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전 차단 '일등공신' 적외선 센서 '절대강자'

[코로나로 싸우는 대덕벤처 ⑰] '아이쓰리시스템' 국내외 주문 폭주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카메라 생산 전세계 5개국 뿐
24시간 체제 돌입, 발주 요청 3분의 1만 대응하는 수준
적외선 센서 전문기업 아이쓰리시스템의 기술은 코로나19의 증상 중 하나인 열을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에 들어가는 핵심 요소다. 특히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는 세계에서 5개국만 만들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요한다. 아이쓰리시스템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에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사진은 정 한 대표가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가 탑재된 (자체 개발한)카메라를 스마트폰에 연결해 열화상을 촬영할 수 있는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사진= 길애경 기자>적외선 센서 전문기업 아이쓰리시스템의 기술은 코로나19의 증상 중 하나인 열을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에 들어가는 핵심 요소다. 특히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는 세계에서 5개국만 만들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요한다. 아이쓰리시스템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에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사진은 정 한 대표가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가 탑재된 (자체 개발한)카메라를 스마트폰에 연결해 열화상을 촬영할 수 있는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사진= 길애경 기자>

"새로운 거래처는 대응도 못해요."
"휴일없이 24시간 체제에 들어갔어요."
"인력, 장비 더 필요한데 추이를 지켜보고 있죠."

정 한 아이쓰리시스템 대표는 무심한 듯 말했다. 그러나 표정에는 고민이 가득 묻어났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민수용 제품 중 적외선 센서와 카메라의 단기간 발주 폭주(하지만 코로나19와 관련없는 제품은 매출 80% 감소) 등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며 인력확보, 설비 추가 등 섣부르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아이쓰리시스템의 적외선 센서와 적외선 카메라는 감염자의 발열 여부를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열영상 카메라의 핵심 기술이다. 1998년 창업한 아이쓰리시스템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술 최강자 기업으로 인정 받는다. 이번 코로나19로 이 회사에 발주 폭주가 이어지는 것도 그런 기술적 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에 따르면 평소보다 매출량이 10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시설, 인력 등의 한계로 발주량의 3분의 1정도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 대표는 "해외도 기존 교류가 있는 곳만 가능하다. 새롭게 요청하는 곳들은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이후 30명의 인력을 추가하고 다른 분야 직원까지 총동원해 24시간 무휴일 체제로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제품은 하이테크 기술로 숙련된 인력이 필요해 아르바이트 등 일시적인 인력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 주문을 다 대응하려면 장비 인력 다 크게 늘려야 한다"면서 "정규직 인력으로만 선발하기 때문에 대폭 늘리고 싶지만 코로나19 이후를 예측할 수 없어 추이만 보고 있다. 고용의 유연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다"며 안타까워 했다.

◆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와 카메라 기술 가진 국가 5개국 뿐

적외선 센서는 냉각형과 비냉각형으로 구분된다. 냉각형은 적외선 센서에 별도의 냉각기 장치가 부착되며 영하 200도에서도 작동하는 등 성능이 뛰어나지만 장비가 크고 가격도 높다. 주로 군수용으로 많이 활용된다. 냉각형 적외선 센서 제조 기술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세계에서 7개국 정도. 아이쓰리시스템이 있는 한국, 이스라엘, 프랑스, 미국, 중국, 독일, 영국 등이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해 과학기술 선진국 정도만 가능하다.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는 민수용으로 많이 활용된다. 비냉각형은 별도의 냉각기가 필요없어 크기는 줄이고 가격도 크게 낮출 수 있다.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 기술은 냉각형 적외선 센서보다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한다. <아이쓰리시스템 연구진이 영국 런던의 빅벤 인근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정 대표는 "적외선 센서 성능은 유지하면서 냉각장치가 필요없도록 하는 것으로 냉각형에 비해 훨씬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비냉각형과 냉각형 적외선 센서 제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 미국, 이스라엘, 중국, 프랑스 등 5개국 뿐이다. 아이쓰리시스템은 이 5개국 중에서도 미국과 1, 2위를 다투고 있어 기술력을 짐작케 한다.

