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가 개발한 소방훈련 실감형 시뮬레이터. <영상=ETRI 제공>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명준)는 화재 현장과 동일한 가상현실에서 실제 소방 도구를 활용해 소방훈련을 할 수 있는 실감형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소방훈련 현장에서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된 '실감 소방훈련 시뮬레이터'는 첨단 VR 기술이 집약된 기술이다. 이 기술에는 ▲완전 몰입 체험형 콘텐츠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션 시뮬레이터 기술 ▲현장 실감 체험을 지원하는 다중 감각 인터페이스 기술 ▲소방관 참여로 개발된 실감형 훈련 콘텐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시뮬레이터는 가상 공간에서도 경사를 오르내리고 상하로 움직일 수 있다. 장착용 케이블도 있어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착용 상태에서 안전사고 없이 상황에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또 실감 인터페이스 기술을 기반으로 소방 호스 관창을 실제로 사용하는 체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번 개발한 시뮬레이터 기술을 소방 현장에 적용하는 현장 실증을 통해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양웅연 ETRI 박사는 "이 기술을 고도화하려면 소방관과 협력과 소통이 중요하다"면서 "테스트베드 조기 구축 등을 통해 현장 실증을 추진하고 동시에 해외시장 진출도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목표하고 있다. 실제 화재 현장에선 무전기와 안내 방송만으로는 대피·구조에 한계를 지니는 만큼 사물인터넷(IoT) 기반 화재 디지털 트윈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원격지에서도 화재 상황을 실시간 관찰이 가능하다. 현재 초기 정밀도는 85%에 그치고 있으나, 화재 발생 판단 기술도 지속적인 AI 학습을 통해 96%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향후 소방 호흡기와 소방복 등에 열·냉감 재현 장치를 구현하고, 훈련생의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고도화해 현실감 있는 훈련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운영자 친화적인 소프트웨어, 시뮬레이터 경량화 등을 목표하고 있다. 

정일권 ETRI 차세대콘텐츠연구본부장은 "실감형 소방훈련 시스템이 전국의 소방학교·안전체험 교육 시설에 보급되길 바란다"면서 "소방관과 일반 시민이 각종 화재 상황을 침착하게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몸소 체득하도록 기술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ICT 기반 사회문제 해결 기술 개발' 과제 일환으로 수행 중이다. 국내 특허 8건과 국제 특허를 출원 했으며 국내외 학술대회지 논문에 11건을 출판했다.