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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코로나의 전쟁···"숨고, 속이며, 거침없이 증식"

박문호 박사,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 집중 분석
박 박사 "치료제 백신 없는 상황, 예방이 최우선"
"바이러스 이기려면 면역체계 반응 이해가 핵심지식"
박문호 박사는 5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최신 논문을 바탕으로 특강을 마련했다. 사진은 바이러스가 인체세포에 들어오는 과정.<사진=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 박문호 박사는 5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최신 논문을 바탕으로 특강을 마련했다. 사진은 바이러스가 인체세포에 들어오는 과정.<사진=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

코로나 바이러스는 영리하다. 바이러스 한마리가 숙주세포인 인체 침입에 성공하면 가장 먼저 증식 역할을 맡을 단백질을 만든다. 그리고 1번 단백질이 몸의 통신망이라 할 수 있는 전달체계를 차단한다.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인체의 면역체계가 작동할 수 없도록 막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세포막에 숨어서 빠르게 이동하며 거침없이 증식, 인체를 무차별 공격한다. 일부는 또 다른 완성체로 몸 밖으로 나가 다른 숙주 세포 공격에 나선다. 호흡기 바이러스로 전파력도 높고 빠르다. 사전에 예방하지 않는다면 바이러스 공격에서 누구도 피해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SARS-CoV-2, 코로나19) 확진자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천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53만명에 이른다. 과학계는 더 강력한 2차 팬데믹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빠른 전파 속도에 지구촌 전체가 긴장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감염자는 극심한 통증과 고열, 호흡곤란을 호소한다. 인체 세포내에서 빠르게 복제되며 생명까지 앗아가기도 한다. 코로나19는 어떤 바이러스이길래 이처럼 위협적일까. 각국의 연구자들이 연구과정을  사전공개하며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박자세)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강의와 박문호 박사의 추가 설명, 보충자료를 바탕으로 코로나19의 특징과 활동을 알아 보았다. 박 박사는 코로나19의 위험성과 과학적 접근의 필요성에 따라 이번 특강을 준비했다. 강의는 코로나19관련 최신 논문을 중심으로 5시간동안 진행됐다. 박자세는 박문호 박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연과학 수업을 진행하며 대중의 과학화 운동을 펼치고 있는 공부단체다.

◆ 코로나19 우리 몸에서 어떻게 증식할까


박문호 박사의 '코로나19' 특강 1편.<영상=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박문호 박사의 '코로나19' 특강 2편.<영상=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ICTV)가 채택한 볼티모어 분류에 의하면 코로나19는 +ssRNA 타입이다. 크기는 약 0.1㎛(마이크로미터)로 인체 세포가 축구공만 하다면 코로나19 세포 한 개는 좁쌀만 하다. 인체세포와 비교해 100만배 정도 작다. Genome 분석결과 코로나19의 gRNA는 2만9903개의 핵산분자(AGCU)로 구성돼 여기에서 9860개의 아미노산을 생성한다. 인간의 RNA 염기가 평균 3000개, 인간면역결핍(HIV)의 염기가 1만개로 이뤄진 것에 비해 상당히 큰 규모다.

코로나19의 모양은 외피가 있고  돌기처럼 튀어나온 스파이크 단백질(S), 막에 삽입된 외피단백질(E), 막 단백질(M),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둘러싼 뉴클리오캡시드 단백질(N) 등 네가지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바이러스의 최대 목적은 복제(Replication) 와 전사(Transcription)다. 쉽게 말하면 자식을 끊임없이 만들며 번식하려는 것이다. 혼자 살아가지 못하는 바이러스는 숙주세포를 찾게 된다.

코로나19는 숙주인 인체 세포에 침입할 때 세포 표면의 ACE2를 인식해 들어온다.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 세포의 ACE2 수용체와 맞물리듯 결합을 한다. 이때 허파꽈리 상피세포 타입2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가위 TMPRSS2가 이용되면서 스파이크 단백질의 튀어나온 부분을 잘라낸다. 외피에 쌓여 있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 내로 들어오는게 수월해진다.

박문호 박사의 강의 중 칠판 내용.<사진=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박문호 박사의 강의 중 칠판 내용.<사진=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인체 세포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작동하는게 기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숙주세포에 들어오면 세포막으로 이뤄진 엔도솜(endosome) 속에 존재한다. 엔도솜 속 바이러스는 고속도로에 올라탄 듯 내부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원래 바이러스가 세포안에서 이동할 수 있는 속도는 10㎛가는데 2시간 걸린다(헤르페스 바이러스인 경우). 하지만 세포내에 있는 망상구조체를 통해서 바이러스 이동 속도가 400배 빨라진다. 바이러스의 속임수에 숙주세포는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 확산을 돕는 것이다.

토가(toga) 바이러스인 경우 1마리가 인체 세포에 들어오면 12~16시간 만에 1만 마리의 바이러스를 만들어 낸다. 하루 2만 마리까지 가능하다. 인체는 침입자 바이러스가 활개를 치면서 통증과 고열로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것은 물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면역체계를 갖춘 인간이 어떻게 바이러스에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까.

