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CEVI융합연구단, 중국에 이어 2번째 개발 성공
연구단·팀간 협력으로 이룬 성과···진단키트 정확성 향상
"위양성·위음성 등 잘못된 판단 크게 줄일 것"


코로나19 표준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영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내연구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에 이어 2번째로 진단 효율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연구단과 팀간의 협력이 일궈낸 성과로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과 신종바이러스(CEVI) 연구단(단장 김범태)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코로나19 진단은 실시간 중합효소 연쇄반응(RT-PCR)을 통해 이뤄진다. 시험관 내에 있는 특정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증폭하는 반응이다. 즉 진단시약 안에 있는 프라이머(Primer) 물질이 코로나19에만 나타나는 특이 DNA 부위에 달라붙어 이를 증폭시킨다. 이때 증폭 과정을 얼마나 거쳤는지 의미하는 Cq(역치 사이클)값이 일정 기준값보다 낮으면 양성, 높으면 음성으로 판정한다. 프라이머는 유전자 진단을 위해 DNA를 복제할때 목표 유전자 DNA 염기서열과 정확하게 결합할 수 있는 짧은 염기서열이다.  약 18~22개의 염기서열을 갖는다.

하지만 진단키트마다 기준값이 다르다면 문제가 된다. 매번 같은 진단제품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제품마다 판단여부가 다르게 나오면 어떤 수치를 믿고 판단할지 어렵다.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는 표준물질이 중요하다. 표준물질을 답안지가 주어진 문제로 비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역전사 디지털 중합효소 연쇄반응((Reverse Transcription Digital PCR, RT-dPCR)을 이용, 코로나19 바이러스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RT-dPCR은 중합효소 연쇄반응 기술의 일종으로 반응액을 미세 방울로 만들거나 작은 구획으로 분리시켜 유전자를 증폭하는 기술이다. 반응이 끝난 후 형광신호를 내는 방울, 구획 개수를 바탕으로 유전자의 개수를 측정할 수 있는 역전사 정량 중합효소 연쇄반응(RT-qPCR) 보다 정밀도와 반복성이 높다.

이번 연구팀의 성과는 검체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존재 유무와 개수까지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 표준물질의 유전자 개수를 기준으로 삼으면 앞으로 위음성(감염됐으나 아니라고 판정), 위양성(감염되지 않았으나 감염으로 판정)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개발된 코로나19 표준물질은 전체 유전체의 약 90%를 포함하고 있다.  중국의 10% 표준물질에 비해 더 많은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어 바이러스 변이에 빠르게 대응 가능하다.

배경영 표준연 바이오의약품분석표준팀 책임연구원은 표준물질 개발로 국산 진단키트의 품질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세일 표준연 미생물분석표준팀 책임연구원은 "CEVI 연구단과의 협업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와 유전체 확보가 가능했다"면서 코로나19와 더욱 유사한 바이러스 입자 형태의 표준물질 개발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박현민 원장은 이번 성과를 팀간의 협력 결과로 분석했다. 실제 연구팀은 CEVI융합연구단에 4년간 참여하며 다양한 바이러스 진단법과 유전체 분석법을 개발하는데 기여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와 유전체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 또 미생물분석표준팀과 바이오의약품분석표준팀이 함께하며 바이러스 진단과 분석의 묘미가 성과로 이어졌다.

한편 이번 연구는 표준연 주요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코로나19 표준물질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세일 책임연구원, 유희민 선임연구원, 배영경 책임연구원, 이다혜 선임연구원.<사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코로나19 표준물질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세일 책임연구원, 유희민 선임연구원, 배영경 책임연구원, 이다혜 선임연구원.<사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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