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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8월 출범 목표라는데···인원·예산 다 줄였다

행안부, 질본 전문성·독립성 강화 내용 담은 승격안 '입법 예고'
현실 들여다보니···예산 1400억원 인력 150명 축소, 보건연도 이관
국회 논의에서 쟁점될 듯···세부 내용 조율에 따라 출범 늦어질수도
행정안전부는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을 승격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다. <사진=김인한 기자>행정안전부는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을 승격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K-방역(한국형 방역)으로 국격을 드높였던 질병관리본부 승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가 질본을 승격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다. 질병관리청 출범은 국회 논의에 따라 이르면 8월, 늦어지면 연말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행정안전부는 질본을 질병관리청으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소속기관에서 별도 독립기구인 중앙행정기관으로 승격하면서 전문성과 독립성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뜯어보니, 인력은 907명에서 746명으로 줄어들고 예산도 8171억원에서 6689억원으로 삭감된다. 질본에 있던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떼어가는 안도 담겼다. 명실상부한 국가 감염병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고 입법 예고했으나, 디테일은 인원·예산만 줄고 책임만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무늬만 승격한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그동안 질본은 인사·예산 권한을 독립적으로 행사하지 못했는데, 조직 격상으로 방역 컨트롤타워라는 막중한 책임감만 부여하고 실질 권한은 더 줄어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이 치료제나 백신 개발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데, 개별적인 조직이 되면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질본은 독자적인 예산권과 인사권이 없어 감염병 연구와 전문인력 확충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질본 체제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대한 방역 평가보고회에서 신종 감염병에 대한 효율적 대비가 요구되면서 2004년 1월 국립보건원을 확대 개편해 만들어졌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인 2016년 1월 차관급으로 격상됐으나 산하 소속기관의 한계로 내부 시스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행안부는 "질병관리청이 되면 예산·인사·조직을 독자 운영할 수 있고 감염병과 관련한 정책과 집행 기능도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게 된다"면서 "보건복지부 위임을 받아 수행하던 질병 관리, 건강증진 등 각종 연구·조사도 고유 권한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염병 정책 결정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향상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게 돼 감염병 대응 역량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질병관리청 승격으로 방역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기 위해선 입법 예고 후 국회 논의 절차를 통해 인사·예산 권한에 대한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감염병연구센터 연구소로 확대 개편

행안부는 이날 입법을 예고하면서 조직개편안을 내놨다. 질병관리청 산하에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신설되고, 지역의 방역 능력 강화를 위해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감염병 감시부터 치료제·백신 개발, 상용화까지 전 과정 대응체계를 구축해 국가 차원의 감염병 연구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정부는 현재 질본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를 확대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지역사회 방역 능력 강화를 위해 지역 단위의 대응체계도 마련한다. 그동안 지역에선 역학조사 인력이 부족해 방역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병관리청 산하 소속으로 권역별 '질병대응센터'(가칭)를 설치할 예정이다. 각 센터에서는 지역 현장에 대한 역학조사와 지역 단위의 상시적인 질병 조사·분석을 수행하면서 지역 사회의 방역 기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조직개편 방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은 6월 3일부터 입법 예고된다"면서 "질본 청 승격안이 담긴 입법 세부 작업은 최단기간으로 보고 작업했다. 21대 국회 논의에 따라 이르면 8월이 되겠지만, 절차가 늦어지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조속히 심의,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면서 "코로나 위기 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앞으로 닥쳐올 수 있는 감염병 위기로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보다 탄탄한 감염병 대응 역량 체계를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질병관리청이 강화된 기능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필요한 조직과 인력을 충분히 보강하고, 인적자원 역량도 향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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