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플라스틱 분해하는 녹색미세조류 개발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 개발 기술 활용 모식도.<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 개발 기술 활용 모식도.<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내연구진이 플라스틱 분해효소를 만들어 페트(PET)병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라크톤을 개발,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 방지와 어패류 등 생명체의 플라스틱 생물농축 차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세포공장연구센터의 이용재, 김희식 박사 연구팀이 녹색 미세조류에 PET 분해 효소의 아미노산 서열을 합성해 페트병을 분해하는 식물성 클랑크톤 'CC-124 PETase'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페트병을 분해하는 효소는 2016년 해외연구팀이 세균에서 발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식물성 플랑크톤인 녹색미세조류에 적용한 사례는 없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녹색미세조류는 식물성 플라크톤의 일종으로 광합성을 통해 성장하는 미생물이다. 이산화탄소를 소모해 산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차세대 바이오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미국 FDA로부터 안전한 미생물로 인정받은 클라미도모나스 레인하티(Chlamydomonas reinhardtii)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기존 'I. sakaiensis 201-F6' 유래 페트 분해 효소의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해 식물 플랑크톤에 적합하도록 코돈(암호환 된 유전자 코드) 최적화를 거쳐 유전자를 합성했다. 그리고 2종의 미세조류 (C. reinhardtii CC-124, CC-503)를 형질전환해 효소 발현 효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CC-124에서 페트 분해 효소가 많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 CC-124 형질전환체를 선별해 시판되는 음료수 페트병에 샘플을 섞어 항온보관, 페트가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페트병 샘플 표면을 TEM 전자현미경으로 관찰, PET 분해효소를 발현하는 CC-124 플강크톤이 페트병을 분해하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2014년 기준 약51조 조각(무게로는 23만6000톤)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해양과 수생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다. 주요 성분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 등이다. 또 페트는 음료수 병이나 일회용 포장재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으로 재활용 화학공정이 발달해 있지만 재활용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때문에 이번 연구 성과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책임자인 김희식 박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녹색미세조류를 개발 한 것"이라면서 "이 기술은 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먹이사슬을 통한 미세플라스틱의 생물 농축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의 실마리를 제공함으로써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자연복원, 수산양식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생명연이 추진하는 아이디어 기반 융합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결과는 미생물 분야의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얼 셀 팩토리즈에 지난달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