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바이오 대전, NEXT 어떻게?' 오픈 포럼 온라인 진행
"정부출자+민간매칭으로 기관·기업·민간 동시다발적 이익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협력 네트워크 필요성 강조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이석봉 대덕넷 대표, 서경훈 이앤에스헬스케어대표, 이승호 DAYLI파트너스 대표, 조군호 대전테크노파크 센터장,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 김철준 대전웰니스병원장, 이홍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경제혁신사업부장이 31일 '세계가 주목한 바이오 대전, NEXT 어떻게?' 오픈 포럼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이석봉 대덕넷 대표, 서경훈 이앤에스헬스케어대표, 이승호 DAYLI파트너스 대표, 조군호 대전테크노파크 센터장,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 김철준 대전웰니스병원장, 이홍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경제혁신사업부장이 31일 '세계가 주목한 바이오 대전, NEXT 어떻게?' 오픈 포럼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바이오 약소국에서 시작해 약 20년을 묵묵히 달려온 대덕의 바이오기업이 이번 코로나 사태를 적시에 조준했다는 평을 받으면서 수면 위로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덕의 바이오 미래 50년'에 물음을 던지고 마일스톤을 설계하고자 바이오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지난 31일, 바이오헬스 글로벌 혁신성장 전략 공유를 위한 '세계가 주목한 바이오 대전, NEXT 어떻게?' 오픈 포럼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오후 4시부터 온라인 생중계됐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이승호 DAYLI파트너스 대표는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조성에 대해 파격적인 제안을 내걸었다. 바로 바이오 공공펀드를 구축해 이익구조를 지역민까지 확대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바이오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생기면 정부·지자체 지원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란 게 그의 견해다. 

이 대표의 말에 따르면 대전 소재 투자사가 한 개밖에 없어 민간 투자기관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사실 국내 150여개의 벤처캐피탈은 대전을 옆집 드나들 듯 한다고 한다. 전국 투자의 20% 이상이 대전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공공기관의 출자사업 확대와 민간매칭을 접목할 시 벤처캐피탈, 기업, 공공기관, 민간 등 동시다발적인 이익구조로 선순환되는 펀드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고 내보였다. 

◆ "정부출자+민간매칭 펀드로 '함께하는' 바이오기업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승호 DAYLI파트너스 대표, 서경훈 이앤에스헬스케어 대표,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 이홍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경제혁신사업부장, 김철준 대전웰니스병원장, 조군호 대전테크노파크 센터장. <사진=이유진 기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승호 DAYLI파트너스 대표, 서경훈 이앤에스헬스케어 대표,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 이홍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경제혁신사업부장, 김철준 대전웰니스병원장, 조군호 대전테크노파크 센터장. <사진=이유진 기자>

이승호 대표는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조성에 대한 2가지 추진전략을 공개했다. 첫 번째는 대전시나 충남도청과 같은 지자체에서 대전에 소재한 바이오기업에 국하는 주목적 분야를 설정한 출자사업 확대다. 이 대표는 "만약 대전시에서 40%를 출자하면 나머지 60%는 민간매칭되듯 정부출자에 민간매칭은 자연히 따라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매칭 부분을 대전 소재 기업들이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연결된다면 벤처캐피탈 입장에서 펀드 결성이 매우 순조롭고 정책 목적을 달성할뿐더러, 만약 해당 펀드가 추후 청산돼 성공적인 엑시트를 했을 경우 대전시는 추가적인 투자순환을 유도할 수 있다"며 "투자했던 대전 기업 또한 그 성과를 이노베이션 등으로 활용할 수 있고 민간인들도 산업의 성장을 공유할 수 있어 기대효과가 클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전시에서 출자사업을 했을 시 불특정 소수에게만 들어가는 정보 불균형 문제에 대해선 바이오헬스케어협회와 MOU 맺은 증권사(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등)를 매개로 대전에 뜻이 있는 투자자들을 모은다면 하나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두 번째 전략으로 이 대표는 '대덕바이오헬스 컨퍼런스' 확대를 제안했다. 상장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대전을 중점으로 한 컨퍼런스 형성으로 해결하자는 의미다. 

