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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 '포트홀' 난리···건설연 과학자 "카펫처럼 깔자"

도로포장 R&D전문가 유평준 박사, '두루마리형 아스팔트 기술' 주목
10여년간 관련 R&D 집중···"5년 내 개발 목표"
서울에서만 매년 2만개 이상 포트홀이 보고되는 가운데 이번 장마로 포트홀 피해가 더 커졌다. 포트홀은 타이어를 찢거나 차를 전복시키는 등 2차 사고를 유발한다. 포트홀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도로포장 관련 기술을 오랫동안 해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서울에서만 매년 2만개 이상 포트홀이 보고되는 가운데 이번 장마로 포트홀 피해가 더 커졌다. 포트홀은 타이어를 찢거나 차를 전복시키는 등 2차 사고를 유발한다. 포트홀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도로포장 관련 기술을 오랫동안 해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 대전, 부산 등 집중호우로 도로 위 지뢰 '포트홀(도로파임현상)' 문제가 심각하다. 이번 장맛비로 서울시 도로에는 2000여건, 대전시에는 300여곳의 포트홀이 발견돼 긴급보수를 계획하고 있다. 장마가 아니더라도 포트홀은 매년 꾸준히 발생해 운전자들을 위협한다. 서울은 매년 평균 2만개 이상 포트홀이 생긴다고 보고된다.
 
도로 위 지뢰 포트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두루마리형 아스팔트 기술(프로젝트명:신속시공을 위한 조립식 도로포장 재료 및 공법 개발)' 프로젝트를 새롭게 준비 중이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유평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두루마리형 아스팔트를 현장에 가져와 일종의 접착제를 뿌려 카펫을 깔듯 도로를 포장하는 기술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시공시간이 짧아 교통체증을 최소화할 수 있고, 공장에서 완벽하게 품질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도로 교통량에 따라 품질을 달리하는 맞춤형 도로포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덜란드에서 유사한 기술이 생산 시공된 사례가 있다.
 
유 박사에 따르면 이 기술에는 폐타이어 성분이 들어가 탄성 성질을 강화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자전거 도로처럼 푹신한 성질을 가져 고속도로 소음을 줄여 방음벽 설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 박사는 "도로포장은 아스팔트 두께를 어떻게 조절할지와 다짐횟수 등 시공자 숙련에 영향도 받는다. 공장생산형 도로포장재가 상용화된다면 규격화된 포장재를 도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5년 내 개발 목표···10여년 전부터 관련기술 축적해 가능"

10여년 이상 도로포장 관련기술을 연구개발 중인 유평준 건설연 박사. 그는  "지난 10여년간 연구한 기술은 두루마리형 아스팔트를 만들기 위한 전초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5년 내 개발을 목표로 빠르면 올해부터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사진=건설연 제공>10여년 이상 도로포장 관련기술을 연구개발 중인 유평준 건설연 박사. 그는  "지난 10여년간 연구한 기술은 두루마리형 아스팔트를 만들기 위한 전초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5년 내 개발을 목표로 빠르면 올해부터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사진=건설연 제공>

 "지난 10여년간 연구한 기술은 두루마리형 아스팔트를 만들기 위한 전초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5년 내 개발을 목표로 빠르면 올해부터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포트홀은 아스팔트 도로표면 틈으로 수분이 스며들면서 도로표면 일부가 내려앉거나 파손돼 구멍이 파이면서 발생한다. 포트홀에 빗물이 고이면 빛에 반사돼 운전자가 인식하기 어렵다. 타이어가 찢어지거나 차가 전복돼 2차 사고를 유발한다.
 
포트홀 주원인은 온도변화, 겨울철 염화칼슘 사용, 장마, 아스팔트의 노후 등이 지목된다. 이와 함께 유 박사는 2000년대 이후 원유정제기술이 좋아지면서 휘발유나 기름 성분 등 모든 성분을 뽑다 보니 부산물인 아스팔트의 질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포트홀 발생을 줄이기 위해 강한 아스팔트를 깔면 좋겠지만 일반도로는 지하시설물이 많아 탄탄하게 깔기 어렵다. 고속도로처럼 튼튼한 고분자 개질 아스팔트는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유 박사는 두루마리형 아스팔트 기술을 목표로 지난 2009년부터 유리섬유·폐플라스틱을 이용한 보강 포장혼합물 및 인공골재 연구를 해왔다. 매년 폐기물로 쌓이는 플라스틱과 폐유리섬유가루를 아스팔트에 혼합해 저렴하면서도 더 튼튼한 도로재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해 '그린뉴딜정책'(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고용도 촉진하는 정책)으로도 주목받는다.

