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호 프로젝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 격 '위너'
역사와 가치 남기고 공간 재해석하며 가치 인정받아
세계 3대 대회서 '지역재생' 입상은 현대카드 이어 두번째

2017년부터 시작된 '소제호 프로젝트'를 통해 대전 동구 소제동은 젊은이들이 골목 골목 찾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사진=익선다다 제공>
2017년부터 시작된 '소제호 프로젝트'를 통해 대전 동구 소제동은 젊은이들이 골목 골목 찾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사진=익선다다 제공>
대전의 근대 역사는 철도로 시작된다. 대전역 뒤편 동광장 인근 소제동엔 '철도관사촌'이 자리하고 있다. 100년 전 일본 철도 기술자들이 대전역에 머물면서 관사 100여 개가 만들어졌고, 해방 후 일반인이 살면서 한국식으로 일부 개조됐다. 이후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아 관사 20여 개만 남았으나, 2017년부터 익선다다 '소제호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골목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역사성은 살리고 건물은 현대식 인테리어로 개보수한 카페와 음식점이 늘어나면서다.

소제동은 2017년까지만 해도 방문객이 2만명에 그쳤다. 그러나 소제호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로컬에 역사성이 묻어나자 지난해 방문객 수는 50만명으로 급증했다. 낙후된 지역 중 하나로 꼽혔던 소제동이 한옥 형식은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면서 '뉴트로'(New+Retro·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흐름)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지난 7월 말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는 '소제호 프로젝트'를 투어리즘 브랜드 부문에서 본상 격인 '위너'(Winner)로 선정했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65년 역사성을 지녔다. 미국 IDEA, 독일 iF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도 꼽힌다. 수상 배경은 소제호 프로젝트가 내걸고 있는 '역사와 가치를 남기고 공간을 재해석한다'라는 슬로건을 소제동에 녹여낸 점에 대해 가치를 인정받았다. 

'소제호 프로젝트'라는 이름에는 역사, 문화, 사람의 이야기로 다시 채워 아름다웠던 호수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현재 소제동 일대에는 카페, 음식점이 10곳가량 운영되고 있다. 소제호 프로젝트 운영 주체는 '익선다다'라는 도시재생법인이다. 익선다다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한옥단지를 지역 특색에 맞는 현대식 가옥으로 개조해 일대를 '핫플레이스'로 만든 기업이다. 

그 감각을 살려 2017년부터 철도관사촌에 대한 역사 자료를 수집해 가게 설립, 운영을 기획해 도시재생 소제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당시 소제동 빈집을 일일이 찾아다니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소제동은 철도 역사가 고스란히 담기고, 젊은이들이 골목 골목을 찾는 전국 명소가 됐다. 

익선다다 관계자는 "독일 디자인 어워드 수상을 통해 소제호 프로젝트가 추진한 지역 재생에 대한 기획과 실행력을 국제적으로 공유할 수 있었다"며 "가치 있는 것은 남기고 역사적 공간들을 재해석한다는 익선다다의 슬로건을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과 전시는 오는 10월 23일 열리고, 연간 책자는 11월 중에 발행될 예정이다. 지역 재생을 테마로 세계 3대 디자인 대회에서 수상한 국내 프로젝트는 2019년 현대카드와 제주도가 함께 진행한 '가파도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후 익선다다가 진행한 '소제호 프로젝트'가 두 번째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 소제동에서 운영중이거나 운영 예정인 가게는 ▲파운드(이탈리안 음식점) ▲풍뉴가(찻집) ▲관사촌커피(커피집) ▲베리도넛(도넛 가게) ▲층층층(디저트 가게) ▲볕(팬케이크 카페) ▲슈니첼(독일식 음식점) ▲오아시스(카페·베이커리) ▲관사16호(갤러리) ▲동북아(대만식 음식점) ▲정원(일본식 음식점) 등이 있다.

소제동에 남겨진 관사 16호. 이곳은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익선다다 제공>
소제동에 남겨진 관사 16호. 이곳은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익선다다 제공>

소제동에 위치한 관사촌 커피 외형. <사진=익선다다 제공>
소제동에 위치한 관사촌 커피 외형. <사진=익선다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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