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건양대병원·서구보건소 "방호복 개선 가장 시급"
코로나 환자, 진료·치료·이송 뒤에 소독하는데 에너지 다 소진
특구진흥재단 아이디어 10개 과제화, 과제당 1.5억 지원 예정

 겨울철 한국을 급습했던 코로나가 여름까지 이어지면서 의료 현장은 각종 문제가 산적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최원준 건양대학교병원장, 윤환중 충남대학교병원장, 류호관 대전서구보건소 보건행정과장은 "방호복 개선이 가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겨울철 한국을 급습했던 코로나가 여름까지 이어지면서 의료 현장은 각종 문제가 산적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최원준 건양대학교병원장, 윤환중 충남대학교병원장, 류호관 대전서구보건소 보건행정과장은 "방호복 개선이 가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을 최일선에서 막고 있는 의료·보건 현장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겨울철 한국을 급습했던 코로나가 여름까지 이어지면서 의료 현장은 각종 문제가 산적했다. 코로나 종식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재유행을 대비하려면 의료진 과부하는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다. 의료·보건 현장에서 각종 어려움을 호소해온 만큼, 과학기술을 접목하려는 추진 과정에도 속도가 붙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25일 의료·보건 현장 문제를 청취하고, 이를 해결할 기술을 발굴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기관별로 겪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낸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이 됐다. 최근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현장 중심 극복 아이디어를 도출한다는 취지다. 특구진흥재단 측은 10개 내외 아이디어를 발굴해 제품 제작이 가능한 기업을 매칭하겠다는 계획이다. 

◆해결 필요한 현장 문제?···"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방호복"

이날 열린 간담회에선 레벨D 전신방호복을 우주복처럼 기능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은 NASA가 새롭게 공개한 우주복(Spacesuit). <사진=NASA 제공>
이날 열린 간담회에선 레벨D 전신방호복을 우주복처럼 기능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은 NASA가 새롭게 공개한 우주복(Spacesuit). <사진=NASA 제공>
간담회에 참석한 최원준 건양대학교병원장, 윤환중 충남대학교병원장, 류호관 대전서구보건소 보건행정과장은 "방호복 개선이 가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최원준 원장은 "레벨D 방호복을 입으면 여름엔 더워서 문제 겨울엔 추워서 문제"라면서 "우주복이 바뀐 것처럼 의료진이 방호복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 원장은 "방호복을 입으면 청진이 불가능해진다"면서 "방호복을 입고도 작동하는 블루투스 청진기가 보급되면 의료진 감염 노출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고 제안했다. 

윤환중 원장은 "전신 방호복을 입고 벗을 때 손이 많이 가고 불편하다는 현장 의료진 목소리가 있다"면서 "보호 장구를 입을 때 장화를 신기도 하는데 이걸 한꺼번에 입을 수 있는 '올인원 전신방호복'이 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류호관 과장은 "방호복 대신 수술용 전신 가운을 입는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 "감염 우려가 있다 보니 검체를 채취하는 의사분들은 가운을 입지 않고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일한다"고 털어놨다.

현장 의료진이 코로나 환자 1명을 보려면 10분이 넘는 시간을 보호구 착용하는 데 쓴다. 여기에 최근 기온까지 올라가 일선에선 방호복 착용에 각종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냉방 조끼가 보급됐으나 무게가 늘어나고 냉방 효과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호복과 보호장구 대다수가 일회용이라 친환경적인 고려를 통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코로나 환자, 진료·치료·이송 뒤에 매번 소독···로봇 있다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25일 의료·보건 현장 문제를 청취하고, 이를 해결할 기술을 발굴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25일 의료·보건 현장 문제를 청취하고, 이를 해결할 기술을 발굴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최원준 원장은 "병원에서 어려움은 환자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가고 난 다음에 안전하게 소독하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비숙련자가 들어가면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청소나 소독하는 로봇이 있다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윤환중 원장도 "환자의 약이나 식사를 이동할 수 있는 로봇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익 대전 유성소방서장은 "코로나 환자를 이송하고 나면 소독을 하는 데도 불안하다"면서 "코로나 환자만 이송하는 게 아니라 일반 환자도 이송하기 때문에 구급차 실내 감염 방지에 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윤환중 원장은 "병상에 감염병 환자의 체액이 남아 의료진이 감염에 노출된다"면서 "바이러스로 오염되면 색이 눈에 띌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있다면 신체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질본서 국산 N95 마스크 배급···현장 "피팅 잘 안 돼 위험 노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의료진 중 한 명은 N95 마스크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급증하면서 N95 마스크를 생산하는 3M과 같은 대기업이 해외 반출을 하지 않으면서, 국내에서 N95 마스크를 급히 제작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질병관리본부에서 N95 마스크를 일선 병원에 배급하는데, 얼굴에 잘 들어맞지 않아 감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현장 실태도 공유됐다. 한 참석자는 "중환자를 이송할 때 쓰는 음압용 들것이나 음압 캡슐에 쓰이는 필터가 워낙 고가의 장비이고 사용법이 어려워 사실상 현장에선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데 하지 못 하는 일을 이번 기회에 바꿔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양성광 이사장은 "현장 중심형 코로나 대응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과학기술과 매칭해 적합성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기업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공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 인원은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윤병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본부장 ▲윤환중 충남대학교병원장 ▲최원준 건양대학교병원장 ▲문창용 대전광역시 과학산업국장 ▲조민수 한국원자력의학원 비상진료부장 ▲김용익 대전유성소방서장 ▲박자환 대전유성소방서 소방장 ▲류호관 대선시 서구보건소 보건행정과장 ▲김진수 대전광역시 과학산업과 주무관 ▲황경현 한국기계연구원 전문위원 ▲최병철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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