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협동조합, 중소기업 성장 위한 클러스터 구축
미얀마 해상부유식발전플랜트 설계기본도면 제작 등 글로벌 진출 발판 마련

부산광역시 사상구 엄궁동에 위치한 부산테크노파크 엄궁단지. 층별 안내도에서 다양한 입주기업들을 확인할 수 있는 가운데 3층과 4층을 가득 채운 '조선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협동조합(이하 KOSEC)'의 이름을 볼 수 있다. 

2014년 부산발전연구원(現 부산연구원)은 조선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 분야의 발전을 위해 실시한 연구사업에서 관련 중소기업들이 제각기 산재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여 개의 기업들이 모였으며, 'KOSEC'이라는 이름으로 시작을 알렸다.

◆ KOSEC Assemble···조선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 기업이 모여들다

"KOSEC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모여있다'라는 점입니다. 유관기업끼리 같은 공간에서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며 자생할 수 있는 중소기업 생태계를 만든 것이죠."

김정돈 사무국장은 KOSEC의 가장 큰 경쟁력과 생존비결로 공간적인 요소를 꼽았다. 같은 협동조합 소속이어도 뿔뿔이 흩어져 있는 일반적인 협동조합과는 다르게 KOSEC은 사무국을 포함한 대다수의 소속 기업이 같은 공간에 모여 있다.

부산테크노파크 엄궁단지에 새지점을 마련한 KOSEC. 현재 65개 기업, 370여 명이 소속되어 있다.<사진=이원희 기자>
부산테크노파크 엄궁단지에 새지점을 마련한 KOSEC. 현재 65개 기업, 370여 명이 소속되어 있다.<사진=이원희 기자>
이 바탕엔 부산시와 지역 대학의 끈끈한 협력관계가 있었다. 부산시는 지역 대학과의 MOU, 지원사업 등을 통해 입주 공간 및 임대료를 지원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 KOSEC은 부경대학교 한미르관을 비롯해 동명대학교와 경성대학교*, 동주대학교 그리고 부산테크노파크 엄궁단지에 지점을 구성했으며, 지점 간 연계를 통한 클러스터 구성에 성공했다.
*현재 경성대학교 지점은 운영하지 않는다.

김 사무국장은 "적극적인 지원 속에 관련 기업이 차례차례 모여들었다"라며 "10여 개 기업으로 출발한 협동조합이 현재 65개 기업으로 늘어났으며, 소속 조합원도 370여 명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OSEC은 조선과 해양플랜트 분야의 엔지니어링 기업뿐만 아니라 IT, 교육, 전산 등 다양한 유관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라며 "유관기업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발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여느 협동조합과 마찬가지로 KOSEC 역시 초창기 운영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김 사무국장은 "협동조합 100개 중 90개는 3년 안에 사라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초창기 운영이 어렵다"라며 "KOSEC도 2명이서 임금도 받지 못한 상태로 버티기만 한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창기 기업들의 자발적인 도움이 있었고, 이후 시의 지원이 이어졌다"라며 "이 과정 속에서 정부 사업을 수주하기 시작했고, 신규 가입 기업들이 늘어나며 안정기에 들어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바다를 건너 세계로···KOSEC 기술이 미얀마를 밝히다

안정화된 운영은 성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KOSEC의 회원사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 수주 소식을 전해온 것이다.

김 사무국장은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어선 및 해양 순시선, 탄자니아의 여객선 등 굵직한 성과들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최근 미얀마의 해상부유식발전플랜트(BMPP, Barge Mounted Power Plant) 사업 수주를 위한 기반 구축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미얀마는 산업단지 뿐만 아니라 국민 주거단지의 생활전력 자체도 부족한 국가다. 안타까운 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력발전소를 지을 공간 역시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발전시설을 바다 위에 띄우는 해상부유식발전플랜트이다.

KOSEC 소속 회원사가 제작한 BMPP 기본설계도면. 전력이 부족한 미얀마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사진=KOSEC 제공>
KOSEC 소속 회원사가 제작한 BMPP 기본설계도면. 전력이 부족한 미얀마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사진=KOSEC 제공>
김 사무국장은 "SETCOOP의 과학기술인협동조합 사업화지원 사업을 통해 미얀마 BMPP 기본설계도면의 제작비용을 지원받았다"라며 "이를 통해 우리 회원사에서 제작한 설계도면이 미얀마에 전달되었으며, 정부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사업이 일시 정지된 상태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본격적으로 상세설계도면 등 사업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번 설계도면의 경우 지적재산권을 자체적으로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활용이 가능해 단일사업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라고 강조했다.

주로 동남아와 아프리카 국가와 국가적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형태의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KOSEC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김정돈 사무국장은 함께 모여 있는 점을 KOSEC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으며, 새롭게 함께 할 회원사의 적극적인 문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사진=이원희 기자>
김정돈 사무국장은 함께 모여 있는 점을 KOSEC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으며, 새롭게 함께 할 회원사의 적극적인 문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사진=이원희 기자>
김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의 EDCF나 ODA의 경우 과정은 단순한 편이지만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편이다"라며 "이 경우 민간기업 차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어도 정부 단계에서 시간이 오래 소요되다보면 중소기업의 경우 시간과 비용이 어려움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동조합은 조합원사를 지원함과 동시에 정부, 지자체, 연구기관 등 다양한 유관기관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며 "또한 새로운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산업의 발전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를 혼란에 빠져 있는 가운데 KOSEC 역시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력과 높은 신뢰, 그리고 적극적인 협력 속에 대부분의 사업은 취소가 아닌 일시 정지 상황이며, 코로나19 이슈가 차차 해결되면 다시 성과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지역발전과 산업발전···새로운 생태계가 싹트다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KOSEC의 계획은 이어지고 있다. 먼저 KOSEC이 위치하고 있는 부산 서부지역의 성장이 기대된다.

김 사무국장은 "부산은 동부와 서부 지역의 편차가 큰 도시다. 서부 지역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선 해당 지역의 기반이 필요한데, KOSEC을 비롯한 조선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 기업들이 클러스터를 이뤄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엄궁 클러스터의 경우 새로운 입주기업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OSEC이 새지점을 구성한 부산테크노파크 엄궁단지. KOSEC 회원사는 저렴한 조건으로 입주가 가능하다.<사진=부산테크노파크 홈페이지>
KOSEC이 새지점을 구성한 부산테크노파크 엄궁단지. KOSEC 회원사는 저렴한 조건으로 입주가 가능하다.<사진=부산테크노파크 홈페이지>
그는 이어 "우리의 기술적인 측면을 실현해줄 기자재 분야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라며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과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등 기자재 분야 연구기관 및 협동조합과 연계를 통해 해외 수주 추진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발족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연계가 이뤄져 대규모 해외사업을 KOSEC 회원사가 수주할 경우, 사업에 필요한 기자재를 발주해 다시 우리나라 기자재 기업들이 수주할 수 있는 형태가 되며 수익구조를 연결시킬 수 있다. 

김 사무국장은 "기존 우리나라 조선업과 해양플랜트 등의 산업은 대기업 중심이었고, 대기업이 부재할 경우 중소기업의 생존이 어려웠다"라며 "KOSEC은 각 전문분야의 기업들이 모여 협업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려운 초창기를 잘 버티며 이어온 노력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라며 "함께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나갈 조선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 분야의 새로운 전문기업들의 합류도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KOSEC 엄궁클러스터에 저렴한 입주공간 제공
- 101m2형(1실), 109m2(1실), 112m2(5실)
- 임대료+관리비 : 4,000원/m2(전기료 별도)
- 문의처 : 070-7707-6082, co_operativ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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