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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D 임상 100%'···단 8명 구멍가게의 '역습'

[코로나와 싸우는 스타트업⑭]개도국 돕는 '케이에이치메디칼'
'80분'만에 감염여부 확인 진단시약 개발···WHO 등 생산 예정
한국 대표 기업 목표···"국내 모든 스타트업 지치지말길"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케이에이치메디칼. 가장 오른쪽이 홍만형 대표, 그 옆 이수정 이사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케이에이치메디칼. 가장 오른쪽이 홍만형 대표, 그 옆 이수정 이사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경기도 하남 테크노밸리 유원센터에 위치한 케이에이치메디칼(대표 홍만형). 14층 사무실에 도착하니 케이에이치메디칼 직원의 자녀들 웃음소리가 복도를 메운다. 마중나온 홍만형 케이에이치메디칼 대표는 소소한 웃음을 보이며 "다들 가족같은 사이라 저희는 원래 이래요. 이런 회사는 처음이죠?"라고 인사했다. 

처음이다. 아이들이 반겨주는 기업이. 생소한 회사 이름에 직장문화도 색다른 이 스타트업은 코로나19 FIND(The Foundation for  Innovative  New  Diagnostics) 임상시험 결과 민감도·특이도 100% 결과를 얻어낸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국내 다수의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코로나19 진단장비로 세계 시장서 활개를 치고 있는 가운데 케이에이치메디칼은 조용히, 체계적으로 그들만의 길을 개척해 나간 결과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80분 만에 검사해주는 진단시약을 개발해 냈다. 

케이에이치메디칼은 창립한지 일년이 갓 넘은 바이오메디컬 분야 스타트업이다. 세계적 권위와 신뢰가 보장되는 국제 평가 기구 'FIND' 분자진단 부문에 당당히 민감도·특이도 100%라는 결과를 도출해 낸 맨파워는 단 8명이다.

홍 대표와 직원들은 동아제약 진단사업 본부와 다국적 기업을 다니며 WHO 등 국제기구, 각국 보건부와 다수의 협력을 진행하는 등 바이오업계에 평균 15.8년을 몸 담아온 전문가들이다.

◆ '80분'만에 감염 여부 확인···"한 튜브로 동시 스크린 가능해"

케이에이치메디칼의 진단시약 'RADI COVID-19'. 3x RT MasterMix(노란색), Primer & Probe Mixture(갈색), Positive Control(빨간색), RNase free water(파랑색)로 구성돼 있다. <사진=케이에이치메디칼 제공>케이에이치메디칼의 진단시약 'RADI COVID-19'. 3x RT MasterMix(노란색), Primer & Probe Mixture(갈색), Positive Control(빨간색), RNase free water(파랑색)로 구성돼 있다. <사진=케이에이치메디칼 제공>

케이에이치메디칼이 개발한 진단시약 'RADI COVID-19'는 Primer & Probe Mixture(갈색튜브)와 엔자임(Enzyme)을 섞어 PCR Mixture를 만드는 방식이다.

PCR Mixture와 추출된 바이러스 유전자 RNA를 15마이크로 크기로 분주해 PCR장비에서 증폭시키는 과정을 거쳐 감염여부가 CT(cycle threshold)값으로 나오게 된다.

기존 진단시약은 Primer & Probe를 유전자별로 여러개의 튜브에 담아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케이에이치메디칼 제품은 한 개의 튜브로 S 유전자와 RdRP 유전자 동시 검사가 가능하다. 

검사 시간도 대폭 줄였다. 기존 진단시약은 검사에 2~6시간 정도 소요되는 반면 케이에이치메디칼 제품은 80분이면 검사가 끝난다.

중국 우한에서의 코로나19 첫 발병 당시를 떠올리며 홍 대표는 "아프리카엔 중국인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상당히 많다"며 "그렇기에 코로나19가 분명 아프리카에 전파될 것이라 생각했고 하루 빨리 진단시약을 개발해 아프리카가 충분히 스크리닝할 수 있게끔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밤낮없이 연구에 임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케이에이치메디칼은 유럽인증을 받음과 동시에 식약처 수출허가도 획득했으며, 아프리카 수출 발주를 받고 생산 준비중에 있다. 또한 유럽 다국적 기업들로부터 수십억 상당의 발주도 받은 상태다.

◆ 파인드 임상, 민감도·특이도 '100%'···WHO·CDC 생산 예정

홍 대표는 창업 전 다국적기업을 다니며 FIND의 존재를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FIND 신청 모집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곧바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FIND는 세계 바이오기업들의 진단제품을 자체 임삼시험을 통해 평가한다. 투명성이 높아 FIND 임상시험 결과는 세계 어디에서나 인정받는 증명서와 다름없다.

케이에이치메디칼의 진단시약은 양성 샘플 50개와 음성 샘플 100개, 총 150개를 통한 파인드 임상시험 결과 민감도·특이도 100%라는 결실을 내놨다. 

사실 케이에이치메디칼의 민감도·특이도 100%라는 결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홍 대표는 "올해 초 코넬대와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었다"며 "민감도는 예상했지만 특이도까지 FIND에서도 100%가 나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가 코로나와 분투 중인 이런 큰 우물에 스타트업 기업인 우리가 조그마한 무언가를 기여할 기회가 생겼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드디어 개도국에 제대로 된 코로나19 진단시약을 생산할 수 있겠다는 희망에 감사하기만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케이에이치메디칼은 앞으로 각국 보건부나 WHO(세계보건기구),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통해 해당 진단시약을 생산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신청시 해당 결과를 제출해 5월 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 개도국 보며 창업 꿈 키워···"모든 스타트업 힘내길"

홍만형 케이에이치메디칼 대표가 개발도상국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에 대해 역설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개도국 지원 기업이 되고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홍만형 케이에이치메디칼 대표가 개발도상국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에 대해 역설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개도국 지원 기업이 되고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지구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직위나 돈, 국가에 상관없이 평등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다 존엄하잖아요."

홍 대표는 과거 다수의 아프리카 출장 경험을 통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애정을 품게됐다. 그는 한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한 개도국의 헬스케어 인프라 상황을 보고 우리 힘으로 직접 한국 진단제품을 만들어 기여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창업했다. 

단 2명으로 시작한 케이에이치메디칼은 에볼라, 댕기, 콜레라와 같은 아웃브레이크 위주의 진단제품을 생산했다. 오직 개도국에 도움이 될 만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이 목표였다. 

케이에이치메디칼은 정부 개발협력 대표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 KOICA의 지원을 받아 말라리아 진단시약을 개발 중이다. 

홍 대표는 "뚜렷한 미션을 갖고 임하다보니 현재는 CDC에 일부 기술이전을 받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말라리아 진단 제품을 공동개발 중에 있다"며 "개도국들이 실제로 필요로하는 수요에 대한 공급 해결책을 계속 고민하며 정진해 나갔던 과거가 현재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향후 투자 유치에 대해 "지금껏 단 한번도 투자를 받은 적이 없고 받는다해도 개도국 기여라는 목표가 맞는 투자사들과 거래를 하고 싶다"고 표명했다. 

케이에이치메디칼의 KH는 '코리아 헬스케어'의 약자다. 홍 대표는 "국제기구나 FDA랑 컨택할 때 항상 코리아 헬스케어라고 설명한다. 작은 구멍가게지만 나름 한국 기업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며 "코리아 헬스케어 메디칼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저희같은 구멍가게도 신념만을 가지고 이만큼 왔으니, 국내 모든 스타트업들이 힘들겠지만 지치지말고 성공적으로 코로나19를 대응했으면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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