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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접근법 바꿨다···연료 잘태워 미세먼지·CO₂↓

에너지연 미세먼지연구단 '친환경 에너지 연구' 기후변화 대응 선봉
저급 연료 고품질화해 오염물질↓, 중국·몽골에 기술이전 추진
여과집진기 효율 높여 미세먼지 10분의1 ↓, 촉매 연구도 박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후변화연구본부 미세먼지연구단은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저감에 필요한 전 영역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현설 박사, 정순관 단장, 최영찬 박사, 전재덕 박사. <사진=김인한 기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후변화연구본부 미세먼지연구단은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저감에 필요한 전 영역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현설 박사, 정순관 단장, 최영찬 박사, 전재덕 박사. <사진=김인한 기자>

산업 활동으로 발생한 미세먼지·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따라가기식 대응을 넘어 저효율 연료를 고효율로 태워 배출가스를 사전 차단하는 접근법이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배출 미세먼지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기술과 연료 효율을 높여 미세먼지 발생 자체를 사전에 35% 이상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과 맞닿아 있어 기후변화 대응에 기반 기술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그린뉴딜은 미세먼지 해결 등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날로 강화되는 국제 환경 규제 속에서 우리의 산업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했다.

발표 핵심은 산업과 환경의 공존이다. 산업 활동으로 인한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배출은 필연적이다. 발전소, 제철소, 소각로 등에서 연료를 태우고 나면 NOx(질소산화물) SOx(황산화물) CO(일산화탄소) 등이 나오고 공기 중에 부유하면서 다른 물질과 화합 결합해 미세먼지가 만들어진다.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VOCs(휘발성유기화합물)도 지구온난화 원인 물질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결국 산업과 환경의 공존은 기술을 통해 가능해진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은 올해 2월 출범했다. 연구단에는 20명 넘게 소속해 있다. 연구진이 그간의 성과를 되짚어 보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은 올해 2월 출범했다. 연구단에는 20명 넘게 소속해 있다. 연구진이 그간의 성과를 되짚어 보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15일 미래 기술로 문제 해결 선봉에 나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후변화연구본부 미세먼지연구단을 만나봤다. 미세먼지연구단은 발생 미세먼지 저감을 넘어 미세먼지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연료 효율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까지 진행 중이다.

최영찬 에너지연 미세먼지연구단 박사팀은 저급탄을 고품위화 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연간 석탄 사용량은 1억t에 육박하는데, 그중 30~40%가량이 저급탄으로 쓰인다. 저급탄은 발열량이 낮고 수분이 높아 고급탄에 비해 더 많은 연료 공급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연료 효율을 높여 소모량을 줄이고 유해물질을 원천 저감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35% 이상 저감하는 연구결과도 냈다.  

최영찬 박사는 "중국과 몽골에서 저급탄을 활용해 발전소와 제철소를 돌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중국, 몽골과 협력해 저급탄을 고품질로 바꿔주면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몽골에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 박사 연구팀은 식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바이오매스(Biomass) 연료도 연구 개발 중이다. 발전소나 소각로, 보일러 등에서 연소가 일어날 때 알칼리 미네랄 성분(K·Na·Cl)이 있으면 부식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바이오매스에 있는 K(칼륨)·Na(나트륨)·Cl(염소)를 추출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청정 연료 사용을 극대화하도록 했다.

◆설비 안 바꾸고···여과 집진기 효율만 높여 미세먼지 10분의 1 저감

POSCO 광양제철에 적용된 실규모 복합재생 여과집진장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이 지난 2017년 이전한 기술. 왼쪽은 제철소에 설치된 장치, 우측은 클로즈업된 모습.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POSCO 광양제철에 적용된 실규모 복합재생 여과집진장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이 지난 2017년 이전한 기술. 왼쪽은 제철소에 설치된 장치, 우측은 클로즈업된 모습.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박현설 박사팀은 미세먼지 여과 집진기를 개발해 미세먼지 저감 효율을 10배 이상 늘렸다. 국내에는 화력발전소, 제철소, 소각로 등 굴뚝만 17만개에 다다른다. 박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17만개가 넘는 굴뚝 자체를 바꿀 필요가 없다. 제철소나 발전소에서 운전 중인 집진기 후단에 최소 공간만을 활용해 추가적인 집진 효율을 9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박 박사팀은 2017년 중소기업에 기술 이전했다. 해당 기술은 올해까지 제철소에서 실증이 진행된다. 현재 광양제철에 실규모 20만m3 여과 집진장치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박현설 박사는 "기존 설비를 전체 바꿀 필요도 없이 집진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라면서 "해당 기술이 적용되면 전체 집진효율을 99% 이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재덕 박사팀은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벤젠, 아세틸렌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산업체에서 주로 쓰이는데, 대기 중에 방출될 경우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대기오염뿐만 아니라 광화학 스모그 등을 유발한다.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 희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 박사팀은 압력 차이를 이용해 휘발성유기화합물 분리·농축용 저에너지형 복합 분리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친수성·소수성 물질 어디에든 쓰일 수 있어 활성탄과는 차별점을 지닌다.   

◆LNG 발전소 배출가스, 낮은 온도에서 촉매로 분해

정부의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0년 46%인 원전과 석탄 비중을 2034년까지 25%까지 줄인다고 발표했다. 그 자리를 LNG(액화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의 경우 장기간 준비가 필요하다면 LNG는 즉각 대체가 가능한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LNG 발전소는 기동과 정지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대기환경 오염 원인 물질인 NOx, CO를 다량 배출한다. 그간 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NOx, CO 분해를 위해 촉매 연구가 국내외에서 진행돼 왔으나 온도 대역이 300도 이상 올라가야 하는 한계를 지녔다. 

에너지연 미세먼지연구단은 온도 대역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180도에서도 92% 이상 효율을 지니는 촉매를 개발했다. 180도에서 400도까지 커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발전소, 소각로, 산업체 등에서 연소가 일어날 경우 초기에 NOx와 CO를 저감할 수 있다. 

정순관 에너지연 미세먼지연구단장이 환경과 산업의 공존이 가능한 기술개발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정순관 에너지연 미세먼지연구단장이 환경과 산업의 공존이 가능한 기술개발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정순관 단장은 "LNG 발전소는 특성상 도심 주위에 위치한다"면서 "시민 건강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환경 규제를 대폭 개선해 산업 활동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에너지연 미세먼지연구단 구성원은 "산업체에서 환경문제를 신경 쓰지 않고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미래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과 환경이 상생하려면 결국 기술밖에 없다"면서 "배출 제로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 구성원.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현설 박사, 정순관 단장, 최영찬 박사, 전재덕 박사. <사진=김인한 기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 구성원.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현설 박사, 정순관 단장, 최영찬 박사, 전재덕 박사.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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