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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개발해 '탄소나노튜브' 상용화, 해외서 주문 쇄도

[나노조합T+2B①] CNT 소재 전문기업 '화인카보텍'
20번 빨아도 끄덕없는 필터 개발, 독일 등 해외 수출
양효식 대표 "소재는 산업경쟁력 기반, 연구개발 지속할 것"
양효식 대표가 CNT를 성장시키기 위해 직접 개발한 장치.<사진= 길애경 기자>양효식 대표가 CNT를 성장시키기 위해 직접 개발한 장치.<사진= 길애경 기자>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CNTs). 탄소로 이뤄진 흑연이 한층을 형성하고 육각형 벌집모양의 평면 구조인 그래핀을 나노 크기의 관 형태로 말아서 만든 튜브 구조다. 강철보다 강하면서 구리보다 높은 전기 전도율, 다이아몬드에 버금가는 열전도율이 강점이다. 일정(25%)부분 변형돼도 끊어지지 않을 정도도 탄성도 높다. 일본의 이지마 스미오 박사가 1991년 다른 물질을 합성하던 중 흑연 전극에 달라붙는 검은 물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디스플레이, 2차전지, 초강력 섬유 등 첨단 산업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발견된지 30여년이 다되도록 상용화 된 사례가 없다. 왜일까.

양효식 화인카보텍 대표의 CNT 연구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됐다. CNT 상용화에 꼭 성공하고 싶은 열망도 컸다. 지금까지 누구도 못한 일을 해 내겠다는 각오로 2005년 개인 창업에 나섰다. 혹자는 '되지도 않는 기술로 뭘 하겠냐' '사기꾼 아니냐'며 면박을 주기도 했지만 2010년 CNT 기반 유해물질 제거 필터 개발에 성공한다. 2015년에는 중국 유명 기업으로부터 유기화합물 제거 필터 물량을 50억원 규모로 수주하기에 이른다.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성공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사의 추가 보증과 자금지원 거절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계약은 이행되지 못했다.  회사는 고꾸라졌다. 양 대표도 기술벤처를 보는 차가운 시선에 절망하며 그대로 주저 앉았다.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다. 투자자를 직접 찾아 나섰고 2년간의 악전고투 속에 5억원의 엔젤투자가 이뤄졌다. 양 대표는 2017년 화인카보텍으로 다시 창업에 나선다. 창업 아이템은 여전히 CNT.   

햇살이 무척이나 뜨거운 6월 중순 화인카보텍을 찾았다. CNTs 필터 연구실에 들어서니 30도가 넘는 외부 온도에 비해 서늘함이 느껴진다. 양 대표는 "필터의 항균 기능 역할이 있어 외부보다 쾌적하다. 코로나19로 국내외 바이어와 기업들이 필터 공급을 요청해 오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하며 화인카보텍의 핵심 기술과 현재 상황, 앞으로 계획을 소개했다.

◆ "장치 개발해 지지체에 탄소나노튜브(CNT) 직접 성장시켜" 

화인카보텍은 탄소나노튜브를 직접 육성해 소재화 한다. 마스크용 필터는 20번까지 빨아 쓸수 있어 해외 시장에서 요청이 늘고 있다. 양효식 대표가 지지체에서 직접 성장시킨 CNT 소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길애경 기자>화인카보텍은 탄소나노튜브를 직접 육성해 소재화 한다. 마스크용 필터는 20번까지 빨아 쓸수 있어 해외 시장에서 요청이 늘고 있다. 양효식 대표가 지지체에서 직접 성장시킨 CNT 소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길애경 기자>

CNTs가 상용화에 쉽게 이르지 못한 이유는 물성은 좋지만 가격이 높다. 또 플러스, 마이너스 극의 자석처럼 서로 달라붙는 극성 물질이 갖는 균일 분산의 한계로 대면적 제조가 어렵다. 화학기상증착법(CVD) 적용도 쉽지않아 대량생산이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졌다.

양 대표는 연구 끝에 직접 CNTs를 성장 시키는 방식을 고안한다. 이를 위한 장비도 직접 개발했다. 예를 들어 면직 필터용 CNTs의 경우 150마이크론 기공의 면직필터에 1~5nm 탄소나노튜브를 고정시키고 기공이 일정토록 성장시킨다.

