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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대 프로젝트 '인공태양' 띄울 '조립' 시작됐다

ITER, 착수 기념식···회원국 정상들 축하와 격려 메시지
토카막 부품만 100만개, 기술적 한계 극복
2025년 첫 플라즈마 생성···2040년까지 실험·운영 예정
프랑스 카다라쉬에 건립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진 가운데 높은 건물이 토카막 건물과 부품조립 동이다.<사진= ITER 홈페이지 갈무리>프랑스 카다라쉬에 건립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진 가운데 높은 건물이 토카막 건물과 부품조립 동이다.<사진= ITER 홈페이지 갈무리>

인공태양을 담을 용기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장치 조립이 시작됐다. 미래에너지 실현에 성큼 다가서며 구체화 되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미국, 일본, 인도 등 회원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영상과 서면인사로 ITER 장치 조립 시작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28일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에 의하면 7개국이 참여하는 ITER 국제기구는 한국시간 오후 5시(현지시간 오전 10시) 프랑스 카다라쉬 ITER 건설 현장에서 열린 '장치 조립 착수 기념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장치 조립에 들어간다. 이날 기념식은 ITER 건설 현황과 향후 조립 계획이 실시간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는 2007년 건설을 시작, 2025년 첫 플라즈마 생성을 목표로 한다. 2040년까지 실험·운영할 예정으로 인류 최장·최대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회원국들이 각자 개발, 제작해 온 핵심 품목들의 현장 조달이 실현됨에 따라 하나의 장치로 조립하는 단계에 돌입했다.

버나드 비고(Bernard Bigot) 총장은 "ITER 조립단계 착수는 최근 몇 달 동안 전 세계로부터 부품들이 도착하며 가능해졌다"면서 "ITER 국제 프로젝트는 35개 회원국들이 기후변화에 맞선 공동의 대응에 항구적인 방법으로 같이 하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며 조립착수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부품 하나하나씩 기계를 건설하는 것은 복잡한 시간표에 따라 3차원 퍼즐을 조립하는 것과 같다"면서 "장치 조립의 사업관리, 시스템 엔지니어링, 리스크 관리, 물류 등 모든 측면이 스위스 시계처럼 정확하게 수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향후 몇 년간 따라야 할 복잡한 대본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술의 결정체, ITER 핵심시설 토카막 구성 부품들

토카막 핵심 부품.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TF 코일, PF 코일, CS 코일, 저온용기, 진공용기.<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토카막 핵심 부품.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TF 코일, PF 코일, CS 코일, 저온용기, 진공용기.<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핵융합은 플라즈마 상태에서 가능하다. 우리가 태양 빛을 볼 수 있는 것은 핵반응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며 플라즈마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인공상태에서는 태양과 같은 중력이 없어 핵융합을 지속하기 위한 초고진공의 시설이 필요하다. 때문에 진공용기, 코일, 저온용기 등으로 구성된 토카막은 ITER의 핵심이다. 토카막에 들어가는 부품은 100만개 이상이다. 제조국이 달라 엄격한 사양, 일정은 필수다.

인공의 핵융합은 중수소와 삼중수소 가스를 큰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 공간에 분사하면서 시작된다. 수소가 구름과 같은 이온화 된 플라즈마가 될때까지 가열해 가둔다. 진공용기 속 플라즈마의 중심온도는 1억5000도(℃ )로 초고온이다. 태양의 중심부보다 10배가 뜨거운 온도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핵융합 연료는 바닷물과 리튬에서 얻을 수 있어 풍부하다. 파인애플 크기의 양으로 석탄 1만 톤에 상당하는 연료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폐기물 처리 비용이 없어 핵융합은 미래 에너지로 주목된다.

인공태양은 핵융합 반응에서 소량의 질량이 막대한 에너지로 변환되는 원리다(E=mc²). 초고온에서 플라즈마를 가두고 진공용기 내부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어 플라즈마를 용기 공중에 띄운다. 또 초전도성을 갖기 위해 항성 우주 공간의 온도인 영하 269C˚의 액체 헬륨으로 내부를 냉각한다.

진공용기는 밀폐된 도넛 모양의 스테인리스강 챔버다. 강력한 자기장으로 용기 속 플라즈마 입자들이 벽에 닿지 않고 계속 나선형으로 움직인다. 진공용기는 한국 4개(#6, #1, #8, #7), 유럽에서 5개를 제작해 납품하는 9개의 섹터로 구성된다. 첫 진공용기 섹터 6번은 한국(현대중공업)에서 제작, 지난 21일 프랑스에 도착했다. 섹터의 1개 크기는 높이 11.3m, 폭 6.6m, 무게 400톤이다. 진공용기 내 44개 포트는 원격 조작, 진단, 가열, 진공시스템 접근이 가능토록 한다.

자석은 3가지 형태를 사용한다. 플라즈마를 진공용기 내에 가두기 위한 D형 자석 TF코일. 한국과 중국, 러시아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일본과 유럽에서 제작된다. 18개 코일 제작에는 4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한다. 각 자석은 4층 건물 높이로 무게는 360톤이다. 2개의 TF 코일은 지난 4월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제작했다.

