구조분석을 진행 중이다. 샘플을 찍어보고 다시 단백질을 정제하며 최적화 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박사는 "최적화를 위해 끊임없는 스크리닝을 하게 된다. 지금은 샘플 단백질을 대상으로 준비하고 있다. 타겟 물질이 개발되면 곧바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면서 "아마 전세계 연구자들이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큰 깔때기 같은 과정을 지속하며 가장 적합한 물질을 찾아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Cryo EM 장비속 그리드. 화면에 보이는게 그리드 1개의 모습이다(맨 왼쪽). 샘플을 냉동 상태에서 다양한 각도, 같은 방향을 여러번 찍기도 하는데 고해상도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과 경험이 필요하다.<사진= 길애경 기자> Cryo EM 장비속 그리드. 화면에 보이는게 그리드 1개의 모습이다(맨 왼쪽). 샘플을 냉동 상태에서 다양한 각도, 같은 방향을 여러번 찍기도 하는데 고해상도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과 경험이 필요하다.<사진= 길애경 기자>

◆ "연구결과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탄생"

연구기관의 임무인 중소기업과 Cryo EM 장비가 필요한 기관 지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내부 연구자들과 협력도 활발하다. 특히 구조생물학 연구 장비가 X-ray에서 Cryo EM으로 전환되고 있어 관련 연구자간 협력이 중요해 지고 있다.

전 박사는 "구조 생물학 연구의 상당수는 X-ray에서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가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운영자 협의회가 만들어졌다. 그 대표를 맡고 있다"면서 "대학 등에서 연락이 많다. 올해와 내년에 KAIST, IBS 연구단에 Cryo EM 장비가 구축되는 것으로 안다. 같이 협력할 부분이 더욱 많아 질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기초지원연은 2016년 바이오 전자현미경 연구동이 구축되며 장비가 집적됐다. 기초지원연에는 Cryo EM 300, 200을 보유 중이다. 미국과 중국은 Cryo EM 장비 집적화 추세다. 같은 시간에 신약 개발 등 막단백질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다.

전 박사는 "우리도 정부의 지원을 통해 Cryo EM 장비 집적화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혼자 연구하면 됐지만 지금은 연구자들 간 교류하며 최적의 장비를 활용할 때 성과를 낼 수 있다"면서 "요즘 연구는 모두 융합의 결과다.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서 협력할때 효과도 커진다. 장비를 활용해 신약개발 등에 기여하며 인류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초지원연이 보유중인 Cryo EM 300 장비. 전 박사가 구입시부터 참여했다. 그는 구조생물학 연구가 Cryo EM 장비 활용 추세로 가고 있다며 6대 정도 집적화 필요성을 제안했다.<사진= 길애경 기자>기초지원연이 보유중인 Cryo EM 300 장비. 전 박사가 구입시부터 참여했다. 그는 구조생물학 연구가 Cryo EM 장비 활용 추세로 가고 있다며 6대 정도 집적화 필요성을 제안했다.<사진= 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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