코로나19는 똑똑하다. 증식을 위해  단백질(pp1a,  pp1ab) 덩어리를 만든다. 단백질 덩어리는 바이러스가 만들어 낸 단백질 가위에 의해 ppla는 11개, pplab는 16개로 쪼개지면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들은 비구조적(Non structural protein) 단백질로 인체 세포를 무력화 하거나 RNA전사(Transcription)와 RNA복제(Replication) 등 각각의 기능을 갖는다. 

16개의 비구조적단백질 중 1번(nsp1)은  인터페론(Interferon)의 활동을 차단한다. 인터페론은 사이토카인의 일종으로 숙주세포가 바이러스, 세균, 기생균 등에 감염될 경우 세포에서 분비된다. 주변 세포들이 항바이러스 방어 효과를 내도록 돕는데 nsp1번이 그런 기능을 막는다.

2, 11번의 기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3, 5, 15번은 분해 효소 RNAase를 통해 인체 세포의 면역을 막는다. 바이러스는 이처럼 숙주세포의 면역, 방어태세를 떨어뜨리고 바이러스 확산을 본격화 한다. nsp12번이 중합효소인 RdRp(RNA dependent RNA polymerase) 역할을 하고 nsp7, 8, 9, 10, 13이 합류하며 바이러스 생산을 위한 복제전사복합체(RTC, Replication-Transcription Complex)가 완성된다.

이처럼 RTC가 완성되면 코로나19는 바이러스의 각 부품 단백질(S, E, M , N)과 gRNA를 조합한다. 인체 세포 속  gRNA 복제 유전체는 스파이크 단백질(S)과 외피단백질(E), 막단백질(M), 뉴클리오캡시드 단백질(N)과 합성하며 완성체 바이러스가 되고 숙주세포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또 다른 숙주 세포를 공략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박문호 박사는 논문을 중심으로 5시간의 강의를 통해 세가지를 강조했다. 첫번째 바이러스의 분류, 두번째 바이러스가 숙주세포 속에서 유전정보를 복제하고 전사하는 분자 세포 생물학의 정확한 메커니즘 이해 필요성, 세번째는 숙주세포가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면역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박사는 "코로나19 대응 항체를 이해하는 지름길은 게놈과 면역시스템, IL6(인터루킨6)를 포함한 면역체계의 반응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바이러스를 이기는데 중요한 핵심지식이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미 생물학자 볼티모어 분류법으로 보니

코로나19는 RNA바이러스로 알려진다. 이는 유전정보가 리보핵산(RNA)으로 체내에 침투해 유전정보를 복제하는데 그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잦아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 때문에 인류에게 악명높은 RNA 바이러스는 여럿이다.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ICTV)는 미국 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의 방식을 채택해 바이러스를 분류했다. 볼티모어는 바이러스를 7개 타입으로 분류했다. 그의 분류법은 바이러스 유전체가 DNA인지, RNA인지, 유전체가 외가닥인지, 더블인지  등으로 구분한다. 볼티모어 박사는 역전사효소를 발견하며 197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우선 첫번째 타입인 dsDNA. 이름에서 보여지듯이 유전체 가닥이 더블인 DNA 유전체 바이러스다. 5억명의 인류를 죽음으로 몰고간 천연두(SmallPOX) 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둘째 타입은 유전체 가닥이 싱글인 ssDNA로 동물에 침입해 심장과 간을 손상시키는 파보(PARVO) 바이러스가 있다. 세번째 타입은 dsRNA로 설사 증상을 일으키는 레오(reo) 바이러스가 이에 해당한다.

네번째 타입은 +ssRNA로 피코르나(picorna), 토가(toga), 코로나(corona), 폴리오(polio) 바이러스가 있다. 토가 바이러스는 감기의 상당수가 이에 해당한다. 폴리오 바이러스는 신경계 감염으로 소아마비 질환을 유발한다. 1955년 조냐 솔크 박사가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하면서 폴리오 바이러스는 종식된다. 솔크 박사는 백신개발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솔크연구소(세계5대 연구소)를 건립, 연구자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2002년 사스, 2012년 메르스를 지나 코로나19로 등장했다. 이번 코로나19 분류는 사스와 메르스를 겪으며 바이러스 타입을 알 수 있어 감염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섯번째 타입은 -ssRNA로 홍역, 광견병, 독감, 에볼라, 신종플루가 있다. 여섯번째 타입인 +ssRNA-RT는 후천성면역겹핍증(AIDS)의 원인인 인간면역결핍(HIV) 바이러스가 포함된다. 일곱번째는 dsDNA-RT로 B형 간염을 일으키는 hepadna 바이러스가 있다.

박 박사는 "코로나19는 신종플루로 알려진 독감과 다른 타입이다.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를 장악하며 통증이 심하고 폐 기능에 큰 피해는 주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손씻고, 마스크 착용하면 95% 예방이 가능하다. 아직 치료제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볼티모어 박사의 바이러스 분류법.<사진=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볼티모어 박사의 바이러스 분류법.<사진=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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