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생태계 속 코로나 극복 방안 모색
"공동 연구하자" "연락 달라" 등 접점 찾아
레고켐·와이바이오·파멥신·지노믹트리 등 발표

바이오헬스케어협회 코빈(CovIn·Covid-cure Initiative) 포럼이 지난 4일 대전경제통상진흥원 혁신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바이오벤처 관계자 70여 명이 모여 기술을 공유하고 코로나 극복 방안을 모색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바이오헬스케어협회 코빈(CovIn·Covid-cure Initiative) 포럼이 지난 4일 대전경제통상진흥원 혁신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바이오벤처 관계자 70여 명이 모여 기술을 공유하고 코로나 극복 방안을 모색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 4일 대전경제통상진흥원 혁신관. 바이오 업계 관계자 7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코로나 특성을 논의하고, 기술 접점을 찾았다. 각기 다른 바이오 기술을 융합해 사태 해결에 일조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진단키트·치료제 개발 기업부터 이들을 후방 지원할 수 있는 바이오벤처 그리고 차세대 바이오베터, 면역항암제, 신약 등을 개발하는 기업까지 면면은 다양했다. 기업 가치를 합산한 시가총액은 7조원에 육박했다. 

이날 바이오헬스케어협회 코빈(CovIn·Covid-cure Initiative) 포럼이 열렸다. 코로나 진단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을 넘어 치료제·백신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보자는 목적이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와이바이오로직스, 파멥신, 펩트론, 지노믹트리, 안지오랩 등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사들이 연구개발 현황을 소개하면서 참석 기업 간 정보 공유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현장에선 "공동 연구할 기업을 기다리겠다" "문제 해결할 수 있는 기업 연락 달라" "해법을 알고 있다면 말씀 달라"와 같은 협업의 접점을 찾는 목소리가 나왔다. 글로벌에서 활약하는 기업들이 바이오 생태계를 통해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을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코로나 진단키트·치료제 개발 기업부터 이들을 후방 지원할 수 있는 바이오벤처 그리고 차세대 바이오베터, 면역항암제, 신약 등을 개발하는 기업까지 면면은 다양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행사에는 코로나 진단키트·치료제 개발 기업부터 이들을 후방 지원할 수 있는 바이오벤처 그리고 차세대 바이오베터, 면역항암제, 신약 등을 개발하는 기업까지 면면은 다양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레고켐바이오 "해본 적 없는 스케줄, 그러나 도전"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코로나 치료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코로나 치료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6월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에서 개발한 치료제 후보물질을 이전받았다. 현재는 스크리닝을 통해 화합물에 대한 독성과 약물 효과를 확인했다. 8월 패럿과 햄스터 등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약효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레고켐바이오 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사람에게 약효를 테스트하는 임상 1상을 완료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치료제가 나오는 계획이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2~3년 걸릴 일을 압축해 진행하고 있다"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스케줄이지만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했다. 다만 레고켐바이오는 패럿과 햄스터 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기관에 신청했으나 현재까진 가능 일자가 미정이다. 또 원숭이는 한 번 실험에 2500만원이 소요돼 기업 입장에선 적지 않은 부담이다. 김 대표는 "영장류 모델 실험 한 번에 2500만원"이라면서 "관련 부처와 관계 기관에서 이를 지원하는 방향에 대해 전향적으로 접근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레고켐바이오는 기존 항(抗)바이러스제인 나파모스타트 디자인을 바꿔 치료에 쓸 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 대표는 "나파모스타트와 관련해 관심 있는 분은 언제든 연락 달라"고 언급했다. 

◆1000억개 항체 라이브러리 와이바이오 '진격'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자사의 코로나 대응력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자사의 코로나 대응력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와이바이오로직스는 항체 기반 신약 연구개발에 몰두했던 기업이다. 그동안 1000억개가 넘는 인간 항체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코로나 사태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항원 발현과 항체 개발 능력을 갖춘 독보적인 기업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가 제공한 항체를 기반으로 관련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넥신은 치료용 항체 개발 생산에 뛰어들었고, 제노포커스는 점막 면역 백신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프로테옴텍, 수젠텍은 각각 항체·항원진단키트, 중화항체 진단키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와이바이오는 바이러스 변이를 막기 위해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를 섞어 치료제 개발을 계획 중이다. 박영우 와이바이오 대표는 "충남대병원 환자 7명에게서 100가지 정도 항체를 얻었다"면서 "앞으로 세포주와 독성 테스트를 하고, 항체 치료제 후보 물질의 효과를 동물모델에서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지오랩의 경우도 자체 라이브러리를 통해 'VEGF165'에 결합하는 항체를 개발했다. 김민영 안지오랩 대표는 "VEGF와 VEGFR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를 확보했다"면서 "이를 통해 코로나 환자의 주 원인 폐 손상을 치료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멥신·지노믹트리·펩트론도 기술 고도화

유진산 파멥신 대표는 "코로나 환자에게 VEGF가 과발현되고 이를 억제하는 VEGF 항체 '어베스틴'(Avastin) 임상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라면서 "현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효능이 증명되면 파멥신도 뛰어들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노믹트리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Antisense Oligonucleotide)를 활용한 약물과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기존 항바이러스제 약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ASO는 DNA나 RNA 분자로서 특정 발병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특정 질환의 병적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안 대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공통적으로 있는 부분을 ASO 약물로 공략하면 코로나를 저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지노믹트리는 렘데시비르가 구조적으로 지니는 문제를 개선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펩트론은 코로나에 취약한 당뇨 환자의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항바이러스제인 나파모스타트를 마이크로 형태로 폐에 투입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코로나 감염 환자가 MUC1이 과발현되는 현상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코로나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MUC1이 과발현되면서 숨을 못 쉬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면서 "MUC1을 억제하는 항체인 'PAb001'을 이용해 코로나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전임상 단계 물질이어서 기술 개발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바이오기업들은 포럼이 끝난 뒤에도 코로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이날 참여 기업은 ▲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제노포커스 ▲펩트론 ▲파멥신 ▲수젠텍 ▲이앤에스헬스케어 ▲안지오랩 ▲와이바이오로직스 ▲수파드엘릭사 ▲큐젠바이오텍 ▲나디안바이오 등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기획재정부 예산담당 팀장을 포함해 구자현 KDI(한국개발연구원) 박사, 대전광역시 과학산업국 관계자, 안전성평가연구소 박사 등도 참가해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70여 명이 넘는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코로나 사태 극복에 힘을 모았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행사에는 70여 명이 넘는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코로나 사태 극복에 힘을 모았다. <사진=김인한 기자>

참석자들 간 코로나 특성과 기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참석자들 간 코로나 특성과 기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코빈(CovIn) 포럼에선 기업 간 질의 사항을 묻고 답변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사진=김인한 기자>
코빈(CovIn) 포럼에선 기업 간 질의 사항을 묻고 답변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사진=김인한 기자>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사인 바이오벤처 대표들. <사진=김인한 기자>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사인 바이오벤처 대표들.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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