진공용기 내 플라즈마의 위치와 형상을 제어하는 O형 자석인 PF 코일. 플라즈마를 형성해 벽으로부터 떨어뜨려 놓는다. 이는 6개로 직경 10~24m, 최대 무게는 400톤에 달한다. 첫 PF 코일은 지난 5월 중국에서 만들어 납품했다. 두번째는 유럽에서 만든 것으로 ITER 현장에서 제작됐다.

중앙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유지시키는 자석 CS코일. 자석 중 가장 강력해 ITER의 뛰는 심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6개의 모듈로 제작되고 이를 합치면 13m, 무게는 1000톤으로 항공모함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자기력을 갖는다. 지지 구조물은 우주왕복선 이륙시 추진력의 2배에 상당하는 힘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첫 CS 모듈은 오는 가을에 ITER에 도착 예정이다.

저온용기는 진공용기, 초전도 자석 등을 감싸는 보온병이다. 베이스, 하부 실린더, 상부 실린더와 상부 덮개 등 4개 부분으로 이뤄진다. 하부 실린더는 고대 거석기념물 스톤헨지와 직경이 같다. 진공과 극저온 환경을 제공한다.  토카막은 에펠탑 3개와 비슷한 2만3000톤의 무게, 높이 30m, 지름 30m 규모에 이른다.

토카막 장치 부품과 조달 국가.<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토카막 장치 부품과 조달 국가.<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인공태양 띄울 조립동 등 완성, 공정률 70%

ITER는 핵융합에너지 대량 생산 가능성 실증을 위해 한국, 미국, EU,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7개국이 공동으로 개발·건설·운영하는 핵융합실험로로 2007년부터 25년까지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건설 중이다. 예산은 EU가 45.46%, 나머지 6개국이 각 9.09%를 맡는다. ITER 조립은 전 세계에서 인도된 부품을 조립, 설치하는 것으로 ITER 기구가 총괄한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이 진행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이 진행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태양을 위한 현장의 빌딩, 토목공사는 공정률 75%다. 25년 플라즈마 첫 발생 목표 대비 공정률은 70%다. 토카막 빌딩과 조립동은 완성됐다. 장치 조립에 걸리는 시간은 4년 반 정도로 예상된다.

작업은 토카막 주장치 조립뿐만 아니라 라디어 주파수 가열, 연료주기, 극저온, 냉각수, 진공, 제어, 고압 전기시스템과 같은 보조시스템 설치도 병행된다. 원형의 토카막은 바로 옆 조립동에서 9개의 섹터를 사전 조립하는 진공용기, 은으로 도금된 열차폐체, 2개의 TF 코일이 결합되는 것이다. 제조원이 다른 상태에서 거대한 크기와 무게, 엄격한 공차, 제한된 일정 등 미증유의 기술적, 시공적 도전으로 보고 있다.

섹터 부조립장비(SSAT)는 한국 기업에서 만들어 설치됐다. 장비의 높이는 건물 9층과 맞먹는 23m, 무게는 900톤에 달한다. 오차 범위는 1mm이내로 기술 완성도에서 극한의 완벽성을 요구한다.

유석재 소장은 "한국의 산업체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ITER 국제기구와 회원국으로부터 누적 6180억원(2007~2020년 6월, 136건)의 조달품 수주 성과를 거뒀다"면서 "한국이 ITER에 참여하면서 납부한 분담금 총액 3723억원(20년 예정치 포함)을 넘는다. 또 한국의 핵융합에너지 전문가들이 장치건설 총괄을 맡는 등 역량과 리더십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ITER 초기부터 부총장을 지낸 이경수 박사는 장치 조립 시작에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준비해온 일들이 구체화 되는 것이다. 토카막 빌딩 자체가 무척 어려운 기술이다. 콘크리트로 만든 기계라 할 수 있는데 모든 사고, 지진 등에 대비하면서 인터페이스 장치들과 연결되고 지지해야 한다"면서 "KSTAR 시기에도 모두가 안될것이라고 했는데 해냈다. ITER는 각국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이뤄내야 하는 정밀함으로 기술적 난이도가 무척 높은데 불가능했던 한계를 넘어서며 현실화 하고 있는 것"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그는 이어 "모두들 ITER의 가능성을 낮게 봤는데 가장 어려운 기술들이 완성된 것으로 이젠 안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면서 "핵융합은 탄소 저감과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의 중심축으로 이번 ITER 장치 조립은 인류의 역사상에도 의미가 크다. 코로나19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래 설정에서 과학기술을 중심 열쇠로 놓고 그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ITER의 플랜트는 500MW의 열출력이 예상된다. 이를 연속 작동하는 전력망으로 연결할 경우 200MW의 전력으로 변환, 약 20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때문에 상용 핵융합발전소는 10배에서 15배 정도 더 많은 전력 생산을 위한 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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