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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관의 아·사·과 25]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

글 : 최병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홍보실장·'과학자의 글쓰기' 저자
최병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홍보실장·'과학자의 글쓰기' 저자.최병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홍보실장·'과학자의 글쓰기' 저자.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인가? 
 
1518년 7월 2일 갑자기 지진이 있었다. 소리가 우레와 같았으며 천지가 동요했다. 건물이 위로 오르고 흔들렸다. 마치 작은 거룻배가 풍랑을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며 장차 전복하려는 것 같았다.
사람들과 말이 놀라 쓰러졌으며 이로 인해 기절하는 자가 많았다. 성과 건물이 무너져 내렸으며, 나란히 있던 항아리가 서로 부딪쳐 깨지는 경우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184 p)
 
무인년(戊寅年) 지진에 대한 김안로(金安老)의 글 중 일부이다. 역사 지진에 대한 기록이다. 역사 지진(historical earthquake)은 역사 시대에 일어난 지진 중 지진계를 비롯한 현대 관측기기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에 일어났던 지진을 의미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온조왕 45년(서기 27년) 10월경 지진으로 다수의 인가가 무너졌으며, 통일신라 혜공왕 15년(서기 779년) 3월경 경주에서 지진이 발행해 1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는 지진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진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돕기 위해 쓴 책이다. '모든 사람을 위한'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전문서에 가깝다.

이 책은 대규모 지진의 역사에서 출발해 지진의 특이현상과 지진 발생의 다양한 이론, 한반도에서의 지진 가능성 등에 대해 차례로 설명하고 있다. 12장에 걸쳐 지진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은 물론 학문적인 영역에서 지진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부제가 '한국인이라면 미리 알아야 할 지진학 열두 강좌'다.

물론 일반 독자들을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지진과 관련된 지진발생 매커니즘, 판구조론, 지진관측과 재해대응 등 다소 딱딱한 내용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그림과 도표, 그래픽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와같은 장치들은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는 먼저 일반인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진 샌프란시스코 지진과 칠레 대지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진은 멕시코 서해 동태평양 산맥에서 미국 북캘리포니아 서해의 후안데푸카 산맥 사이에 걸쳐있는 샌안드레아스 단층에서 발생했다.

칠레 대지진은 샌프란시스코 지진으로 지표면에 뚜렷한 단층 운동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진발생 매커니즘도 제시한다. 칠레 대지진은 광범위한 지역을 침강 또는 융기시켰을 뿐만 아니라 화산 활동을 동반하기도 했다. 쓰나미를 발생시켜 하와이와 일본까지 피해를 입혔다.

이 지진으로 지구 전체가 종처럼 진동하는 현상이 발생해 지구 내부의 구조를 규명하는데 큰 영향을 줬다. 이처럼 지구에서 하나의 대지진은 또 다른 지진을 유발한다는 측면에서 지진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국내의 경우 1978년 홍성지역에서 발생한 홍성 지진을 설명하고 있다. 이 지진은 그동안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고 생각했지만 이와같은 판단이 자칫 틀릴 수도 있다는 단초를 제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지구상에서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지구가 존재하는 한 지진이 발생한다.

이후 국내 지진학자들은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대해 답을 내놓으려고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해오고 있다. 홍성 지진은 한반도도 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에서는 활성단층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저자는 원자력발전소 등 한국의 기반산업 시설이 몰려있는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임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활성단층은 지질학적으로 제4기(258만 8000년 전부터 현재까지)에 단층 운동이 발생된 단층을 말한다.

그는 한반도에 활성단층이 존재한다는 최초의 구체적 주장을 1983년 '지질학회지'에 출판한 논문 '양산 단층의 미진 활동에 관한 연구'에서 제기하기도 했다. 양산 단층은 경상 분지 내 부산에서 양산, 경주, 포항, 영해로 이어지는 총 연장 약 170㎞의 대규모 단층을 지칭한다.
 
국내의 경우 경주 지진(2016년)과 포항 지진(2017년)에 의해 지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경주 지진은 2016년 9월 12일 경상북도 경주시 남남서쪽 8㎞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으로 1978년 지진관측을 시작한 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이다.

포항 지진은 2017년 11월 15일 경상북도 포항시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진앙은 포항시 북구 북쪽 9㎞지점이다. 본진의 지진 규모는 5.4이다. 이에앞서 2011년 일본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피해를 입는 최악의 사고가 발생한 후 지진과 원자력발전소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에서 저자는 한반도는 지진 활동이 적은 편이라 국민들의 지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국민과 우리나라 국민의 지진 이해도는 다를 것이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 국민들에게 지진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지진학 입문서'가 필요했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최근 몇 년 동안의 국내에서의 지진 발생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국민들의 지진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지진에 대한 국민들의 지식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는 매우 유의미한 '국민 도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이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입문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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