양 대표는 "네가지 가스를 혼합해 우리가 개발한 장비(로)에 넣고 열을 가하면 화학작용에 의해 지지체에서 CNTs가 성장되는 방식이다. 로에서 키우는 것"이라면서 "일부에서는 어디 회사 CNT를 쓰느냐고 묻는데 촉매는 없다. 우리는 장비에서 CNTs를 생성시키고 성장 시킨다. 우리만의 기술로 관련 기술과 장치 특허도 출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기술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인데 해외에서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중국과 독일, 이탈리아, 브라질 등 에서 면직 마스크용 필터 요구가 많다. 다 공개하기 어렵지만 계약서도 있다"면서 "CNT의 활용도가 많다. 코로나19용 마스크 필터 뿐만 아니라 2차전지와 슈퍼커패시터용 양 음극 활물질에서도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양 대표에 의하면 화인카보텍에서 개발한 마스크용 필터는 은 이상의 항균 작용으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억제 효과가 크다. 20회까지 세척 가능해 재사용이 가능하다. 작지만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크다. 호흡이 편안한 장점도 있다. 양 대표는 "올해 마스크 필터 매출만으로 100억원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 이차전지와 슈퍼커패시터용 전극으로 CNT 각광

지난달 국내 굴지의 기업 부회장과 수석부회장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주제로 만남을 가지며 화제가 됐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충격과 압력에 잘 견디고 폭발 위험이 없어 안정성이 높다. 고용량 저장이 가능하고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도 있어 활용도가 높아 꿈의 2차전지로 불린다. 하지만 충분한 출력을 내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상용화 된 사례가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면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도 한계가 있다. 오래되면 액체 전해질이 새어 나오거나 고열, 충격이 가해질 경우 폭발하고 불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래 시장 점유를 위해 이 한계를 넘은 전고체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양 대표에 의하면 전고체 배터리의 시장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와 기업들의 투자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집중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국내 대기업 연구소에서 '석출형 리튬음극'을 적용해 전고체 배터리 성과를 발표했다. 현재 일본 도요타가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중국에서도 관련 투자가 활발하다.

그는 "전고체 배터리의 주목도가 높아지며 음극소재로 CNTs가 각광을 받고 있다. 수백억원대 설비를 갖춘 대기업, 중견기업이 CNTs 기반 이차전지 전극 시장에 다수 참여하고 있다"면서 화인카보텍의 기술을 소개했다.

양 대표에 의하면 전고체 배터리를 충전할 때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는 리튬이 음극 쪽에 쌓여 나뭇가지 모양 결정체가 형성되는데 배터리의 수명이 짧아지거나 안정적인 충방전을 방해한다.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기 어려운 이유중 하나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를 해 왔다. 음극에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은포일에 탄소나노튜브를 복합층으로 균일 분산시켜 전고체 음극활물질을 개발했다"면서 "리튬2차전지 양극활물질인 NCM811(니켈코발트망간811)에 CNTs를 직접 성장시켜 별도의 탄소전도체를 쓰지 않고 활물질 자체로 전도재를 포함하는 기능의 양극활물질 개발에도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극 활물질인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Si55%(규소55%) 합금에 CNTs를 직접 성장시켜 음극물질을 개발했다"면서 "슈퍼 커패시터는 이차전지와 더불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되고 있다. 우리는 Ni(니켈) foam과 Fabric을 지지체로 사용해 CNTs를 직접 성장시켜 슈퍼 커패시터 활물질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화인카보텍은 관련 기술의 1차 테스트를 마친 상태다. 양 대표는 직접 기술 개발을 마치지 못하면 M&A를 통해서라도 다국적 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그는 "독일, 미국 등 자동차 업체와 논의하고 있다"면서 "마스크 필터로 자금을 확보해 우리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 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 "기업인의 삶은 롤러코스터, 그래도 기술에 집중할 것"

"창업해 일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마치 롤러코스터 같았다. 가족, 지인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기술 개발을 중단할 수 없었다. 같은 상황이 오면 똑 같이 할 것이다."

양 대표는 기술 개발과정 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지만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은 그의 가슴 한켠에 여전히 남아있다.

그는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을 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출연연, 대학과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대덕연구단지는 그런면에서 강점이 많다. KAIST 등 지역대학 교수진께 질문하고 연구장비를 활용한 분석지원, 나노조합의 T2B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해외에서는 인정하는데 국내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인정할 필요도 있다"면서 "일본의 소부장 수출 규제로 소재연구개발 지원이 늘었지만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재는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산학연이 협업해 기초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양 대표에게 앞으로 계획, 창업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자신은 아직 개발자' 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수익을 많이 내는) 기업인으로서 직원들과 같이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소망을 내 비쳤다. 이어 그는 "첫 사회인이 되는 청년이나 창업 후배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꼰대라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힘들어도 끝까지 가자, 지금은 아이디어만 좋으면 지원제도도 많으니 허황된 꿈이 아닌 미래를 꿈꾸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가 각종 지지체에 키운 탄소나노튜브와 CNT 상용화를 위해 개발한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길애경>양 대표가 각종 지지체에 키운 탄소나노튜브와 CNT 상용화를 위해 개발한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길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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