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총 일곱 차례 남극을 방문한 사나이가 있다. 그동안 남극을 오가며 펼쳤던 탐사 작업과 자신의 과학 인생을 '남극이 부른다' 책에 담아 출간했다.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원은 'GSI 중력파 과학수사대'책을 통해 중력파, 블랙홀, 웜홀 등의 우주과학 용어를 재미있게 설명했다.

◆ 박숭현 극지연 연구원의 '남극이 부른다'

 

저자 박숭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남극이 부른다'<사진=정원기 인턴 기자>
저자 박숭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남극이 부른다'<사진=정원기 인턴 기자>

책의 저자 박숭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전문 해양 과학자다. 25년 동안 동태평양 탐사부터 서태평양, 남태평양, 대서양 그리고 남극해까지 총 25회의 해양 탐사에 참여했다.

그는 2019년 전 세계 지구과학자들의 주목도 받았다. '질란디아-남극 맨틀'로 명명된 새로운 유형의 맨틀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기 때문이다. 

책에서 박숭현 연구원은 배를 옮겨 타며 떠돌아다니는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세종과학기지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소개했다.

사실 세종과학기지는 남극 대륙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빙원 위에 서 있는 기지를 상상하는 이들에게는 약간 실망스러운 소식일 수 있다. 기지는 거대한 남극 대륙으로부터 약 1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킹조지섬에 있다.

킹조지섬은 남극권에 속한다. 남극권은 남극 대륙 한복판만큼은 아닐지라도 남극의 특성 대부분이 나타난다. 흔히 상상하는 빙하, 급변하는 날씨, 강력한 바람과 눈 폭풍, 기나긴 겨울 등이 해당한다. 따라서 남극 대륙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남극권에서는 남극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남극권은 남극 조약에 따라 남위 60도 아래를 말한다. 여기에는 남극 대륙은 물론 주변 섬들과 해양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 지역이 남극권으로 규정된 까닭은 유사한 특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해양 과학자로 들어선 계기, 한국 최초의 쇄빙연구선 '아리온호'의 이야기 등이 펼쳐진다. 

끝으로 박 연구원은 "해양 탐사와 연구는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다"라며 "탐사와 연구를 진행하면서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원의 'GSI 중력파 과학수사대'
 

저자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원, 'GSI 중력파 과학수사대'<사진=정원기 인턴 기자>
저자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원, 'GSI 중력파 과학수사대'<사진=정원기 인턴 기자>

미국 공상과학(SF) 영화 '인터스텔라'는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우주로 향하는 이야기다. 끝없는 우주 공간이 펼쳐진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가르강튀아'라고 불리는 거대한 블랙홀 모습은 관객을 압도한다. 주인공 쿠퍼 일행이 행성을 탈출하기 위해 블랙홀 중력을 이용하는 장면이다. 

볼거리가 많은 매력적인 영화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선 오락영화임에도 다소 높은 진입 장벽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일반 대중이 우주과학 용어와 내용을 자세히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원은 'GSI 중력파 과학수사대'책을 통해 중력파, 블랙홀, 웜홀 등의 우주과학 용어를 재미있게 설명했다.

이 책의 배경은 2115년의 우주정거장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 물리학자가 중력파 현상을 발견한 후 200년 뒤의 모습을 그렸다. 인류는 발전을 거듭해 블랙홀 근처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했다. 블랙홀 에너지를 뽑아 생활하던 중 원인 모를 오류로 인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위기를 겪는다. 주인공 일행이 타임머신과 웜홀을 타고 과거와 시공간을 빠르게 누비며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역사적 사실과 이야기를 섞어 누구나 흥미를 느낄 법한 줄거리로 구성됐다. 1916년으로 돌아가 아인슈타인과 논문 내용을 주제로 대화하는 장면, 2015년 라이고(LIGO) 중력파 망원경을 통해 중력파를 최초로 검출하는 장면 등이 소개된다.

재미뿐 아니라 과학 지식 역시 습득할 수 있다. 책 중간중간 '레이 박사의 칠판'이라는 코너에서 어려운 과학 용어와 내용을 한 번 더 설명한다.

중력파는 우주과학에서 중요한 발견이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블랙홀이 우주에 실제 존재한다는 것이다. 블랙홀은 빛도 빨아들이기 때문에 기존 광학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어려웠다. 그러나 중력파는 우리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블랙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중력파는 1916년 아인슈타인에 의해 그 존재가 예측됐다.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속운동을 할 때 생기는 중력의 변화가 전파돼 가는 시공간의 잔물결(spacetime ripple)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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