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연구현장 출신 첫 과기보좌관 탄생

靑, 박수경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선임
비캠프·최연소 보좌관···전문성 중시 발탁
"의견 조정해 합의점 찾는 탁월한 협상가"
박수경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4일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사진=KAIST 제공>박수경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4일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사진=KAIST 제공>
대덕 연구현장 출신의 과학기술보좌관이 탄생했다. 청와대는 4일 신임 대통령비서실 과기보좌관으로 박수경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과기보좌관은 대선캠프 출신 혹은 수도권 인사에 평균 50대 이상이었던 것과는 다른 파격 인사이다. 40대 여성이고 비캠프 출신이며 대덕 연구현장 출신인 점 등 이전 보좌관들과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현장 출신의 과학자가 임명되며 연구 현장의 기대도 높다. 문재인 정부가 과학중시를 표방하지만 실제 정책에서는 과학자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박 신임 보좌관이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보좌할 경우 과학정책과 현장의 소통이 강화되며 보다 현장 친화적이면서도 제대로된 과학중시 정책이 실행될 것으로 대덕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박 보좌관과 함께 일한 경험을 갖고 있는 배충식 KAIST 공과대학장은 "코로나 대처를 통해 한국 과학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현 정부의 현장 친화 과학행정의 적임자가 선임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박 신임 보좌관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한국기계연구원 설립 27년만인 2003년 12월 여성 최초로 정식 연구원으로 채용됐고, 이듬해 9월 KAIST 기계공학과 설립 34년 만에 처음으로 여교수로 임용됐다. 거기에 최연소 과기보좌관까지 더해졌다.

박 신임 보좌관은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KAIST에 입학해 기계공학 학·석사를 받았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2002년 4월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하버드대 공대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박 신임 보좌관의 석사 지도교수였던 김양한 KAIST 기계공학과 명예교수는 "여학생으로서 기계공학과에서 공부하는 게 힘들었을 텐데 열심히 잘했다"면서 "성실성은 기본, 머리도 좋았고 판단력도 뛰어났다"고 기억했다. 박 신임 보좌관과 기계연에 함께 채용된 임현의 박사는 "여성 연구자라는 타이틀을 떠나 능력과 추진력이 좋은 분"이라고 설명했다.

◆"학과 교수 60명 넘는데 의견 조정해 합의점 찾아···탁월한 협상가"

박 신임 보좌관이 과학계 외 경험이 많지 않고, 비(非)캠프 출신으로 현 정부와 연결고리가 없는 만큼 과학기술계 여론을 수렴하고, 대외적으로도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하지만 함께 일해 본 사람들은 경청 능력이 좋고, 협상력도 좋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낸다.

김경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고, 합리적이어서 다같이 이야기할 때도 합의점을 잘 찾는다"라며 "교육 과정, 신임 교원 채용, 공간 재배정 등 민감한 업무를 세심하게 조정했다. 학생들 교육도 잘하고 리더십이 있다"고 밝혔다.
 
박 신임 보좌관은 KAIST 기계공학과에서 3년째 부학과장을 맡고, 교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학과운영을 실제적으로 맡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의견 수렴을 잘하고 합리적 판단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교과위원회에서 학과 관련 교과목 개설이나 편성 같은 업무를 하는데, 학생들을 위해 양질의 교과 과정을 만들어내기 위한 열정이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대덕에서는 연구현장 출신 첫 과기보좌관이 탄생한데 대해 세대를 초월해 많은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이정순 연우회 회장은 "문재인 정부 정책에서 가장 아쉬운 것이 과학 경시였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현장의 의견이 더욱 반영되며 과학이 국정의 기본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젊은 과학자들의 AI 연구 모임을 주도하는 유용균 AI 프렌즈 대표(원자력연 팀장)는 "신임 보좌관이 실질적인 과학계 현장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젊은 만큼 AI와 융합연구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에 관심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덕 현장에서는 이와 함께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산·학·연·병·관의 항(抗)바이러스 건강구현 협의회에서 거론되고 있는 과학기술 뉴딜 정책 및 그 결과물로서의 K-사이언스 활성화에 대해서도 기대가 표명됐다.   
 
박 신임 보좌관은 5월 중순부터 과기보좌관 업무에 본격 착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박 신임 보좌관은 주변 동료들이 임명 소식을 듣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자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많이 조언을 구하고 가르침을 받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인한, 이유진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