이 대표는 "국내 유력 증권사들과 함께 매년 해외 컨퍼런스를 개최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investor relations)하면 중장기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보툴리눔 톡신으로 높은 기업 가치를 지닌 휴젤(hugel)를 예로 들며 현재 대덕 대다수 바이오 창업자들의 평균 연령대(60대 전후)를 고려해 5~10년 이후 지분매각 이슈에 대한 그 파생 효과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베인케피탈(Bain Capital)은 수년 전 시가총액 1.5조였던 휴젤 창업자들 지분을 전량 인수했었고, 휴젤 창업자들은 엑시트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더 오르는 결과를 초래, 지금도 기업가치는 2조 이상"이라며 "미국과 유럽도 한국과는 달리 이러한 바이오 창업자 지분이 글로벌 투자자들에 순조롭게 매각되면서 엑시트하는 성공적인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대덕의 컨퍼런스 확대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재고하고 이를 통한 바이오 창업자들의 지분과 관련한 각종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 대덕 바이오기업, "뭉쳐야 산다"

보스톤의 바이오단지처럼 대덕만의 혁신적인 바이오 생태계 조성을 위해선 인재들이 창업하고 싶게끔 만드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이날 포럼 참석자들을 중지를 모았다. 

서경훈 이앤에스헬스케어 대표는 "교수,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누구나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시장에 맞는 기술들을 평가하고 어떻게 창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멘토링하는 전문 기술 평가 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은 '단생산사(團生散死)'를 내세우며 바이오산업의 생사 결정은 정보공유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정부에서 실행 중인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둔곡·신동 지구(SD밸리)를 언급했다. 둔곡·신동 지구는 22년까지 130여개 기업·연구기관이 유치돼 '과학 혁신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바이오기업은 약 20여개가 들어선다.

맹 회장은 "바이오기업들의 또 다른 성장 도약대가 될 SD밸리 지원 시스템 등 혁신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입주 기업들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지자체 협력하에 대전과 오송, 세종을 잇는 바이오헬스케어 산·학·연·병 벨트가 구축돼 세계적으로 부상해야 한다"고 입장을 보였다.

조군호 대전테크노파크 센터장은 기업 지원 입장에서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대전 기업들의 취약점은 바로 병원과의 연계가 어려워 임상이 힘들다는 점"이라고 꼽으며 강화된 병원-기업과의 소통을 시사했다. 더불어 국민들이 느끼는 '코로나 블루' 또한 기업 간 협업으로 풀어가야 할 미션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철준 대전웰니스병원장은 "병원, 연구기관, 공공기관, 언론, 투자기관들이 모여 자유롭게 공유하는 온라인 지식컨텐츠 공유의 공간이 필요하다"며 바이오기업들의 기술 관련 온라인 플랫폼을 제안했다. 또 "최근 바이오기업 실적이 고공 행진 중인데도 불구하고 정작 시민들은 잘 모른다"며 "대덕바이오기업의 성과를 시민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바이오시민펀드'를 조성하면 좋을 듯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선 이홍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경제혁신사업부장이 '대전 바이오 혁신 성장 전략'을 선보였다. 그가 제시한 방안으로는 ▲바이오 인센티브(창업, 인력 유치 등) 정책 강화 ▲연구 개발 지원 시설 확충 ▲공유 지식 확대 등이다.
 
그는 "생명연은 연구기관 중 창업에 가장 특화된 기관으로서, 생명연 자체가 글로벌화되고 산·학·연·병이 자신들의 역량을 최대한 극대화시킬 때 대전 바이오클러스터가 세계적 경쟁력에 올라설 것"이라며 "창업 하고자 하는 인재들이 맨몸으로 와도 창업할 수 있도록 하는 공유형 창업 인프라를 현재 생명연에서 기획하고 있으며, 추후 해외 인재 사무소 설립도 생각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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