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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의 대덕 50주년 맞이..."연구-산업 장벽 허물라"

2일 대덕클럽, '대덕특구 미래 50년' 주제로 포럼 개최
출연연-기업 상생 관건···조황희 원장, "경제과학부시장 만들자"
"기업 혼자선 한계 있어"···울분 토로, "기업 중심 기술 공급 절실"
대덕클럽이 주최하는 제59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이 지난 2일 개최됐다. <사진=이유진 기자> 대덕클럽이 주최하는 제59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이 지난 2일 개최됐다. <사진=이유진 기자>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대덕특구가 오는 2023년,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과학계에선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을 과학기술 선진국으로서 이끌기 위한 '백년대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덕클럽은 대덕특구의 혁신적 청사진을 그리고자 22일, '대덕연구개발특구의 미래 50년'이란 주제로 제59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선 대덕특구 내 자성과 절실함이 필요하다는 '일침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원로부터 현직 과학자, 과기정책을 맡는 과학자 등 다양한 대덕특구 구성원들이 참여한 포럼에서는 연구기관-기업의 교류 활성화가 가장 큰 대목으로 떠올랐다.

남승훈 연총 회장은 현장 연구자로서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덕특구의 과학기술 혁명을 위해선 산학연 간 유기적 협력이 필수적인데, 오히려 같은 연구기관인 KAIST와 출연연이 과제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 회장은 "출연연과 기업이 추구하는 기술이 서로 다르기에 상생할 수 없는 것"이라며 "수요자 중심의 기술 공급 패러다임 시대가 도래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산업 현장을 대표해 정 한 아이쓰리시스템 대표도 이날 포럼에 참가해 연대의 중요성을 토로했다. 그는 첫 마디를 "대전시에 있으면서 연구소 길목에 핀 꽃만 봤지, 출연연과의 협력은 보지 못했다"며 허심탄회한 목소리로 시작했다.

열화상 카메라가 주 종목인 정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열화상)카메라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국내 (열화상)카메라 절반 이상의 시장을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억울하다"며 "기업 혼자서는 어려운 부분이 많기에 출연연에서 상담센터 등을 구축해 도와준다면 대덕특구의 향후 50년 방향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울분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기업 주도 기술공급 필요···"경제과학부시장 만들자"

(왼쪽부터)김병구 대덕특구 원로 과학자, 남승훈 연총 회장,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장문희 대덕클럽 전 회장. <사진=이유진 기자>(왼쪽부터)김병구 대덕특구 원로 과학자, 남승훈 연총 회장,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장문희 대덕클럽 전 회장. <사진=이유진 기자>

남승훈 연총 회장은 출연연-대학-기업과의 관계 재설정 필요성을 주문하면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자율적 의사결정을 저해하기에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남 회장이 제시한 출연연-대학의 연계는 출연연이 응용개발 연구에서 부딪히는 문제점을 대학에 위탁함으로써 기초연구가 응용연구로 연결되게 하는 구조다. 그는 "출연연이 지식 생산에만 국한하지 말고 축적·확산될 수 있도록 대학에 기능을 부여, 국가의 싱크탱크이자 연구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출연연-기업의 협력 생태계 조성에 대해선 출연연이 겉치레를 중시해 하이테크 개발에만 열중, 기업이 필요로 하는 미디엄테크 개발에는 소홀하다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즉 기업은 상업화에 필요한 원가가 적은 부품 기반 기술을 요구하는데, 정작 출연연은 원가 개념 없이 좋은 부품만을 사용하는 요소기술 개발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남 회장은 "기존 정부·연구자(공급자) 주도에서 민간(수요자) 주도로 기술의 공급·수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기업이 필요 기술을 요구하면 출연연이 대응하는 구조로 파격적인 변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대전시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함과 동시에 '경제과학부시장'이 구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원장은 "과학기술의 전반적인 정책과 출연연-기업 간 협력을 조정하는 경제과학부시장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며 "더불어 대덕특구 내 모든 구성원들에게 대덕에만 갇히지 않는 '마인드 뉴딜'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김병구 박사는 현 정부 탈원전 정책에 대해 "국내 가장 큰 위기"라며 "환경성과 경제성 둘 다 갖춘 원전은 후쿠시마로 직격탄을 맞은 일본도 재가동하려 하는 대목이다. 국내 신한울 3, 4호기도 재가동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기업계 "전문가 도움 절실해····상담센터 구축을"

