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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과 대박사이···바이오 투자자에게 권하는 교과서

바이오스펙테이터, '바이오 인더스트리 밸류에이션' 발간
저자 김명기, 생명공학 전공 3년간 민간연 근무 20년간 펀드 운용
바이오스펙테이터는 바이오 투자자가 읽어 둬야 할 책 '바이오 인더스트리 밸류에이션'을 발간했다.<사진= 바이오스펙테이터>바이오스펙테이터는 바이오 투자자가 읽어 둬야 할 책 '바이오 인더스트리 밸류에이션'을 발간했다.<사진= 바이오스펙테이터>

코로나19 팩데믹으로 전 세계 경제도 대공항에 버금가는 충격에 휘청이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와 제약은 사정이 다르다. 특히 한국의 상황은 극적이기까지 하다.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 첫 허가를 받은 기업 씨젠의 시가총액은 올해초 8000억원에서 6월에는 2조9000억원 규모로 높아졌다.

씨젠의 기업가치는 200위권에서 5위로 수직 상승했다. 다른 바이오 벤처들의 기업가치도 크게 뛰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치료제와 백신은 여전히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봉쇄를 풀어줄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실제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바이오 제약 산업에 달렸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관련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모두의 의견이 같을 때 모두가 틀렸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경고 메시지를 담은 책이 나왔다.

'바이오 인더스트리 밸류에이션(저자 김명기, 출판 바이오스텍터)'은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있을 때, 냉정을 찾을 필요가 있을 때, 제대로 시작하고 싶을 때 펼쳐봐야 할 책이다. 들뜬 기분을 다스리고 바이오 제약 산업에 대한 정확한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 읽어보길 권한다.

◆ 바이오 제약 분야에 투자한다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

저자 김명기는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기업연구소 신약개발 부서에서 3년간 신약연구에 참여했다. 그리고 20년간 신약개발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했다. 저자는 경험과 지식을 정리해 이 책에 담았다. 책 출간 이유는 '보통 사람들의 좋은 투자가 진짜 신약을 만들 수 있다' 생각에서다. 보통 신약이 나오면 실험실의 연구자를 떠올린다. '지속적인 연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과학적 사실을 질병 치료에 접목한 과학자' 말이다.

그러나 실험실의 연구 논문이 병원 환자에게 투여되는 약이 되기까지는 20~30여년의 시간이 걸린다. 결국 시간을 버티게 하는 힘은 돈에 있다. 투자가 뒷받침 되지 않은 논문은 유명 저널에 실리는 것 이상의 성과는 거두지 못한다. 후보 물질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을 통과하고, 의료 현장의 실제 수요를 계산하고, 규제기관과 협의해 승인을 받은 후 약으로 생산돼 환자의 침대 옆까지 가는 일의 뒤에는 투자가 있다.

한국의 연구자들이 전 세계 과학자들과 비교해 역량이 뒤지지 않는데도 한국에서 신약이 나오지 못한다면, 신약개발 전 과정을 코디네이팅하는 역량있는 투자가 없는게 아닌지 봐야 한다. 이 책 '바이오 인더스트리 밸류에이션'은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 맨 처음 읽어야 할 텍스트로 기획됐다.

◆ 산업, 투자,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밑그림에서 전략 지도까지

이 책은 프롤로그, 바이오 산업이란, 밸류에이션, 개념 증명,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 자본시장과 밸류에이션 여섯 파트로 구성된다. 보통 책의 몇 배 분량에 해당하는 '프롤로그'에서는 바이오 제약 산업의 전체 구조와, 이 산업의 보편적이고 특수한 밸류에이션 구조를 개괄한다. 길고 구체적인 프롤로그는 바이오 제약이라는 낯선 영역이 주는 막연한 공포(?)를 해소해주고, 이후 구체적으로 해설할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그려준다.

'바이오 산업이란'에서는 특히 관심을 받기 시작한 바이오 신약개발 분야 산업적 특징을 다룬다. 언론에서 접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초기 연구 결과가 신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다. '암 치료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는 '희귀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치료제 개발에 한 발 가까워진' 등의 표현이 관용적으로 쓰이지만, 이는 '산업의 시간과 밸류에이션 평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피해야 할 표현이다.

'바이오 산업이란'에서는 바이오 신약개발을 산업과 투자, 그리고 밸류에이션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점을 제시한다. '밸류에이션'에서는 화학 합성으로 만드는 케미컬 의약품, 현장에서 이미 쓰이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인 단백질 의약품, 한국 제약기업들이 성장해온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제네릭 의약품, 보건정책적 의미와 산업적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대해 해설한다. 각 분야의 특징, 산업적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 밸류에이션 포인트의 핵심을 다룬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어떻게 밸류에이션을 창출하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전망과 시나리오가 담긴 사례를 소개한다.

'개념 증명'은 현장 연구자였고 신약개발 펀드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특히 강조하고 주목하는 부분이다. 바이오 제약 분야에 투자하려는 경우, 대부분 초기 단계에 투자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었던 몇 가지 사례를 꿈꾼다. 작은 연구실에서 찾아낸 생명과학적 발견이 전 세계적 규모의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시도 가운데 극히 적은 경우의 일이다. 즉 초기 과학 연구를 산업과 투자, 밸류에이션의 맥락에서 평가해야 하며, 이에 대한 개괄을 '개념 증명' 부분에서 진행한다.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은 바이오 제약 분야 뉴스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가 된,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에 대한 설명이다. 과학자의 연구실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신약개발로 넘어가는 단계이며, 산업으로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투자와 거래가 이 단계에서 활발해진다. 개념 증명이 초기 투자와 밸류에이션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은 초기 단계를 넘은 투자와 밸류에이션에 대한 이야기다.

'자본시장과 밸류에이션'에서는 바이오 제약 산업 전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신약을 개발해 환자의 병을 고치고 그 과정에서 투자 수익까지 거두는 행복한 결말을 위해 세워야 할 전략에 대한 검토다. 이는 단순히 이론 수준의 전략 수립은 아니다. 한국과 미국, 연구실과 투자 현장을 오가며 얻은 데이터와 감각을 바탕으로 한 전략 수립이다.

이 책 '바이오 인더스트리 밸류에이션'은 연구가 신약이 되는 데 필요한 오랜 시간, 낮은 성공률, 그럼에도 성공하면 돌아오는 막대한 보상까지, 광범위한 시간과 공간을 짧은 분량으로 다루지만 한 가지 컨셉을 유지한다. 과학으로서의 연구, 통찰과 리더십이 핵심인 개발, 수익을 거둬 들여야 하는 시장을 따로 떼어 보지 않고, 산업이라는 큰 틀에서 밸류에이션이라는 기준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 신약에 대한 두 가지 기대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신약에는 두 가지 기대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고통에서 탈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자본과 네트워크 같은 기득권의 영향 밖에서 과학과 아이디어만으로 새로운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기대다. 그러나 두 가지 기대가 온전히 현실로 이뤄지려면, 정확하게 발을 딛고 서 있을 땅이 필요하다. 이 책 '바이오 인더스트리 밸류에이션'은 두 가지 기대가 언젠가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첫 번째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안전한 땅이 되려는 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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