정 대표는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는 중간제품인데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일상 정도의 온도 내에서 동작한다"면서 "우리가 적외선 센서를 열영상 카메라 제작사에 공급하면 그 기업들이 완제품을 만들어 교육청이나 관공서에 납품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수용 적외선 센서와 카메라 매출이 10배이상 늘었다. 국내 요구는 80%정도 대응한 수준으로 이제 해외 발주 대응에 주력하려고 한다. 새롭게 인력과 장비를 추가하고 6월무렵부터 본격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의 항로가 막히면서 납품전 최종 테스트를 위한 출입, 수출 화물기 일정을 맞추기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터키에 제품을 보내는데 이전에는 직항로였지만 지금은 4번에 걸친 항로로 가능하다. 그럼에도 해외 각국에서 아이쓰리시스템의 제품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 대표에 의하면 세계 최고의 적외선 카메라 회사로 시장의 50%를 점유한 굴지의 기업 제품에도 아이쓰리시스템의 적외선 센서가 들어간다. 정 대표는 "그들의 실물 테스트는 철저하다. 우리는 품질의 신뢰성을 입증받은 셈이다. 코로나19로 그 회사에서 30배 이상의 공급을 늘려달라고 했지만 7배정도 늘려 공급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소개했다.

적외선 센서와 카메라 분야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데 비해 안타까운 부분도 많다. 기업은 현지 전시회와 바이어 미팅으로 새로운 거래처를 지속해 발굴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그런 활동이 사라졌다. 미래를 준비하는게 쉽지 않다는 의미다. 또 다른 분야 산업이 위축되며 아이쓰리시스템의 매출 제품군도 코로나19 관련으로 쏠려 있다.

정 대표는 "우리는 하이테크 기술로 직접 대면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가지며 제품의 신뢰성을 높여가야 하는데 그런 활동이 모두 중단됐다. 대부분의 산업이 그럴 것이다. 하반기가 걱정된다"면서 "온라인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갖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조속히 종결되어야 기업들도 지속이 가능할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 한 대표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용 열화상 카메라를 소개하는 모습. 크기가 작고 이동이 쉬워 활용이 용이하다.<사진= 길애경 기자>  정 한 대표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용 열화상 카메라를 소개하는 모습. 크기가 작고 이동이 쉬워 활용이 용이하다.<사진= 길애경 기자>

◆ 아이쓰리시스템의 기술력 기반, 고객의 요구 존중과 지속적인 연구개발

1998년 창업해 올해로 22년째를 맞는 아이쓰리시스템. 정 대표는 회사의 기술력 기반으로 고객의 요구 존중과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꼽았다. 아이쓰리시스템은 국가과제, 기업 자체 과제 등 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R&D 비중이 국가과제를 포함해 매출의 20%에 이른다. 특히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투자하며 기술을 추격하고 있어 연구개발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연구개발은 우리가 가장 잘하는 부분이다. 어려운 부분을 같이 토론하고 아이디어 내면서 해결해 간다"면서 "고객 요구는 외부 고객, 내부 고객 모두의 의견을 존중한다. 특히 내부 직원도 고객으로 그들의 목소리도 귀담아 듣는다. 그러면서 내외부 고객의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한 의사결정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아이쓰리시스템의 현재 인력은 400여명. 국내외에서 최고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갖는 어려움은 여전하다. 가장 큰 애로는 지역기업과 중소기업 대부분이 겪는 우수인력 확보 문제다. 정 대표는 "우리는 기술이 많이 축적됐지만 기술 우위의 지속성을 위해 연구개발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우수한 인력 확보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창업 선배로 창업의 주요 요소를 물었다. 그는 자신의 창업을 '어쩌다 창업'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술은 창업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난 대기업에 근무하다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했지만 그동안 경험을 비춰보면 기업은 시장을 볼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자신이 시장을 볼 수 있고 사람을 이해하려는 포용력이 있다면 창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회사는 이익집단이고 이차원 집단으로 각자 역할을 잘 해야 하는데 CEO는 그들이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이해를 시키고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면서 "그러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자신, 기업, 나라를 위해서는 남 탓이나 타인을 비판하는 문화보다는 각자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잘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길애경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