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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대신 실행할 때'···21세기 출연연에 조언하다

'집현전 600주년 기념 심포지엄' 9일 온라인 공동 포럼 개최
홍유수 세종과학기술연구원 연구위원 "출연연은 과학기술 집현전"
세종과학기술연구원은 9일 '집현전 6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성만 스카이테라퓨틱스 COO, 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 박필호 前 한국천문연구원장, 이석봉 대덕넷 대표, 구만옥 경희대학교 교수,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 600주년 집현전 포럼 영상 갈무리>세종과학기술연구원은 9일 '집현전 6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성만 스카이테라퓨틱스 COO, 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 박필호 前 한국천문연구원장, 이석봉 대덕넷 대표, 구만옥 경희대학교 교수,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 600주년 집현전 포럼 영상 갈무리>

세종시대 과학기술 배경에는 집현전이 있다. 집현전은 국왕과 학자들이 활발히 토론하며 국정 이슈를 찾고 실행을 통해 해결하기까지 자문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늘날 국가 연구개발 중심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 있다. 집현전과 출연연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집현전 역할을 살펴보고 출연연 혁신의 시사점을 찾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제 발굴부터 해결까지 과학계의 집현전인 출연연에서 역할을 해보자는 취지다.

지난 9일 '집현전 6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대덕테크비즈센터(TBC) 1층 콜라보홀에서 진행됐다.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은 랜선 방청객들과 관련 연구원들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국가적 문제 해결에 출연연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담론에서 벗어나 실행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성도 확보될 수 있음에 공감했다.

◆'출연연, 21세기 과학기술 집현전'

홍유수 세종과학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이 '과학기술연구회·출연연 중심의 국가연구개발 시스템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600주년 집현전 포럼 영상 갈무리>홍유수 세종과학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이 '과학기술연구회·출연연 중심의 국가연구개발 시스템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600주년 집현전 포럼 영상 갈무리>

홍유수 세종과학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과학기술연구회·출연연 중심의 국가연구개발 시스템 혁신'을 소개했다. 또 집현전과 출연연을 비교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에 의하면 집현전은 세종의 통치 자문 역할을 수행했다. 국정 중요 이슈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거쳐 문제해결 방법을 찾는 방식이다. 토론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강도 높은 학습과 훈련이 이뤄져 인재 역량도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연연 개혁 방안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자문 역할. 홍 연구위원은 "출연연 개혁을 위해선 자문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라며 "정부 핵심 관료들과 연구개발을 주제로 토론과 정책 결정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자율성을 들었다. 독일과 일본 연구기관은 정부가 지원하고 민간은 자율적으로 실행한다. 그러나 우리 연구기관은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은 순응하는 철학이다. 오랜시간 관습처럼 이어지면서 연구기관은 관치에 익숙해  졌다. 또 관료의 연구 활동 간섭이 쉬운 환경, 제도적 요인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홍 연구위원은 일본을 사례로 들어 자율적 연구회 중심으로 국가연구개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국립연구개발법 제정을 통해 정부 간섭을 축소시켰다"라며 "그 결과 자율성 확보, 연구조직의 개방성·유연성 유지를 통해 글로벌 연구소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자율성 보장과 국가연구개발 지휘체계 정립을 위해선 출연연을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21세기 과학기술 집현전으로 가기 위한 방안을 제안했다.

구만옥 경희대학교 교수는 '세종 대 과학기술정책의 추진과 집현전'을 주제로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집권체제 재편과 농민층 생활 안정에 집현전이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에 의하면 농업 기술 발달로 백성들의 생활이 안정됐으며 토지와 인민에 대한 지배 질서가 확립됐다.

그는 "집현전은 조선왕조 과학기술 범형이다"라며 "과학기술 거의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산출한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패널로 나선 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은 "일본 수출 규제,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출연연의 국가적 역할과 필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라며 "효용성과 효율성을 증명함으로써 국민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출연연으로 재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필호 前 한국천문연구원장은 출연연 자율성 보장에 동의하면서 책임감을 언급했다. 그는 "책임감은 성과를 의미한다"라며 "세계적 성과를 내면 자율성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의 담론은 소모적이다"라며 "이제는 출연연이 행동을 통해 성과를 낼 때"라고 지적했다.

이석봉 대덕넷 대표는 박 원장 의견에 힘을 더했다. 이 대표는 "과학자들도 공부하고 더 폭넓게 봐야 한다"라며 "대덕의 원로 과학자와 젊은 과학자가 힘을 합쳐 연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성만 스카이테라퓨틱스 COO는 퍼스트 무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집현전 조직 구성, 주도적 역할 등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형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특징은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정부와 출연연은 융합해야 한다. 정부는 결정하고, 출연연은 지식 제공하는 단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이규호 前 한국화학연구원장은 과학기술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올바른 시스템과 인재 양성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토론에는 ▲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 ▲박필호 前 한국천문연구원장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성만 스카이테라퓨틱스 COO ▲이석봉 대덕넷 대표(패널 이름순)가 참여했다.

한편 '집현전 6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고 세종과학기술연구원,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가 주관하며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대덕클럽,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후원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의 다시보기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9일 진행된 '집현전 6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강연자, 패널토론 참여자, 행사 운영진 등 이번 포럼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사진=세종과학기술연구원>9일 진행된 '집현전 6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강연자, 패널토론 참여자, 행사 운영진 등 이번 포럼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사진=세종과학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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