(왼쪽부터)박영진 GLS 부사장, 정 한 아이쓰리시스템 대표. <사진=이유진 기자>(왼쪽부터)박영진 GLS 부사장, 정 한 아이쓰리시스템 대표. <사진=이유진 기자>

이날 포럼에선 연구기관과 기업과의 상생이 중요하다는 것에 중지가 모아졌다.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개별 연구원·대학 간 연구 장벽을 허물고 대덕특구 내 기업과 적극적인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덕특구 내 입주 기업은 약 2100개이다. 김인호 대덕클럽 회장도 "기업과의 소통으로 출연연-대학-기업이 연계되는 R&D 가치사슬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 포럼부터 대덕특구 내 기업 대표를 한 명씩 초청하기로 판단, 이날엔 박영진 GLS 부사장이 자리했다. GLS는 초고속 무선통신 기술 개발 업체다. 대표 기술체론 'Zing'이 있다.

Zing은 블루투스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속도의 칩으로, 국제표준을 100% 준수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기술이다.

박 부사장은 이날 기업을 소개하며 출연연과의 협업에 있어 "이미 ETRI와 협업 중에 있다"며 "기업인으로써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엔 기관과의 동시다발적인 소통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 한 아이쓰리시스템 대표도 참석했다. 정 대표는 이날 열린 토론에서 대전시에 많은 연구소가 있다는 장점을 살리는 게 대덕특구가 가야 할 50년 방향이라고 정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코로나 사태로 국내 열화상 카메라 수요가 급증했다"면서도 "국내 열화상 카메라 중 반은 중국산이라는 점에서 한국도 좋은 기술이 있는데 중국에 시장을 내준 점이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러한 단락에서 대덕특구 내 출연연과의 협력이 있었으면 했다는 아쉬움을 쏟아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아이쓰리시스템은 생산량을 늘리면서 자동화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정 대표는 "출연연 내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분을 단번에 캐치하고 개발할 텐데 우리는 자가기술은 있지만 AI, 자동화 기술 등은 소유하고 있지 않다"며 협력의 필요성을 애절했다.

아이쓰리시스템의 비냉각형 적외선 기술을 소유한 국가는 제 세계에서 한국을 포함해 5개뿐이다. 그중에서도 미국과 1, 2위를 경쟁하고 있으니 그 기술력은 단연코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자신들만의 기술력으론 안 된다"며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정 대표는 협업에 있어 빠른 추진력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협업 관련 계약서 작성에만 3개월이 걸리는 현 시스템으로썬 계약하기도 전 시장을 다 놓친다는 것이다.

이어 정 대표는 관련 상담센터와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그는 "연구소든 어디든 상담센터를 찾아갔을 때 인력이 준비돼있고 계약이 빨리 진행되는 스피드한 시스템이 있으면 대전에 있는 기업으로써 굉장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한 센터를 누가 만들 것인지가 관건이지만 기업 입장에선 주변 기술을 빠르게 도와줄 수 있는 상생 기구가 만들어지면 그곳에 특구가 50년 더 나아갈 수 있는 답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전략이 조금 부족해도 옳은 실행만 있으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세상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조황희 원장은 동의의 의사를 표했다. 조 원장은 "미국의 경우 기관-기업이 변호사들의 법률적 조치를 통해 협업한다"며 "우리도 이러한 부분의 보완과 상담센터 등이 있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한편 김인호 대덕클럽 회장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중심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앞으로도 과학기술 선진국으로서의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기 위해 재창조 수준의 혁신을 통한 백년대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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