건설연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두루마리형 아스팔트를 현장에 가져와 일종의 접착제를 뿌려 카펫 깔듯 도로를 포장하는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지난 10여년간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사진=건설연 제공>건설연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두루마리형 아스팔트를 현장에 가져와 일종의 접착제를 뿌려 카펫 깔듯 도로를 포장하는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지난 10여년간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사진=건설연 제공>
 
유 박사팀이 개발한 유리섬유 도로포장용 재료는 일반 도로포장용 재료에 혼합하면 콘크리트의 약 1/3 정도의 간접 인장강도를 나타낸다. 6년 전 ▲국도 38호선을 시작으로 ▲호남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인천·김포 지역 도로 등 국내외 10여곳 도로에 시험 시공해 문제없이 공용 중이다.
 
지난해에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도공기술마켓'에 해당 기술을 등록하고 고속도로 서해안과 무안 고속도로에 보강혼합물을 섞은 아스팔트 시공을 마쳤다. 도공기술마켓은 한국도로공사 신기술 도입창구다. 건설연은 지난달 자체 조사를 통해 1년간 문제없이 사용 중인 것을 확인했다. 내 달 한국도로공사 자체평가를 예정 중이다. 기술이 안전하다 인정되면 고속도로에 해당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다.

유 박사팀은 더 많은 폐플라스틱 등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압출방식 인공골재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환경오염은 줄이면서 천연 골재를 20~30%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사진=건설연 제공>유 박사팀은 더 많은 폐플라스틱 등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압출방식 인공골재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환경오염은 줄이면서 천연 골재를 20~30%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사진=건설연 제공>

유 박사는 더 많은 폐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아스팔트 포장 재료에 95%를 차지하는 천연 골재 대체기술도 개발했다. 폐플라스틱 외에도 산업부산물(바텀애쉬, 유리섬유가루 등)을 함께 첨가해 도로포장용 골재로 제조하는 기술이다.
 
현재 아스팔트에 사용되는 대부분 골재는 천연 골재로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는데다 강성재료다 보니 내구성은 보장되지만 4~5%의 공극이 발생했다. 유 박사팀이 개발한 골재는 약간의 찌그러지는 성질이 있어 섞어주면 공극을 채워주면서 맞물림 응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 박사는 "전 세계 인공골재 제작은 1300도 이상의 열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그런 과정 없이 고분자로 강도를 발현시킬 수 있다"며 "환경 오염은 줄이면서 천연 골재를 25~30%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유 박사팀은 탄소섬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활용한 인공골재와 보강재 개발을 준비 중이다. 탄소섬유는 유리섬유보다 물리적 성질이 100배이상 좋다고 알려져 더 튼튼한 도로재료 개발이 기대된다.
 
포트홀 발생 보수와 피해를 본 운전자에게 주는 보상금까지 매년 막대한 금액이 지출된다. 이은권 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 이전 3년간 포트홀 피해보상금은 전국 기준 46억 원에 달했다.
 
유 박사는 "일반도로의 경우 20% 이상 균열이 생기면 보수하지만 포트홀은 하나만 있어도 그 구간 전체를 새로 깐다. 아스팔트 수명을 15년으로 보지만 통계를 보면 6년도 채 못 쓰는 실정이다. 우리는 최소 8년 활용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 마지막 목표는 두루마리 아스팔트 개발이다. 시공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교통체증과 장비비용, 공해 저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신산업이 될 것"이라며 "물론 새로운 재료는 시장에서 받아들이기까지 진입장벽이 높지만 버려지는 폐물품을 활용해 환경적으로 해가 없는 도로용 보강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롤러블 아스팔트 성형틀과 두께 3cm, 직경 30cm로 릴링된아스팔트.<사진=건설연 제공>(왼쪽)롤러블 아스팔트 성형틀과 두께 3cm, 직경 30cm로 릴링된아스팔트.<사진=건설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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