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질량블랙홀 불꽃으로 우주거리 측정 나선다

천문연 국제연구팀, 표준촛불 후보 검증 성공
우주서 다른 은하까지 거리 측정할 새로운 방법 규명
한국천문연구원 국제연구팀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은하핵(AGN) '3C 84'를 관측한 미국 초장기선간섭계(VLBA) 자료를 활용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 검증에 성공했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한국천문연구원 국제연구팀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은하핵(AGN) '3C 84'를 관측한 미국 초장기선간섭계(VLBA) 자료를 활용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 검증에 성공했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우주를 이해하려면 지구와 천체까지 거리를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천체까지 거리를 측정하면 우주 연구가 한층 심화되고, 우주 기원을 밝혀내는데 도움이 된다. 우주에서 다른 은하까지의 거리는 '표준촛불'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다. 천체의 고유 밝기를 알고 있다면 그 빛이 지구에서 얼마만큼 희미해 보이는지 겉보기 밝기만 알아도 그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이형목)은 제프리 호지슨(Jeffrey Hodgson) 박사와 이상성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은하핵(AGN) '3C 84'를 관측한 미국 초장기선간섭계(VLBA) 자료를 활용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 검증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 밝혀진 여러 표준촛불 중에 가장 먼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표준촛불은 제일에이형(제1a형) 초신성이다. 그러나 100억 광년이 넘는 은하에선 밝기 한계로 제1a형 초신성이 관측되지 않는다. 이는 크기가 140억 광년인 우주를 이해하는데 제한적이다. 이에 연구진은 더 멀지만 제1a형 초신성에 비해 훨씬 밝은 천체인 활동은하핵을 더 먼 우주까지 측정이 가능한,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로 제시했다.

표준촛불과 표준척도의 개념도.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표준촛불과 표준척도의 개념도.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우주에는 먼 거리에서 밝은 천체들이 존재하며, 그중 하나가 활동은하핵이다. 이는 다양한 파장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특별한 활동성이 보이는 은하의 중심 영역을 말한다. 태양 질량의 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 질량에 이르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초대질량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부착 원반을 형성하며 그 중심에서 원반의 수직 방향으로 물질을 내뿜는 제트가 형성된다. 이 제트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빠르게 분출되며 아주 강한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


연구진은 페르세우스자리 A 은하 중심에 있는 활동은하핵 '3C 84'의 제트가 일부 영역에서 변광 특성을 보이며 광도가 146일 주기 동안 약 2.7배 정도 증가하는 현상을 밝혀냈다. 활동은하핵 제트가 빛의 속도로 변광주기 동안 이동한 거리를 광원의 크기라고 가정하고, 이를 고해상도 전파 관측이 가능한 미국 VLBA의 영상 지도를 통해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각 크기와 비교해 활동은하핵 '3C 84'제트까지 거리는 2억2000만에서 2억5000만 광년임을 알아냈다. 이번 결과는 같은 은하 내의 표준촛불 제1a형 초신성 관측을 통해 계산한 2억~2억7000만 광년과 비슷하다. 이는 활동은하핵을 활용한 거리 측정 방법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로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프리 호지슨 전파천문본부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검증한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는 천문학에서 가장 먼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성 전파천문본부 박사는 "앞으로 수행할 연구에서는 천문연에서 운영하는 초장기선간섭계인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해 더 먼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까지의 거리 측정에 도전할 것"이라며 "우주론 모형을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더욱 먼 활동은하핵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표준촛불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해 나갈 예정이다. 또 후속 연구를 위해 천문연에서 운영하는 KVN을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전파망원경들과 연계해 미국의 VLBA를 능가하는 고해상도 국제 전파관측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지(Monthly Notice of Royal Astronomical Society Letters) 최신 호에 게재됐다.

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 우주 거리 사다리.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 우주 거리 사다리.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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