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대덕과학문화센터에 건립 예정이었으나 난항
목원대·화정D&C 법적 분쟁, 834억원 재정 부담 작용
부지 축구장11개 크기 '2만1700평'···22년 12월 완공 목표

대덕특구 융합연구혁신센터 조성사업 장소변경 보고회가 5일 대덕테크비즈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김인한 기자>
대덕특구 융합연구혁신센터 조성사업 장소변경 보고회가 5일 대덕테크비즈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김인한 기자>
정진제 대전시 과학산업과장은 5일 대덕테크비즈센터에서 '대덕특구 융합연구 혁신센터 조성사업 장소변경 보고회'를 개최하고 "설립 부지를 대덕과학문화센터에서 한스코 기술연구소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대덕특구 융합연구 혁신센터는 대전 유성구 도룡동 일원 '대덕과학문화센터' 부지에 조성하려고 했으나 여러 암초와 만나며 난항을 겪었다. 대덕융합센터 조성은 대덕특구 재창조 사업 일환이다. 이를 추진하는 대전시 입장에선 대덕과학문화센터 소유주인 목원대와 화정D&C가 수년간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점은 여러모로 부담이었다. 

이와 함께 지난 2018년 11월 대전시의회 반대도 이번 부지 변경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대전시의회는 부지와 건물 매입 비용 400억원과 건물 리모델링 434억원이 시 재정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부지를 변경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적정 장소를 찾던 중 한스코 기술연구소 부지를 낙점했다. 대덕과학문화센터에 비해 부지 면적이 5배가량 크고 사업비도 일부 줄일 수 있었던 이유에서다. 

한스코 기술연구소 부지는 대전 유성구 신성동 일원에 있다. 부지는 축구장 11개 크기인 7만1607m2(2만1700평)이고 연면적도 1만5346m2(4640평)이다. 대전시 발표에 따르면 부지 확보 200억원 리모델링 280억원 장비 구축에 154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총 634억원이 들어가고 시비 417원과 함께 국비 217원이 투입된다. 

대전시는 대덕융합센터에 융복합 공동연구, 기술사업화, AI 융합클러스터,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AI 융합클러스터를 조성해 KAIST·정부출연연구기관 AI 인력을 한곳에 모일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인들이 일종의 '아지트'로 찾을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다수 확보할 예정이다. 

대전시 계획은 타당성 조사용역(2020.08~2021.01) → 중앙투자심사(2021.02~2021.05) → 특구위원회 심의(2021 상반기) →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2021.06~2021.12) → 착공 및 준공(2021.12~2022.12)의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 대덕융합센터 그곳만의 색깔 있어야

이날 보고회에는 서철모 대전시 행정부시장,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김복철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 회장(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이규호 전 한국화학연구원 원장, 이정순 과학기술연우연합회 부회장, 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이석봉 대덕넷 대표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특히 대덕융합센터 조성이 그간 난항을 겪었던 것 중 하나는 도시계획이 일관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철모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도시계획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면서 "대전시가 선거 등으로 여건이 변화되고, 공무원의 한계가 있어 계획이 못 지켜진 건 아쉽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대덕융합센터는 과학자의 추억이 있고 연구단지의 정체성과 상징성이 있다"면서 "과학자들이 어울리고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복철 연기협 회장은 "대덕융합센터는 그곳만의 컬러가 무엇인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출연연과 벤처기업, 대학 등이 협업 융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과학자들이 올 때 공동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인순 전 원자력연 원장은 "우리가 너무나 많은 시간을 잃어버렸다"면서 "대덕연구단지가 45년이 넘었는데, 앞으로 100년, 200년을 위해 존재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100년 대계를 보고 젊은 세대들이 필요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철학을 가지고 대덕특구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덕융합센터 잔혹史

▲2017.04 대덕특구 융합연구혁신센터 조성사업 국비신청
▲2017.12 기본계획 용역비 1.5억원 국비 교부 결정
▲2018.07 지역 혁신 성장 사업 선정
▲2018.12 타당성 조사 용역 및 설계비 18억원 국비 교부 결정
▲2019.04 사업대상지 변경계획 수립(대덕과학문화센터 → 한스코)
▲2019.08 기본계획 용역 착수
▲2019.09 기본계획 용역 일시 중지
▲2020.04 기본계획 용역재개
▲2020.08 대덕특구 융합연구혁신센터 장소변경 보고회.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