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철 KAIST 교수·나동운 연세대 교수, '워크온슈트4' 공개
1분당 40m 걸어···2명 선수, 국제 장애인 워킹 대회 참가

워크온슈트4를 입은 김병욱 선수의 훈련 영상. <영상=KAIST 제공>

김병욱 씨와 이주현 씨의 워크온슈트4 착용 모습. <사진=KAIST 제공>
김병욱 씨와 이주현 씨의 워크온슈트4 착용 모습. <사진=KAIST 제공>
하체 완전 마비 장애인을 위한 보조 로봇이 공개됐다. 이를 착용 후 장애인 워킹 대회를 나갈 2명의 한국 대표 선수도 선발됐다. 해당 로봇은 장애물을 피해 1분당 40m 이상을 걸을 수 있으며, 대회에 나갈 두 선수는 현재 기록 향상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ST(총장 신성철)는 공경철 기계공학과 교수와 나동욱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공동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4'를 15일 공개했다. 이와 함께 워크온슈트4 장착 후 '사이배슬론(Cybathlon) 2020' 대회에 출전할 선수 2명도 선발했다고 밝혔다. 

워크온슈트4는 하반신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움직임 보조 로봇으로, 계단·오르막·내리막·옆경사·문 열기·험지 등 일상생활에서 주로 접하는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연구팀은 기존 웨어러블 로봇의 수십 kg에 이르는 무게를 해결하기 위해 인체가 이루는 균형을 모사, 로봇의 무게중심을 설계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사용자 신체 각 부위에 정밀하게 밀착되는 착용부를 만든 뒤, 로봇 관절의 기준 위치를 조절해 무게중심을 정밀하게 맞춘 것이다. 

또한 착용자의 긴장 정도·지면 상태와 같은 외부 요인을 관측하는 기술도 더했다. 워크온슈트4는 로봇이 착용자의 걸음을 30보 이내로 분석해 가장 적합한 보행패턴을 찾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하반신 마비 장애인들은 장시간 이동할 수 있고, 연속 보행 시 1분당 40m 이상을 걸을 수 있다. 이는 시간당 2~4km가량을 걷는 비장애인의 정상 보행 속도와 견줄만한 수준으로,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하반신 완전 마비 장애인 보행 기록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연구팀은 일부 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성 요소를 국산 기술로 완성했다. 로봇의 구조설계와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공경철·나동욱 교수가 공동 창업한 엔젤로보틱스에서 주도했다. 공학적 설계·제어는 공 교수가, 필수 기능 점검 분야는 나 교수가 담당했다. 개인맞춤형 탄소섬유 착용부는 재활공학연구소에서 진행했으며 로봇의 동작 생성·디자인은 영남대 로봇기계공학과와 에스톡스가 각각 맡았다.

워크온수트4는 올해 개최예정인 '사이배슬론 2020'에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사이배슬론 2020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장치 착용 후 워킹을 겨루는 국제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선발전을 통해 선출된 김병욱 씨와 이주현 씨가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선발전 1위에 오른 김병욱 씨는 2016년 열린 제1회 사이배슬론 대회에서 워크온슈트 초기모델 착용 후 동메달을 딴 주인공으로, 1998년 뺑소니 사고로 장애를 얻은 뒤 2015년 공 교수 연구팀에 합류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웨어러블 로봇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직접 보여줄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2위에 오른 이주현 씨는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작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같은 해 6월 연구팀에 합류해 사이배슬론 2020 출전을 위한 훈련과 수능 준비를 병행했으며, 올해 초 최종 선수 선발과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합격이라는 영광을 동시에 안았다. 

공경철 교수는 "지난 대회 이후 4년 동안 모든 연구원과 협력 기관들이 하나가 돼 수준 높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고 선수들과도 큰 어려움 없이 훈련했다"며 "다가올 국제대회는 워크온슈트4의 기술적 우월성을 전 세계에 증명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대회 개최일은 이번 달 내로 스위스 사무소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공경철·나동욱 교수팀은 지난 201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제1회 대회에서 웨어러블 보조로봇 종목에 유일한 한국팀으로 참가해 워크온슈트로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왼쪽부터) 공경철 교수, 나동욱 교수. <사진=KAIST 제공>
(왼쪽부터) 공경철 교수, 나동욱 교수. <사진=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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